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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저탄소센터의 홈페이지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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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남쪽 규슈지역 최북단에 위치한 일본 4대 공업지대의 하나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는 도시발전과 환경보존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나가야 할 것인가를 잘 보여주는 세계적인 환경모델도시이다. 그것은 지난 1960년대 이래 ‘잿빛도시’의 오명을 갖고 있었던 세계적인 공해도시가 1990년대 들어서는 세계적인 녹색도시로 변모하는 ‘환경기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기타큐슈시는 지난 1963년 모지시 고쿠라시 와카마스시 등 인접 5개 도시가 합병해 탄생한 일본 유수의 중화학공업도시로 현재 인구 100만 명이 넘는, 규슈지역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
1900년대 일본 최초의 제철소인 신일본제철을 기간으로 한 근대공업지역이던 이곳은 지난 1950~1960년대 소위 고도경제성장시대에 공해가 극심해졌다. 매연과 악취에 시달리던 시민들이 피해실태조사를 토대로 기업과 행정당국에 진정을 하는 사례가 잇따랐고 더욱이 1950년대부터는 공장배수와 생활오수로 인해 도카이만에서의 어획이 불가능하게 됐다.
이에 기타큐슈시는 1963년부터 공해행정조직을 정비하고 공해대책심의회를 설치하는 등 체제정비에 나서 1967년에는 시와 기업이 처음으로 공해방지협정을 체결했다. 1971년에는 환경청이 설치되기에 앞서 시는 현재 환경국에 해당하는 공해대책국을 설치하고 중앙정부의 법률보다 엄격한 ‘기타큐슈시 공해방지 조례’ 등을 제정했으며, ‘그린 기타큐슈 플랜’을 통해 대규모 도시 녹화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기타큐슈시의 대기 수질오염은 지난 1960년에 비해 10분의 1정도로 줄어드는 등 눈에 띄게 달라져 지난 85년에는 OECD의 환경백서에 ‘잿빛도시에서 녹색도시로 변모한 도시’로 소개되기에 이르렀다. 1987년에는 도카이만에 110여 종의 어류가 살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 결과 1990년 유엔환경계획(UNEP)으로부터 ‘글로벌 500상’을, 1992년에는 ‘환경과 개발에 관한 유엔회의’(UNCED)에서 ‘유엔 지방자치단체상’까지 수상하게 된다. 필자가 처음 기타큐슈시를 취재차 방문한 때가 지난 1994년이었는데 그 때 만난 기타큐슈시 공무원들은 ‘쟂빛도시에서 녹색도시’로 변모한 자신들의 모습에 자신감을 갖고, 미래의 세계 환경수도를 꿈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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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환경수도 기타큐슈의 에코타운 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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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큐슈가 녹색도시로 변모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 세계은행이 지난 1993년 펴낸 ‘기타큐슈시 사례보고서‘에 따르면 기타큐슈시의 공해방지대책에서 가장 큰 요인은 지방자치단체에 권한위임을 한 것을 첫 번째로 들고 있다. 이는 지난 1970년 ‘현(縣)지사’의 권한인 ‘스모그경보’ 발령권을 기타큐슈시장에게 위임한 것이 공무원은 물론 기업인과 주민들의 의식을 고양시켜 공해대책에 주도적으로 나서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또 하나는 공해방지를 위해 산학협력체제를 효과적으로 운용했다는 것이다. 즉 공해물질 배출기업은 가령 전력 철강산업의 에너지원으로 천연가스 도입을 비롯해 제조설비나 공정의 개선, 자원 및 에너지절감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추진하는 등 소위 ‘저공해형 생산기술(CP기술)’을 도입을 통해 공해대책에 모범을 보였다.
