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네 탓 싸움에 더 숨막히는 미세먼지

미세먼지에 속수무책, 정부·여당 한심하지만 정쟁 소재 비상식적 비난

한국당 공세도 마찬가지, 해법 찾는 데 여야 없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한바탕 재난 수준의 폭풍이 휩쓸고 지나갔다. 지난주 한반도를 뒤덮은 최악의 미세먼지가 용케도 물러나며 대한민국은 다소 숨통이 트였다. 때마침 불어준 바람과 봄비 덕분이다. 요즘처럼 최첨단 시대에 그저 하늘의 처분만 기다리는 게 답답하지만 지금으로선 어쩔 도리도 없다. 또 언제가 될지 몰라도 그때까지 당분간 요란했던 소동은 잠시 잊힐 터이다. 덩달아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도 시들해질 것이다. 미세먼지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건만 수십 년 이 같은 반복에 점차 무뎌지면서 어느듯 재앙이 돼버렸다.

물론 이번 미세먼지 재난이 가져다 준 성과도 없지는 않았다. 국민의 절망과 분노에 화들짝 놀란 정치권이 여느 때와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여야는 미세먼지를 재난으로 규정할 근거를 담은 법안 등 미세먼지 관련 법안 7개를 1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마음만 먹으면 처리할 수 있는 법안을 그토록 오랫동안 국회에서 잠 재운 게 신기할 정도다. 하긴 여론에 떼밀려 부랴부랴 뒷북 대응한 게 한둘이 아니니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그나마 여야가 미세먼지 관련 법안을 처리키로 합의했지만 이것으로 정치권의 소임이 끝난 게 아니다. 뒤늦게 서두르다 보니 충분히 심의하지도 못하고 졸속 입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에서 보여준 정부 여당과 일부 야당의 네 탓 공방이다. 미세먼지 해법의 본질은 온데간데없이 서로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정쟁에 더 골몰한 모습을 보여서다. 미세먼지가 특정 시기 갑자기 발생한 게 아닐 바에야 아무런 답도 주지않는 쓸데없는 입씨름으로 일관했다. 가뜩이나 미세먼지로 답답한 국민의 숨만 더 턱턱 막히게 하는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무대책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미세먼지 30% 저감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도 달라진 게 하나 없으니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저 할 수 있는 건 “비상한 상황이니 비상한 조치를 강구하라”는 것뿐이다. 당장의 정부 조치라곤 문자서비스와 효과가 의문인 비상저감조치 시행이 거의 전부다. 국민이 믿을 건 마스크 아니면 실내 생활밖에 없다. 관계부처 장관들은 대통령의 호통에 현장으로 달려가며 보여주기 쇼에 바쁘다. 미세먼지가 심해질 때마다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행태다. 이런 판에 미세먼지를 재난으로 규정한들 뭐가 달라질지 의문이다.
정부의 무능 못지않게 답답한 건 자유한국당의 비상식적 공세다. 황교안 대표는 “네티즌들은 미세먼지가 아니라 ‘문세먼지’라면서 대통령의 책임을 따지고 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정권은 북한 때문인지 중국의 눈치만 살펴보면서 강력한 항의 한 번 못 하고 있다”고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우리 국민께서는 탈원전 정책이 결국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를 급증시킨다는 것을 충분히 앞으로 인지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현 정부의 무능을 야당이 질책할 수는 있다. 그러나 ‘문세먼지’란 말장난까지 동원하며 매사 ‘기-승-전-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공세가 미세먼지 해법에 무슨 도움이 될지 궁금하다. 아직 본격화하지도 않은 탈원전을 미세먼지와 연결시키는 것도 무리수다. 비판은 언어유희가 아니라 합당한 근거에 바탕을 둬야 한다. 현 정부의 무대책이 문제가 있기는 해도 자신들도 과거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던 사안 아닌가. 자기 얼굴에 스스로 침을 뱉은 꼴이다. 국민의 고통해소보다는 미세먼지를 오직 정쟁의 소재로만 접근한 결과다.

