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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메디칼럼] 건강과 축구, 원팀이 중요하다 /김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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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7-01 19:09:50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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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에 오르지 못하면서 더는 우리나라 경기를 볼 수 없지만, 독일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그 울림은 계속 남아 있다. 세계 최고 독일을 무너뜨린 점도 있지만, 월드컵 시작 전부터 대표팀을 향한 비난과 조롱이 이어진 상황에서 선수들이 한 팀으로 극복하여 얻어낸 결과이기에 더욱 가슴 뭉클한 승리였다.

불과 얼마 전 스웨덴과 멕시코에 잇따라 패한 책임을 부진한 모습을 보인 특정 선수에게 집중적으로 비난하는 글이 홍수를 이뤘다. 급기야 인신공격성 청원까지 쏟아졌다. 우리 대표팀은 성난 여론의 파도에 이미 낙인 찍힌 선수들부터 차례로 무너질 모래성처럼 보였다. 축구는 11명의 선수로 구성된 두 팀이 발과 머리로 공을 다루어 상대 팀 골문에 골인시키는 단체 경기이다. 비록 부진한 선수 한 명의 실수가 경기에 지장을 줄 순 있지만 그것이 팀 패배와 직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더군다나 월드컵과 같은 국가대항전은 경기장 내의 선수와 감독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하는 각 나라 국민의 단합된 응원이 경기 내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축구가 개인전인 양 개인의 실수 하나하나에 책임을 묻고 따진다면, 동료를 돕는 이타적인 플레이나 상대를 압박하는 과감한 모습은 볼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여느 월드컵 대회와 마찬가지로 우리 축구가 실력 면에서 세계적 수준과 차이가 있음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미래가 보이지 않던 우리 축구는 세계 최강 독일을 상대로 2대 0의 승리를 가져오면서 다시 살아나는 계기를 마련한 듯하다. 경기가 끝나고 우리 선수들은 시작 때와 마찬가지로 전 선수들이 둥글게 모였다. 시작 전엔 원팀으로 경기할 것을 다짐하였고, 마지막은 하나의 팀임을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다.

신체의 내부 장기를 말할 때 한의학에서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용어로 흔히 ‘오장육부’라고 말한다. 한의학에서의 오장(五臟)은 간, 심장, 비, 폐, 신을 가리킨다. 하지만, 현대의학에서 5장(기)이라 하면 뇌, 심장, 폐, 간, 그리고 신장으로 얘기할 수 있다. 육부(六腑)는 위장(胃臟), 담낭(膽囊), 방광(膀胱), 삼초(三焦), 대장(大腸), 소장(小腸)을 가리킨다. ‘오장육부’는 한의학에서 얘기하는 것과 현대 해부학에서 내장 기관을 분류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지만, 신체기관 중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11개의 장기를 지칭한 것이다. 축구로 얘기하자면, 베스트 일레븐인 셈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이가 유전적 혹은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이러한 장기 중 하나 혹은 다수에 만성질환이 생긴다. 만성 콩팥병, 만성 간질환, 만성 폐질환, 그리고 만성 심부전 등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만성 질환이 있다고 해서 건강한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주변 장기들의 도움으로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문제가 갑자기 악화되거나, 도움을 주고 있던 다른 장기에 부전(不全)이 생기면 건강을 갑자기 잃을 수 있다. 신체 장기의 기능도 중요하지만,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 주변의 도움도 매우 중요하다. 질환의 악화를 단순히 질환의 탓, 환자의 문제로만 돌린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결 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다. 환자와 의료진 그리고 환자의 가족이 원팀으로 승리를 이어간다면 만성질환의 악화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은 선수 개개인의 실력뿐만 아니라 시스템, 팬까지 총동원되는 일종의 국력전이다. 또한 4년마다 치러지는 만큼 장기적인 계획을 잘 세워 차근차근 문제점들을 고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벌써 축구협회가 새 외국인 감독 선임을 서두른다는 보도가 나왔다. 신체로 비유하자면, 기능 부전의 장기를 몸에 맞지 않지만 우선 이식부터 하고 보자는 얘기인 셈이다. 4년 뒤에 치러지는 2022 카타르월드컵에는 우수한 실력을 갖춘 선수로 선수층이 더욱 두꺼워 지기를 기대하고,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비난 문화도 바뀌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이번에 제대로 학습했다. 원팀이 곧 승리라는 것을.

해운대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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