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감독 바꾼다고 롯데가 달라질까 /안인석

과감한 투자에도 꼴찌, 잘못이 뭔지 돌아봐야…감독 선임 심사숙고, 프로다운 모습 보여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최근 사석에서 이윤원 롯데 자이언츠 단장을 만났다. 야구 이야기는 되도록 안 했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얘기는 그랬다. 너무 힘들어 사람을 피한다고,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숙소로 들어간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후반기에는 팀을 추슬러 잘해봐야지 않겠느냐고 했다. 적어도 올해까지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뉘앙스로 들렸다. 그러고는 꼭 일주일 뒤 사퇴 소식을 들었다.

롯데의 전반기 성적은 34승 2무 58패, 승률 0.370이다. 압도적인 꼴찌를 달리다가 9위 한화 이글스가 더 ‘압도적인’ 성적으로 내리막을 타는 덕에 승차 없는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전에 롯데가 이렇게 무너질 거라고 예상한 이는 없었다. 급기야 외국인 용병을 2명이나 바꾸고 이대호를 6번 타자로 돌리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효과는 없었다. 선발투수가 버텨주면 타선이 침묵했고, 타선이 겨우 살아났다 싶으면 불펜이 말아먹는 등 안 되는 집안의 전형을 보여줬다. 기막힌 성적에 구단뿐만 아니라 팬들도 멘붕에 빠졌다. 오죽하면 팬들 사이에 ‘선수 태업설’ ‘조원우 명장설’이 돌았겠는가.

부산 출신으로 롯데의 레전드인 양상문 감독도 결국 독이 든 성배를 견디지 못했다. 사실 지난해 10월 양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을 때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LG 트윈스를 맡아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시장에는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감독들이 있었다. 누구보다 롯데를 잘 안다는 평이었지만 성적과는 연결되지 않았다. 또 명투수 출신으로 투수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주길 기대했지만 그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성적이 오롯이 감독 탓은 아니지만 책임을 져야 하는 게 감독의 숙명이다. 그렇게 양상문과 자이언츠의 재회는 시즌을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불명예 퇴진이라는 새드엔딩이 되어버렸다.

이윤원 단장의 경우 억울한 측면이 적지 않다. 이 단장은 2014년 소위 ‘롯데 선수단 CCTV 감시 파문’ 이후 흐트러진 팀을 수습하기 위해 그해 11월 부임했다. 쉽게 말하면 롯데그룹 기조실 핵심인사가 파견 나온 것이었다. 선수 출신도 아니고 야구단 프런트 경험도 없었지만 그는 탁월한 마케팅 능력과 전폭적인 선수단 지원으로 구단 안팎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그룹의 실세답게 거액의 구단 운영비를 받아내 최근 몇 시즌 FA시장에서 큰손으로 군림했다. 실제로 구단 연봉은 10개 구단 중 1위다. 공격적인 투자로 이대호를 복귀시켰고 민병헌을 데려왔다. 팬들을 위한 마케팅도 뛰어나 타 구단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많은 투자에 걸맞은 성과가 나오지 않으니 견뎌낼 재간이 없었다. 운영자금을 끌어오는 능력은 보여줬지만 성적 부진이라는 굴레와 팬들의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단장과 감독 투톱의 사퇴는 롯데가 최하위로 떨어질 때부터 예견된 지도 모른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롯데는 3명의 감독을 경질했다. 팬들의 기대와는 다른 감독을 선임하고 성적 부진으로 경질하는 상황이 되풀이됐다.
비상 시국을 헤쳐나가야 할 공필성 감독대행 체제에 대한 불안도 크다. CCTV 감시 파문 당시 팀 수습을 위해 프런트에서 공 코치를 감독으로 임명하려고 했고 이에 선수단이 반대성명서를 내고 집단 항명한 전례가 있다. 이 때문에 공 코치는 한동안 롯데를 떠났다. 당시의 선수 중 지금도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가 많다. 수석코치와 감독대행의 무게감은 엄연히 다르다. 공 대행이 선수들과 어떤 케미스트리를 보여줄지도 관심거리다. 골수팬 중에는 벌써부터 그때를 떠올리며 최악의 선택이라고 탄식하는 이도 많다.

