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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터치] 농민 월급제 /이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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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7-08 19:11:47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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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그럼에도 예전 같이 금권선거니 부정선거였다니 하는 말이 들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번 선거는 공명정대하게 잘 치르진 것 같아 다행이다. 모쪼록 당선인은 앞으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될 것이고 낙선인은 다음 선거를 대비해 자기반성과 당선을 위한 철저한 준비를 하면 될 것이다. 단지 우려스러운 것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내가 사는 이 지역은 유달리 야당 색채가 강해 기초의원 한 명만 빼고 단체장을 비롯하여 모두 야당 소속이라 의회의 견제와 균형원리가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그 부분은 솔직히 그들의 정치적 양심과 민주주의적 가치관에 맡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왜 초장부터 선거타령인가. 그건 육 년 전에 이곳으로 들어온 해에 마침 대통령선거가 있었는데 출발점은 거기부터이다. 생면부지의 땅이다 보니 이 고장의 문화, 역사 및 정치적 성향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 정확히 모를 때였다. 마침 그날은 서울에서 친형이 내려와 투표를 마치고 읍내의 한 중국집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볼 때였다. 그곳은 이미 마을사람 몇몇이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한 주민이 야당 후보자의 얼굴이 TV에 비치자 “아니, 이놈의 나라가 어찌 될라고 빨갱이들이 이리 설치노!”하고 말하는 게 아닌가. 더욱 놀란 것은 주위 사람들의 “맞다! 맞아” 하는 획일적인 반응이었다. 그날 충격을 받은 형님과 나는 시켜놓은 짜장면을 다 먹지도 못하고 서둘러 그 식당을 빠져나왔다. 그 후 이 년 뒤에 지방선거가 있었지만 이곳의 정치적 성향은 별로 바뀐 게 없어 솔직히 나는 실망이 컸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는 그동안 살아냈던 경험과 눈이 있어 적극적인 관심을 가졌다. 앞으로 나와 내 아이들이 계속 살 터전이므로 당연한 일이기도 하고 주민들의 정치적 성향도 많이 바뀐 터였다.

선거 전에 나는 후보자들의 공약집을 꼼꼼히 챙겼고 후보자들에 대한 평판도 신경을 썼는데 그중 한 후보자의 공약인 ‘농민 월급제 시행’이라는 문구를 보고 눈이 확 뜨였다. 그런데 우습게도 나는 내게 그 공약이 실현 가능한지, 재원은 어디서 마련하는지, 다른 지역에도 시행되고 있는지 등 스스로 무식한 질문을 던졌다. 현재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시골에 살고 있으면서 말이다.

알아본 결과, 농민(농업인)월급제는 수확기 전 수입이 없는 벼 재배 농업인에게 가을철 일시금으로 받던 농협수매약정체결금액자금의 50%를 농번기(6개월)에 매월 월급개념으로 선지급하는 제도이다. 물론 지역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지만 현재 몇몇 지자체에서 이미 시범적으로 시행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공약을 낸 후보자는 애석하게도 탈락을 하고 말았다.
그 이유에 대해선 나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나는 그가 이 지역의 대다수인 농민을 위한 획기적인 공약을 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이 땅에서 농사지으며 먹고살기는 수월치가 않다. 내 주변만 돌아보아도 그건 답이 금방 나온다. 시골로 들어오기 전 사설비행장을 운영했던 아랫마을 이장은 고향으로 돌아와 작정하고 배 농사를 짓는데 처음 이삼 년간은 재미를 봤으나, 올해에는 봄철 냉해 때문에 수확량이 줄어들어 울상이다. 그는 밑으로 대학에 다니는 아들과 딸 그리고 중학생 아들이 있어 농사를 접지도 못한다며 농협 빚에 시름만 깊어간다. 우리 집 또한 마찬가지였다. 귀촌한 그다음 해에 결심하고 비닐하우스를 지어 고추, 상추를 키우고 가을에는 감을 구매해서 감말랭이를 만들어 팔아봤지만 연 소득은 300만~400만 원 안쪽이었다.

그러기에 나는 이 공약에 더욱 집중하고 싶다. 이 정책은 제대로 준비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만 된다면 지역의 농민들과 시골로 들어오고 싶어 하는 예비 귀농인, 특히 실업에 지친 젊은이들에게 크게 환영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게 점차 확산되어 벼 재배 농가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농업대국 ‘쿠바’처럼 소규모가족 농·수작업 중심의 친환경 유기농업에까지 적용이 된다면 바람이 없겠다. 더불어 연말에 출판을 조건으로 창작 기간에 월급을 주고 그때 정부(지자체)에서 50%를 구매하는‘예술인(작가) 월급제도’를 병행한다면, 이건 가난한 소설가의 너무 앞선 희망사항일까.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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