기타큐슈시는 현재 환경오염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공해대책이나 에너지효율 개선 등의 경험과 기술을 살려 다양한 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 국제협력분야에서는 기타큐슈지역 내 200여 개 기업, 학술기관, NGO, 행정기관 등의 광범위한 지원 아래 지금까지 143개국으로부터 모두 4000여명의 해외 연수생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전문가를 각국에 파견하고 있다. 특히 중국 따렌(大連)시의 환경 개선을 위해 ODA(해외개발원조) 개발조사를 지원해 ‘따렌 환경모델지구 계획’ 수립에 협력함으로써 국제적인 환경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는데 그 결과 따렌시도 2001년, UNEP ‘글로벌 500상’을 수상하게 됐다. 2002년, 지속가능발전세계정상회의(WSSD)에선 ‘기타큐슈 사례’가 이 회의의 ‘실행계획’에 기재될 정도로 세계적인 환경수도로도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07년에 기타큐슈시장으로 기타하시 겐지 씨가 당선됐다. 기타하시 시장은 당선된 이래 육아지원, 교육, 복지, 환경에 중점을 두고 ‘사람에게 상냥하고 건강한 도시’ 즉 ‘하트풀(heartful) 도시’ 만들기에 적극 나섰다. 그는 2008년 들어 아예 ‘기타큐슈 세계환경수도 창조회의’를 구성해 ‘세계의 환경수도 만들기’를 선언했다. 그리고 스스로 세계의 환경모델도시가 되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이러한 환경모델도시의 모집 선정은 세계의 선례가 되는 ‘저탄소사회’로의 전환을 추진, 국제사회를 선도해간다고 하는 일본 후쿠다 전 총리의 시정방침 연설을 받아들여 2008년 1월 ‘도시와 삶의 발전 플랜’으로 방향 설정을 완료했다.
일본 정부의 환경모델도시 공모에는 기타큐슈시를 포함한 82건의 제안 응모가 있었는데 2008년 7월 감축목표, 선진성, 모델성 등의 선정기준을 충족시킨 지자체 가운데 대규모 도시로는 기타큐슈시와 요코하마시가, 지방중심도시로는 오비히로시와 도야마시, 그리고 소규모 시정촌으로는 시모가와정, 미나마타시 등 6개 도시를 합쳐 모두 10개 도시가 환경모델도시로 선정됐다. 기타큐슈시가 환경모델도시 제안서에서 내세운 것이 성장하는 아시아의 저탄소사회 만들기를 견인하는 ‘아시아 환경 프런티어 도시’의 실현”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타큐슈시는 첫째 산업도시로서의 저탄소사회 만들기, 둘째 소자녀 고령화사회에 대응한 저탄소사회 만들기, 셋째로 아시아의 저탄소화를 향한 도시간 환경외교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목표도 구체적이다. 공업지역과 시가지가 가까운 특성을 살려 ‘에너지 이용이 적은 콤팩트 도시’ 만들기를 추진해 기타큐슈 시내의 이산화탄소를 2050년에는 약 800만 ｔ으로, 2005년도의 1540만 ｔ에 비해 약 50%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저탄소사회 만들기는 지금 우리들이 활동하고 있는 사회를 크게 변혁시켜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먼저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펴보자. 기타큐슈시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2005년 추계로 1560만 ｔ(일본 전체의 1.2%)이다. 그 특징은 산업도시이기에 산업부문의 비율이 66%로 매우 높고, 시민 1인당 배출량도 연간 16ｔ으로 전국 평균의 1.5배가 된다. 감축목표는 2050년도의 장기목표와 2030년도의 중기목표를 제시하고 있는데 2050년까지 시내 GDP 40% 성장을 전망하는 등 사회동태를 고려할 때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50년에는 1935만 ｔ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를 에너지절약 기술혁신 등을 통한 국가 차원의 대책으로 813만 ｔ, 지역 미이용에너지의 활용 등 시 차원에서의 노력으로 362만 ｔ을 감축해, 1560만 ｔ인 현재의 총량을 760만t 수준으로 절반 정도 줄여갈 계획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요점을 정리하면 첫째가 공업지역과 시가지가 가까운 특성을 살린 ‘에너지 이용이 적은 콤팩트 도시’ 만들기를 추진해 시내의 이산화탄소 감축에 관해서는 2005년도에 비해 2050년도에는 50% 수준으로 한다는 것이다. 2005년도는 약 1560만 ｔ인데 이를 2050년에는 760만 ｔ으로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지금까지 시가 구축해온 산업도시의 특성을 살려 아시아 여러 도시와의 네트워크를 확대, 도시간 환경외교를 통한 시의 기술 및 노하우의 이전을 통해 2050년에는 시의 현행 배출량의 150%에 해당하는 2340만 ｔ을 감축하기로 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선 사회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기타큐슈시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그 첫째가 저탄소사회를 실현하는 스톡형 도시로의 전환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시는 고도의 소재기술, 다핵도시 구조, 공장과 거리의 접근성 등 특성을 살려 화석에너지 소비가 적은 콤팩트도시를 지향함과 동시에 공장과의 연대를 통해 도시 내에 효율적인 에너지의 활용과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서의 녹지의 확대를 적극 추진해 2030년까지 130만 ｔ의 온실가스를 감축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둘째는 저탄소화에 공헌하는 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기술 노하우를 발전시켜, 저탄소사회가 추구하는 기술개발, 제품제조를 행하고, 환경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 구조로의 변혁을 도모함과 동시에 공장을 도시의 에너지공급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함으로써 2030년까지 277만 ｔ, 2050년까지는 475만 ｔ을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셋째로는 저탄소사회를 배워 행동하는 학습·활동시스템을 정비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유엔대학이 인정한 ESD(지속가능개발을 위한 교육)의 지역거점 기능을 살려, 시민들이 저탄소사회 만들기에 필요한 지식을 배우는 체제와 평가시스템을 정비해 앞으로 아시아지역에서 요구되는 기술, 시스템 전문가 배출거점을 형성할 방침이란 것이다.