프런트도 달라져야 한다. 구단은 지난 6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운영팀장이 바뀌었고 TF팀이 2개 생겼다. 하지만 야구계에서는 성적 부진의 일부 책임이 있는 실세 팀장이 자리를 바꿔 더 중요한 보직을 맡았다는 평이 많았다. 구단은 외부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꼴찌를 하더라도 혁신하는 모습,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팬심도 돌아올 것이다.

전반기 성적을 본다면 롯데는 이번 시즌은 포기하는 게 맞다. 후반기 7할 승률을 기록한다 해도 가을야구는 어렵다. 2017년 시즌 막판까지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리그 3위까지 치고 올라간 ‘롯데의 부활’은 현재론 불가능해 보인다. 새 시즌 준비를 위한 리빌딩에 나서는 게 훨씬 현실적인 선택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차기 감독 선임 이야기가 나온다. 차라리 롯데와 인연이 없고 팀 장악능력이 뛰어난 감독을 영입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구단은 팬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롯데의 앞날을 위한 게 무엇인지 판단하고 결단해야 한다. 터무니없는 우승 약속을 할 게 아니라 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팬들은 지금 우승하라는 게 아니다. “느그가 프로냐”고 외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국장 doll@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신간 돋보기] 인류 문명사에서 바라본 종교
  2. 2“조국 딸 의혹 밝혀라” 부산대생 행동 나섰다
  3. 3“과도한 조국 지키기” 여당 내서도 우려 솔솔
  4. 4북미 토네이도 발생 예측법 부산대 연구진이 찾아냈다
  5. 5한국석유공사, 국민과 소통 혁신경영…중소기업과 동반성장 생태계 조성도
  6. 6‘옥상 물탱크 없는 부산’ 주민 수요 넘치는데 예산 ‘싹뚝’
  7. 7[신간 돋보기] 천도교 교령의 ‘고려인’ 기행
  8. 8외국인 주민 지원 다문화가정 쏠림 과다
  9. 9[국제칼럼] “자기 편 옹호에도 금칙은 있는 법” /김경국
  10. 10[뉴스와 현장] 아들아, 조국이 아니라 미안하다 /유정환
  1. 1동양대학교 관심집중...조국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때문
  2. 2고대 ‘촛불 집회’제안자, 한 때 자유한국당 ‘청년 부대변인 내정자’논란
  3. 3‘한끼줍쇼’ 오현경-강호동 커플티 입고 등장?... 과거 열애설에 “두분 연인이셨습니까?”
  4. 4황교안 “내가 법무부 장관 지낸 사람인데, 조국 거론되는 게 모독”
  5. 5공지영 “조국 딸이 받을 상처, 가족 사생활 공개 상식적인가”…촛불까지 언급
  6. 6‘조국 딸 학위취소’ 국민청원 비공개 전환한 청와대… 삭제·비공개 조건 보니
  7. 7靑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韓 노력에 日 호응 없어"
  8. 8민주, 野 조국 청문회 보이콧 기류에 '국민 청문회' 검토
  9. 9 지소미아 연장 파기 결정 "우리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
  10. 10지소미아 파기 결정 지소미아란?
  1. 1한국석유공사, 국민과 소통 혁신경영…중소기업과 동반성장 생태계 조성도
  2. 2한국동서발전, 신재생에너지 사업 국산기자재 확대…경제 살리기 앞장
  3. 3부산항만공사(BPA),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위한 캠핑 행사
  4. 4‘브렉시트 이후에도 무관세’ 한-영 FTA 체결 서명 완료
  5. 5‘도시놀이터 프로젝트’ 활기…HUG, 부산시교육청에 3억 후원
  6. 6저소득층 소득 감소 멈췄지만…고소득층과 격차 역대 최대
  7. 7선원고용센터 잇단 비리 불거져 내홍
  8. 8학교시설 공사 원가 현실화…지역 건설업계 ‘가뭄에 단비’
