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네 탓 싸움에 더 숨막히는 미세먼지

미세먼지에 속수무책, 정부·여당 한심하지만 정쟁 소재 비상식적 비난

한국당 공세도 마찬가지, 해법 찾는 데 여야 없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한바탕 재난 수준의 폭풍이 휩쓸고 지나갔다. 지난주 한반도를 뒤덮은 최악의 미세먼지가 용케도 물러나며 대한민국은 다소 숨통이 트였다. 때마침 불어준 바람과 봄비 덕분이다. 요즘처럼 최첨단 시대에 그저 하늘의 처분만 기다리는 게 답답하지만 지금으로선 어쩔 도리도 없다. 또 언제가 될지 몰라도 그때까지 당분간 요란했던 소동은 잠시 잊힐 터이다. 덩달아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도 시들해질 것이다. 미세먼지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건만 수십 년 이 같은 반복에 점차 무뎌지면서 어느듯 재앙이 돼버렸다.

물론 이번 미세먼지 재난이 가져다 준 성과도 없지는 않았다. 국민의 절망과 분노에 화들짝 놀란 정치권이 여느 때와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여야는 미세먼지를 재난으로 규정할 근거를 담은 법안 등 미세먼지 관련 법안 7개를 1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마음만 먹으면 처리할 수 있는 법안을 그토록 오랫동안 국회에서 잠 재운 게 신기할 정도다. 하긴 여론에 떼밀려 부랴부랴 뒷북 대응한 게 한둘이 아니니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그나마 여야가 미세먼지 관련 법안을 처리키로 합의했지만 이것으로 정치권의 소임이 끝난 게 아니다. 뒤늦게 서두르다 보니 충분히 심의하지도 못하고 졸속 입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에서 보여준 정부 여당과 일부 야당의 네 탓 공방이다. 미세먼지 해법의 본질은 온데간데없이 서로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정쟁에 더 골몰한 모습을 보여서다. 미세먼지가 특정 시기 갑자기 발생한 게 아닐 바에야 아무런 답도 주지않는 쓸데없는 입씨름으로 일관했다. 가뜩이나 미세먼지로 답답한 국민의 숨만 더 턱턱 막히게 하는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무대책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미세먼지 30% 저감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도 달라진 게 하나 없으니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저 할 수 있는 건 “비상한 상황이니 비상한 조치를 강구하라”는 것뿐이다. 당장의 정부 조치라곤 문자서비스와 효과가 의문인 비상저감조치 시행이 거의 전부다. 국민이 믿을 건 마스크 아니면 실내 생활밖에 없다. 관계부처 장관들은 대통령의 호통에 현장으로 달려가며 보여주기 쇼에 바쁘다. 미세먼지가 심해질 때마다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행태다. 이런 판에 미세먼지를 재난으로 규정한들 뭐가 달라질지 의문이다.

정부의 무능 못지않게 답답한 건 자유한국당의 비상식적 공세다. 황교안 대표는 “네티즌들은 미세먼지가 아니라 ‘문세먼지’라면서 대통령의 책임을 따지고 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정권은 북한 때문인지 중국의 눈치만 살펴보면서 강력한 항의 한 번 못 하고 있다”고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우리 국민께서는 탈원전 정책이 결국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를 급증시킨다는 것을 충분히 앞으로 인지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현 정부의 무능을 야당이 질책할 수는 있다. 그러나 ‘문세먼지’란 말장난까지 동원하며 매사 ‘기-승-전-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공세가 미세먼지 해법에 무슨 도움이 될지 궁금하다. 아직 본격화하지도 않은 탈원전을 미세먼지와 연결시키는 것도 무리수다. 비판은 언어유희가 아니라 합당한 근거에 바탕을 둬야 한다. 현 정부의 무대책이 문제가 있기는 해도 자신들도 과거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던 사안 아닌가. 자기 얼굴에 스스로 침을 뱉은 꼴이다. 국민의 고통해소보다는 미세먼지를 오직 정쟁의 소재로만 접근한 결과다.

