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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법률]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가 아니다 /박정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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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7-31 19:23:08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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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초 ‘프랜차이즈 브랜드 6000개, 가맹점 24만 개 시대 돌입’이라는 제목으로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2018년 말 기준 가맹산업 현황)에 따르면 2013년에 2973개였던 가맹본부가 2018년에는 4882개로 늘어났고 2018년 기준 가맹점의 수는 24만3454개이다. 이 중 외식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단연 높다. 프랜차이즈의 전성시대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어디 한 곳 잘된다고 하면 우후죽순 비슷한 콘셉트의 프랜차이즈가 생겨나고 순식간에 떴다가, 떴던 때와 같이 말 그대로 ‘반짝’ 사라지고 마는 가맹점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유행과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심리에 기인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와 같은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하는 가맹본부의 상술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것이다.

특정 프랜차이즈의 인기가 급부상해서 일명 ‘스타 프랜차이즈’가 되면 이에 편승하기 위하여 스타 프랜차이즈의 매장 인테리어와 간판, 상품 디자인 등 모든 것을 모방한 ‘미투(me too) 프랜차이즈’가 생겨난다. 하지만 단순한 벤치마킹을 넘어 모방과 복제에 이르게 된다면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선 매장의 인테리어 등 외관은 그 자체만으로 특정 상품이나 영업의 출처를 나타내는 표시라고 보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이를 동일하게 또는 유사하게 모방하더라도 상표권 침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의 정신적인 노력으로 얻은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형식에 해당한다면 저작권으로 보호를 받을 수는 있다. 그렇다고 모두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매장 인테리어의 콘셉트나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것만으로는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매장 인테리어에 특정 그림이나 패턴이 포함되어 있거나 직접 제작한 창작적인 가구를 배치하는 등 개별적인 인테리어 요소들을 동일 또는 유사하게 모방하는 것은 전체적인 콘셉트나 분위기의 유사성을 넘어 구체적이고 창작적인 표현요소까지 모방한 것이 되기 때문에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이 프랜차이즈 매장의 인테리어 등에 대한 저작권 보호는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법을 통해서 보호범위를 넓힐 수 있다. 바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이다.

부정경쟁방지법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하고 이로 인하여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규정으로 인하여 그 동안 상표법과 저작권법 등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있던 매장의 인테리어와 외관, 간판 등 거래에 사용되는 이미지도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최근 천연 발효종과 유기농 밀가루 등을 사용해 맛을 차별화하고 매장 전면을 전체 개방하여 전면 폭 전면에 매대를 설치하는 등 차별화된 인테리어를 전략으로 큰 매출을 올리던 단팥빵 가게주인 A가 자신의 빵집에서 일을 하다가 퇴사한 후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단팥빵 가게를 개업한 B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위 부정경쟁방지법의 조항을 적용하여 A의 인테리어 등 빵집의 종합적인 이미지는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된 성과물에 포함된다고 보아 A의 손을 들어주었다.
다른 프랜차이즈의 가맹본부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를 통해 구축한 성과물’을 양심 없이 베껴 사용하는 일부 가맹본부에게 경종을 울리는 판례가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지나친 모방은 모방당한 프랜차이즈와 모방한 프랜차이즈 그리고 그 사이에서 영세한 가맹점주들의 운명도 함께 떴다가 사라지게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변호사·법률사무소 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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