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국가 안전 시스템 구축이 국가적 어젠다로 부상하면서 고리원자력발전소 가동 여부가 6·4 부산시장 선거의 중요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부산시민 다수가 고리 원전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고 수명 재연장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절대 다수가 이번 시장 선거에서 원전 안전을 중요 이슈로 꼽았다. 시장 후보들도 원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내놓고 지역사회에서의 공론화를 이끌 필요가 있다.

본지와 신라대 부산학연구센터 등이 부산시민을 대상으로 원전 안전의식을 조사한 결과 부산시민의 50%가 고리원전이 위험하다고 답한 반면 안전하다는 반응을 보인 사람은 16.4%에 그쳤다.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을 반대한다는 응답도 45.2%로 찬성의 배 가량이나 됐다. 특히 고리원전 1호기 재연장에 대해선 '즉각 폐쇄' 30.7%, '2017년까지만 운영' 31%로 다수가 조기 폐쇄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6.4%가 고리원전을 폐쇄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환경세 방식으로 낼 용의가 있다는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 대목 또한 주목된다.

시장 선거에서 '원전 안전' 이슈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시민이 72.2%에 이른 것으로 미루어 이 문제가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일부 후보는 고리원전 문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겠다고 한 마당이다. 세월호 참사에서 보듯 대형 안전사고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아무도 모른다. 만에 하나라도 후쿠시마 원전 같은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머리에 화로를 덮어 쓰고 있는 형국이니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국가적 재난 방지 시스템 구축이 이번 6·4선거의 전국적 쟁점이 될 것이다. 부산시장 후보들이 원전 안전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당연하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고리원전 처리 방안을 공약 형식으로 내놓고 이를 바탕으로 후보 간 정책 토론을 벌일 필요가 있다. 특히 1호기의 수명 재연장 문제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시민들이 자신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관심을 가진 후보를 지지할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