한국당의 이런 공세에 ‘황세먼지’라고 대응하며 이전 정부에 책임을 돌리기 바쁜 여당도 꼴사납긴 마찬가지다. 미세먼지는 어느 한 정부의 책임으로만 돌리기 힘들다. 원인이 복합적인 만큼 해법도 결코 간단하지 않다. 수십 년 쌓여온 환경문제에 기후변화까지 겹친 고차 방정식과도 같다. 중국 요인이 크다고는 하나 과학적인 증거는 뚜렷이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의 주요 요인이 무엇인지도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단 하나 분명한 건 지금까지의 해법으로는 결코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뿐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제서야 그 위험성을 재난 수준으로 인식했고, 해법에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세먼지는 책임 공방으로 해소될 문제가 결코 아니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여야를 떠나 초당적이고 범국민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정부에 범사회적 기구 구성을 제안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국민의 생명이 달린 문제만큼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자는 것이다. 말이 좋아 초당적 대처이지 지금까지의 우리 정치 풍토를 감안할 때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하지만 적어도 정치권이 쓸데없이 네 탓이나 하며 국민의 숨을 더 막히게 하는 아둔한 짓을 멈춰야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HMM, 부산~LA에 컨선 2척 투입
  2. 2사람에게 희망이 되는 바다·빛
  3. 3부산항 컨테이너 수용공간 한계…대책 마련 시급
  4. 4환절기 주의해야 할 질환 <하> 뇌혈관 질환
  5. 5교사 참수에 분노…프랑스 전역서 수만 명 연대 시위
  6. 6도시철도 양산선 사송·북정역에 환승센터
  7. 7여당은 윤석열, 야당은 추미애 때리기
  8. 8김종인 ‘부산 발언’ 놓고 시장 후보 갑론을박
  9. 9추미애, 라임·윤석열 가족 사건 수사지휘권 발동
  10. 10남해군, 빈집 리모델링해 공유숙박 사업 나선다
  1. 1김종인 ‘부산 발언’ 놓고 시장 후보 갑론을박
  2. 2여당은 윤석열, 야당은 추미애 때리기
  3. 3위기의 김종인 리더십…PK중진발 야당 조기 전대론 부상
  4. 4신공항 발표 앞두고…정세균 “외면않겠다” 김종인 “잘 모른다”
  5. 5‘재판족쇄’ 풀린 이재명…지지율 5%P차 이낙연 맹추격
  6. 6균형발전…초광역 지방정부가 이끈다 <3> ‘특별연합’이란
  7. 7김종인 "부산시장감 없다" 재차 직격탄…야당 보선 공천구도 안갯속
  8. 8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폭로 후폭풍…여당 “공수처 출범을” 야당 “특검 도입하자”
  9. 9야당, 공무원 피살 ‘독자 국감’…유족 “정부 명예살인 멈춰야”
  10. 10공청회 땐 특별지자체 입법 지연…대통령령 발령하면 즉시 설치 가능
  1. 1HMM, 부산~LA에 컨선 2척 투입
  2. 2부산항 컨테이너 수용공간 한계…대책 마련 시급
  3. 3세계수산대학 설립의제 FAO(유엔 식량농업기구) 통과 온힘
  4. 4원양어선에 24시간 불법어업 감시시스템 설치
  5. 5금융·증시 동향
  6. 6주가지수- 2020년 10월 19일
  7. 7선박도 무인시대…삼성중공업 ‘원격·자율운항’ 시연 성공
  8. 8GS건설, 압도적 지지로 문현1구역 수주…70층 초고층 랜드마크 선다
  9. 9울산 1위, 부산 2위, 경남 3위…참담한 청년(15~29세) 실업률
  10. 10빅히트 의무보유 물량 풀린다…4000억 매수 개미 ‘근심’
  1. 1도시철도 양산선 사송·북정역에 환승센터
  2. 2남해군, 빈집 리모델링해 공유숙박 사업 나선다
  3. 3시민 62% “N번방 사건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 인지하게 됐다”
  4. 4추미애, 라임·윤석열 가족 사건 수사지휘권 발동
  5. 5품격 높이고 차이 줄이자 <2-2> 지역별 틈새 메우기- 문턱까지 다가온 ‘뉴 노멀’
  6. 6해외 이주민 32% “일상서 무시·차별”
  7. 7경남 농가 돼지열병 차단방역 총력
  8. 8종합 점수 2위 강서구도 교육은 낙제점
  9. 9오늘의 날씨- 2020년 10월 20일
  10. 10오륙도 트램 연계 공원 조성 추진
  1. 1“탬파베이 나와” LA 다저스 극적 월드시리즈 진출
  2. 2코크랙, 233번째 도전 끝 PGA 첫 정상
  3. 3‘기록제조기’ 손흥민, 홈구장 최단 45초 만에 벼락골
  4. 4김연경, 21일 11년 만에 V리그 복귀전
  5. 5손흥민, 전반 ‘1골 1도움’…토트넘 아쉬운 무승부 3-3
  6. 6롯데 스트레일리, 200이닝-200K 눈앞
  7. 7KLPGA 시즌 마지막 메이저퀸은 김효주
  8. 8부산, 마지막 홈 경기 무승부…주말 인천서 잔류 웃을까
  9. 9최지만, 한국인 타자 최초 월드시리즈 밟는다
  10. 10토종 김민욱 깜짝 활약…부산 kt, 연패 탈출
균형발전…초광역 지방정부가 이끈다
‘특별연합’이란
균형발전…초광역 지방정부가 이끈다
김경수 경남지사 인터뷰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일몰제가 준 생명 같은 교훈
2020년 지금 우리에겐 취사선택권이 없다
기고 [전체보기]
일조권 분쟁 예방 위한 시뮬레이션 도입을 /박진수
젊은이여 ‘내 인생을 바꿀 책’ 만나라 /전호환
기자수첩 [전체보기]
울산 주상복합 화재가 남긴 교훈 /방종근
사람(人)이 보이면 일단 멈춤 /김미희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닫힌 사회와 그 친구들
삼각 교수대와 황금 요강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융합 우리를 아름답게 하리라
농악 ‘함께’와 ‘신명’의 미학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지역균형 뉴딜’에 대한 우려 /이석주
세검정 지하철과 동남권 관문공항 /정옥재
도청도설 [전체보기]
옥중 폭로
전세 난민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이주의 시대와 문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맛있는 밥을 위한 쌀 선택 기준
며느리는 돌아오지 않는다
사설 [전체보기]
전국 1~3위 부울경 청년실업률, 지역 미래 안 보인다
NLL 넘은 어선…해경 손놓고 군은 늑장대응 했다니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경제·복지의 지속가능성과 정치의 역할
정치권으로 확산되는 기본소득 포퓰리즘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남중국해 갈등과 우리의 대응
기후위기 그리고 그린 뉴딜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왕을 감동시킨 소박한 감사
인내와 고통으로 탄생한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젊은 세대에게 찬사를 보낸다
코로나 아이러니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올해도 말잔치로 끝나나
나훈아와 추석 민심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브람스를 좋아 하세요?
명반과 곡명에 대한 편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구분과 화합, 와인과 사회
와인으로 느끼는 자부심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
이인상의 소나무 그림
  • entech2020
  • 맘편한 부산
  • 제9회 국제신문 골프대회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