  9. 9BNK, 지역기업 돕기 팔 걷어…일본 규제 긴급 자금 2000억 편성
  10. 10가계빚 1550조 돌파
  1. 1SRT 추석 예매 시작…피 튀기는 ‘피케팅’ 성공 노하우 공개
  2. 2북한 방사능에 주민들 피폭 증상?... 한국에 폐기물 유입 가능성도 있어
  3. 3부산대, 조국 딸 의전원 입학과정 전반 내부 조사 착수
  4. 4부산 호우주의보…세병교 수관교 등 일부 도로 통제
  5. 5만취 30대 운전자, 택시 전봇대 담벼락 들이받고 뺑소니
  6. 6공지영 SNS에 조국 지지 게시물 올려...괴벨스의 발언도 인용해
  7. 7이재정 교육감 “조국 딸 논문은 ‘에세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8. 8고려대 학생들 내일 오후 6시 교내서 촛불집회
  9. 9경기대 총학 “사학비리 시절로 돌아가려는 경기대를 살려주세요”
  10. 1091세 노모 등 직원으로 허위 등록, 보조금 횡령한 버스업체 대표 검거
  1. 1‘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어린이 한일전...결승 티켓 놓고 맞대결
  2. 2부산시청 소속 청원경찰, 세계경찰소방관경기대회서 주짓수 부문 2관왕
  3. 3스포츠혁신위, 체육회-KOC 분리 권고…체육계 "시기상조"
  4. 4남자 테니스 ‘빅3’ 질주, US오픈서도 계속될까
  5. 525세 이하 골프 유망주 임성재 6위·김시우 7위
  6. 6류현진 FA시장 ‘태풍의 눈’
  7. 7‘축구 유망주’ 17세 서종민, 독일 프랑크푸르트 계약 임박
  8. 8농구월드컵 앞둔 김상식호, 24일 인천서 최종 모의고사
  9. 9
  10. 10
우리은행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대학이 가져온 ‘부’- 독일 하이델베르크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친환경에서 캔 ‘노다지’- 독일 프라이부르크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진정한 탈일본을 결단할 때
이기대·청사포가 눈앞서 사라진다면
기고 [전체보기]
부산시, 시내버스 업계와 소통부터 /박보영
부산포해전을 부산대첩으로 격상하자 /서정의
기자수첩 [전체보기]
극한직업의 수상구조대 /임동우
옛 해운대역 도시재생 롤모델로 /이승륜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달에는 토끼가, 지구에는 청룡이 산다
기생충의 세상, 그 우화의 이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조선 시대 선비들의 음악문화
전통 가곡인가, 한국 가곡인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아들아, 조국이 아니라 미안하다 /유정환
신라젠 쇼크 줄여야 바이오가 산다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여름에 네가 한 일
자동차 깜빡이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경상도의 여름음식 찜국
품종을 따져라, 밥맛이 달라진다
사설 [전체보기]
조국 후보자 딸 입시 의혹 보통 시민 납득하겠나
북미 진척 없는 북핵 실무협상 조속히 재개해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예쁘고 행복한 그림의 화가
바람둥이 화가의 영원한 사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일본은 실수했다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조국의 ‘서해맹산(誓海盟山)’
두 정치인의 죽음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더위 식혀주는 음악들
7월의 음악예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은은한 피노누아 같은 사람
닭백숙과 와인…더위를 이기는 조합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윤겸의 실경산수 ‘태종대’
김정희를 흠모한 이한복
  • 2019 ATC 부산 성공기원 시민대회
  • 2019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