기타큐슈시는 액션플랜과 실질적인 시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기타큐슈시 환경모델도시 청내(廳內)추진본부’ 및 ‘프로젝트팀’을 2000년 8월초에 설치했다. 구체적인 노력으로는 첫째, ‘저탄소 200년 거리’를 정비하고 고령자 및 아이들이 안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저탄소의 거리를 만들며, 정부가 제창하는 ‘200년 주택’, 태양발전 등을 적극 추진한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아시아저탄소센터’의 조기 설치에 노력한다는 것이다. 기타큐슈는 이 같은 ‘세계 환경수도의 창조’를 위해, 시민 NPO 기업 등 다양한 입장의 사람들에게서 나온 각종 의견과 제안을 바탕으로 수많은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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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기타큐슈시의 공장녹화협정으로 확보된 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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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큐슈시는 2010년에 아시아저탄소화센터를 설립했다. 고미야마 히로시 전 도쿄대 총장이 센터장을 맡았다. 아시아저탄소화센터는 지역 기업의 환경사업 진출을 지원하는 거점으로 지금까지 아시아 56개 도시에서 일본 기업 89개사와 제휴를 맺어 110개의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기타큐슈시는 이러한 환경모델도시의 액션플랜 수립 및 추진체계에서 민관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시 환경국 환경정책부에는 환경수도추진실이 따로 설치돼 있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모델도시 만들기는 녹색도시 만들기를 추진해온 기타큐슈의 민관협력 행정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기타큐슈시를 둘러보면 한 눈에 녹색도시임을 느낄 수 있다. 신일본제철 야하타제철소의 인근 전망공원에 올라가 내려다보면 마치 숲 속에 공장이 들어서 있는 것 같다. 이 숲의 크기는 133헥타르로 녹지가 제철소 전체면적(950헥타르)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다. 이곳 숲은 너비 100미터에 연장 2~3킬로미터로 이어질 정도로 두텁다. 이런 것이 가능한 열쇠는 바로 기타큐슈시의 ‘공장녹화협정’에 있다. 지난 1974년 기타큐슈시는 공장입지법을 토대로 신일본제철과 녹화협정을 맺어 공장부지의 10% 이상을 녹화하기로 한 것이다. 신일철이 1978년까지 직접 공장 주변에 상수리나무숲을 조성했다. 시 공원녹지부 녹정과 아래에는 꽃계(花係)라는 부서가 있고, 또한 건설국 내에는 ‘반딧불이계’라는 독특한 부서가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기타큐슈시는 이제 ‘별이 보이는 마을 100경’에 선정될 정도로 일본 내에서 공기가 맑은 ‘환경산업도시’로도 이름을 얻고 있다.
기타큐슈에는 또한 ‘30세기의 숲’ 야마다녹지가 있다. 넓이가 140.4h인 이곳 녹지는 과거 탄약고가 들어서 있던 자리인데 지난 1979년 야마다 탄약고 이전적지 이용계획검토위원회가 발족된 뒤 1986년 광역공원으로 지정됐고 1992년에 야마다녹지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30세기의 숲’ 야마다녹지는 일반인의 간섭을 적게 받고 숲을 보전하기 위해 녹지 전체를 보호구역, 보전구역, 이용구역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잿빛도시에서 회색도시로 거듭난 기타큐슈시는 이제 일본의 환경모델도시를 넘어 ‘세계의 환경수도’로의 도약을 꿈꾸며, 실천행정을 펴고 있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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