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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건 칼럼] 청와대 조직개편 유감

정책 홍보·소통 강화 목적, 둘로 쪼갠 홍보비서관 등 과연 필요한 것인지 의문

실정, 홍보 부족 탓 돌린 과거 정권 답습할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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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지난주 비서실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집권 2년 차를 맞아 국정과제를 보다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기존 ‘3실장 12수석 48비서관’ 체제에서 비서관이 한 명 늘었을 뿐 규모에선 종전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일부 비서관실이 통합되거나 분리되고 명칭이 바뀌었다. 지난 1년간의 잘잘못을 진단하고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목적인 만큼 나름의 고민이 반영됐으리라 생각된다.

일견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도 있는 청와대 조직개편에 관심이 간 이유는 사실 다른 데 있었다. 지역의 반발에도 지방 관련 비서관실을 통폐합했기 때문이다. 지방분권과 관련이 큰 자치분권 비서관실과 균형발전 비서관실을 ‘자치발전 비서관실’로 통합한 게 골자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해온 지방분권에 역행하는 조직개편이어서 의아해할 만하다. 각각 지방과 중앙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두 조직이 상충하는 일이 잦아 합쳤다는 설명이 뒤따랐지만 그다지 설득력 있게 들리진 않는다.

지방의 입장에선 아쉬움이 있지만 다른 일부 비서관실 개편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중소상공인 경쟁력을 높이고 자영업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자영업비서관을 신설한 것은 최근의 최저임금 논란 등과 맞물려 시의적절해 보인다. 그다지 연관성이 없는 교육문화비서관을 교육비서관과 문화비서관으로 나눠 전문성을 갖추도록 한 것도 바람직한 방향이다.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하다. 조직이란 게 상황에 따라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더 들어가 보니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부분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홍보기획비서관과 연설비서관의 변화다. 홍보기획비서관은 기존 홍보기획비서관과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쪼개졌다. 홍보기획비서관은 국정홍보를 기획하고 미디어 정책을 다루며, 국정홍보비서관은 정책홍보와 각 부처 홍보 담당자들의 업무를 조정하는 일을 맡는다고 한다. 연설비서관도 현재 연설비서관과 함께 주요 국정 메시지를 통합 관리하는 연설기획비서관을 별도로 뒀다.

이들 두 비서관의 분리는 국정홍보와 국민 소통을 강화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국정을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소통을 더욱 넓히겠다는 데야 토를 달 일이 아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굳이 이렇게까지 나눌 필요가 있었던 건지 납득하기 힘들다. 청와대는 친절하게 각 비서관의 업무 영역을 설명했지만 홍보기획과 국정홍보의 차이가 뭔지 잘 모르겠다. 국민과 소통을 위한 대통령 연설을 담당하는 업무가 아무리 중요하다지만 연설비서관과 연설기획비서관이 어떻게 다른지도 애매하긴 마찬가지다. 정작 업무 영역이 확실히 다른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비서관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합치면서, 이들 두 비서관을 쪼개는 게 효율적인 개편인지 아리송할 뿐이다.

사실상 이번 청와대 조직개편의 핵심은 이 부분으로 보인다. 최근 소득주도 성장이나 최저임금 등 일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본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답답함이 홍보나 소통 강화라는 조직개편으로 이어진 것이다. 부처들의 홍보나 정책에 대한 청와대의 통제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뜩이나 내각이 소외되고 청와대가 독주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마당이다. 정부 정책을 자세히 알리려는 의도를 모를 바 아니나, 자칫 또 다른 옥상옥이 되지 않을지 우려가 나오는 게 무리가 아니다.

더욱 걱정스러운 건 정부의 실정을 홍보 부족 탓으로만 여기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지난 정권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없지 않다. 전 정권의 유산이라며 국정홍보처를 폐지한 이명박 정부 당시 미디어법 강행 처리 후 반대 여론이 급속히 확산되자, 국정홍보 기구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런저런 정책에 최선을 다하는데도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무산되긴 했지만 민심 이반의 원인을 홍보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박근혜 정부 때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박 대통령이 3년7개월간 많은 일을 했지만 홍보가 덜 돼서 지나치게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홍보는 정권에 달콤한 유혹이지만 독이 든 사과일 수도 있다. 민심은 떠나가는데 엉뚱한 데서 원인을 찾다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번 청와대 조직개편을 이렇게까지 확대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다만 이전 정권의 전철을 밟는 듯한 조짐이 아닌가 싶어 찜찜한 건 사실이다. 벌써 며칠 전 대통령이 시민들과 깜짝 호프미팅을 한 걸 두고 보여주기식 ‘쇼통’이라는 말이 나온다. 혹여 이런 식의 곁가지에 치우친 홍보와 소통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이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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