한국당의 이런 공세에 ‘황세먼지’라고 대응하며 이전 정부에 책임을 돌리기 바쁜 여당도 꼴사납긴 마찬가지다. 미세먼지는 어느 한 정부의 책임으로만 돌리기 힘들다. 원인이 복합적인 만큼 해법도 결코 간단하지 않다. 수십 년 쌓여온 환경문제에 기후변화까지 겹친 고차 방정식과도 같다. 중국 요인이 크다고는 하나 과학적인 증거는 뚜렷이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의 주요 요인이 무엇인지도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단 하나 분명한 건 지금까지의 해법으로는 결코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뿐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제서야 그 위험성을 재난 수준으로 인식했고, 해법에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세먼지는 책임 공방으로 해소될 문제가 결코 아니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여야를 떠나 초당적이고 범국민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정부에 범사회적 기구 구성을 제안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국민의 생명이 달린 문제만큼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자는 것이다. 말이 좋아 초당적 대처이지 지금까지의 우리 정치 풍토를 감안할 때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하지만 적어도 정치권이 쓸데없이 네 탓이나 하며 국민의 숨을 더 막히게 하는 아둔한 짓을 멈춰야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부산교통공사
우리은행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대 미술관 외벽 벽돌 ‘와르르’…작업중이던 미화원 숨져
  2. 2낙동강 수필공모전 대상 최옥숙 씨 ‘안녕’…손녀딸 잃은 아픔 잘 표현
  3. 3QM6 소음 잡고 고품질 사운드 장착…콘서트홀이 따로 없네
  4. 4부산 동래구, ‘행복한 아빠교육’ 진행
  5. 5노무현 10주기 앞두고 봉하마을 게시판 ‘테러’
  6. 6부울경 상장기업 1분기 실적 ‘방긋’
  7. 7최혜진 국내 독주냐, 김지현 2연승이냐
  8. 8[피플&피플] 강정순 부산세무사회 회장
  9. 9양산 ‘사송 더샵 데시앙’, 부산 생활권에 숲·역세권까지…가성비 높은 브랜드 타운 가치 상승
  10. 10미국 “엄청난 힘 마주할 것” 이란 “침략자 결국 사라져” 말폭탄
  1. 1文 “5·18 맞아 광주시민께 너무 미안”
  2. 2광주 찾은 황교안, 시민들 항의 몸싸움
  3. 3정부, 개성 기업인 방북승인
  4. 4盧 서거 10주기 앞둔 부산, 추모열기
  5. 5문 대통령, 취임 3년 첫 靑비서관 인사
  6. 6트럼프 내달 하순 방한…동맹강화 논의
  7. 7"리비아 피랍 60대 315일 만에 석방"
  8. 8바른미래당, 투톱 손학규-오신환 정면충돌
  9. 9집권 3년차 첫 靑비서진 개편…'분위기' 쇄신·'성과' 도출 의지
  10. 10김현아 의원, ‘文 대통령 한센병’ 비유 결국 사과
  1. 1환율 1200원 코앞…수출 반등 호재냐, 원화 경쟁력 악재냐
  2. 2두산위브더제니스 하버시티, 북항재개발 수혜 ‘미니 신도시’…매축지마을 랜드마크 단지로 급부상
  3. 3 세무당국 주택취득자금 출처조사 강화
  4. 4힐스테이트 명륜 2차, 명륜 1호선 초역세권에 첨단 주거시설…‘힐스테이트 타운’이 선다
  5. 5미국, 자동차 관세 6개월 연기…추후 한국산은 면제 전망도
  6. 6동래 행복주택 내달 입주자 모집…모든 가구 에어컨·가스쿡탑 설치
  7. 7부산 제로페이 가맹점 1만 곳 목표로 뛴다
  8. 8내년 500조 넘는 ‘슈퍼예산’…정부, 적자에 빚잔치 우려
  9. 9제조·스마트기술 융합 국제기계전 22일 개막
  10. 10기아차, 부산에 국내 첫 전기차 전용 정비장 설치
  1. 1여경 ‘무능’ 논란에 풀영상 공개
  2. 22019 다이아몬드브리지 걷기 축제
  3. 3경찰간부 여성화장실 훔쳐보다 덜미
  4. 4조현병 남성 부산 편의점서 흉기 난동
  5. 5부산 분식집 여주인 살해 60대 검거
  6. 6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스파랜드서 불
  7. 7'아내 폭행치사' 유승현 전 의장 구속
  8. 8기상청 “전국날씨 비소식”
  9. 9전동 킥보드 11살 어린이 치고 달아난 뺑소니범 검거
  10. 10대림동 여경 논란… “치안조무사” “무능” VS “무전 지원요청” “제압에 도움”
  1. 1권아솔 인스타에 쏟아지는 비판
  2. 2최동원 동상 밟고 사진 찍은 부산대 사과
  3. 3맨시티, FA컵 우승…트레블 달성
  4. 4김기태 KIA감독 자진 사퇴
  5. 5‘21골’ 호날두 VS ‘22골’ 자파타 대결
  6. 6빙속여제 이상화 SNS로 은퇴소감 전해
  7. 72019 여자 월드컵 나설 23인 확정
  8. 8‘창 VS 방패’ 잉글랜드·네덜란드 네이션스리그 준결승 나설 소집 명단 공개
  9. 9진민섭, 부산국제장대높이뛰기 2위…5m20
  10. 10 도스 안요스 연패 탈출인가? 케빈 리 웰터급 티이틀 합류일까?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나는 느린 도시가 좋다
두 强기업의 즐거운 도시 실험
기고 [전체보기]
대체거래소 설립 논의, 시기상조 아닌가 /강병중
세계가 주목한 대만의 건보 개혁 /천스중(陳時中)
기자수첩 [전체보기]
‘공포마케팅’ 후속 조처 중요하다 /이승륜
꼼수 내놓기 급급한 코스트코 /박동필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누구를 위하여 ‘경제의 종’은 울리나
정치의 봄은 언제 올 것인가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진흙 속의 진주 국악
느린 호흡의 의미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네이버가 노리는 것 /정옥재
부산 과거에서 미래를 찾다 /하송이
도청도설 [전체보기]
호프 회동
뉴트로 감성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익산 팸투어의 감흥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며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밀면과 부산의 여름
기장멸치식해와 엔초비
사설 [전체보기]
부울경 광역관광본부 실질적 성과 내는 게 중요하다
15개 대학 연구부정 의혹 특별감사서 낱낱이 밝혀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상대빈곤율 17.4%가 의미하는 것
행복, 복지국가, 그리고 비례대표제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누구나 독대를 꿈꾸는 명화
고난의 역사 견뎌낸 명화
이홍 칼럼 [전체보기]
파괴적 정쟁 역사의 데자뷔
기업인이 알아야 할, 여성들의 정보탐색법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지역균형발전은 시혜성 선물이 아니다
조현병 범죄 해법의 딜레마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젊음과 신록의 계절 5월
라일락의 계절 4월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숙취
호날두와 마데이라 와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비오는 날 친구를 기다리다
개 짖는 소리에 세상을 알다
  • 2019 다이아모든브리지 걷기축제
  • 낙동강수필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