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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광복절 아침에 /김찬석

중국발 사드 공세 격화, 도 넘어 내정간섭 수준

대통령의 여당 비판 등 우리가 자초한 측면도…이대론 완전 광복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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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이다. 풍경이 예년과 다를 바 없다. 광복절 특별사면이 발표됐고, 여야 의원들은 독도를 찾는다. 우리 땅을 우리가 밟는데 일본 정부가 유감을 표명하는 것도 빠지지 않는다. 올해는 유난한 폭염에, 리우 올림픽까지 겹쳐 광복절이 더욱 묻혀간다.

그럼에도 올해 71주년 광복절은 그냥 넘기기 어렵다. 나라 안팎이 뒤숭숭하다. '광복'의 의미를 새삼 생각하게 한다. 외형상 원인 제공자는 중국이다.

중국은 사드로 연일 우리를 밀어붙인다. 관제 언론들이 쏟아내는 기사는 내정간섭 수준이다. 그저께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 배치라는 정치적 실수로 중국에 관해 이룩한 성과물을 지워버렸다'고 했다.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사드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사용될 수 있다'고 한걸음 나아갔다.

중국은 미국조차 제어가 불가능하다. 그런 중국이 자신들의 이해가 걸린 사안에서 우리더러 감 놔라 배 놔라 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이럴 때일수록 시빗거리를 주지 않아야 한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의 사드 방중이 시빗거리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시빗거리로 키운 측면도 있다.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의원들이 중국의 입장에 동조해 중국을 방문한다고 한다"고 비난하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것과, 중국에 동조하며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국민의 대표로 뽑힌 의원들이 그 정도로 우매하지 않다. 대통령이 사드 찬성은 아군, 반대는 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도 우려스럽지만, 그런 사고를 공개적으로 표현한 것은 최고통치자답지 않은 실책이다. 중국이 의도한 남남갈등에 대통령 스스로 기름을 부으며 말려든 격이다.

따지고보면 대통령 사드 실정의 치다꺼리를 야당 초선의원들이 맡았다가 졸지에 사드 6적으로 몰렸다. 중국으로 하여금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과도한 기대를 갖게 한 이는 대통령 본인이 아닌가.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해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 톈안먼 광장 성루에 시진핑 중국 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킨 이는 누구인가. 미국 일본이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대신 중국 주도의 아시아투자개발은행(AIIB)에 합류를 결정한 이는 또 누구인가. 대통령은 아베 일본 총리와는 만남은 극구 외면한 반면 시진핑 주석과는 5, 6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져 '한중 밀월' 시대를 열지 않았던가. 박근혜 정부가 아무리 사드 배치를 놓고 고심했다고 해도 중국이 배신감을 가지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그렇게 다정했던 시진핑이 어디가고 이렇게 매몰차게 한국때리기로 돌아섰느냐고 서운해 할 것도 없다.

중국에 얕보일 일은 또 있다. AIIB에 우리 돈으로 4조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한 대가로 얻어낸 투자위험 관리담당 부총재(CRO) 자리를 빼앗긴 것은 우리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자초한 일이다. 중국을 비난하고, 야당 의원들을 아이 꾸짖듯 하기 전에 정부 자신의 흠부터 돌아볼 일이다.

중국의 터무니없는 참견에 여당과 대통령까지 나서서 일일이 대꾸하는 것은 국력 낭비다. 때로는 젊은 층의 표현대로 개무시하고 넘어가는 것이 득이다.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자국인의 한국 관광을 규제한다거나, 한류 스타의 중국 출연 자제를 거론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위기감을 증폭시킨다.

언제부터 우리 한류스타들이 중국시장에 그렇게 안절부절하는가. 우리 내수시장도 생각보다 크다. 중국 아닌 다른 국가로 한류시장을 확대하면 된다. 손쉽게 중국시장만 생각하니 자꾸 중국에 매인다. 한류스타들이 세계로 뻗어갈수록 중국으로부터의 러브콜 몸값도 올라가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와 언론이 중국발 한류 위기 운운한다. 그럴수록 쾌재를 부르는 것은 중국이다.

중국은 북한이라는 카드도 쥐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동해바다 어업권까지 중국에 팔았다고 한다. 서해와 동해를 중국 어선들에 내준 대가가 7500만 달러(820억 원)라고 한다. 조업 재개를 기약할 수 없는 개성공단의 피해액이 현재 1조5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단순 셈법으로 따지면 1조5000억 원의 10%만 북한에 투자하면 서해 동해 어업권을 내주지 않아도 된다. 그것이 개성공단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남북이 강경노선으로 치달으면서 중국이 실리도, 외교적 이니셔티브도 손에 넣는다. 이 판국에 북한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금지곡으로 지정하고 자신들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라 군사강국이라고 주장한다. 완전한 광복, 통일이 더 멀어진다.

오늘은 그날이다.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것이라던 그날이 왔는데 신명은 고사하고 짜증이 땀처럼 흐른다. 더위 탓만은 아니다.

수석논설위원 chans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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