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엔 눈에 쉽게 띄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에 발벗고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그 중엔 개인과 단체도 있고 기업도 있다. 부산 해운대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에 입주해 있는 게임기업 넥슨커뮤니케이션즈가 바로 그런 기업이다. 40명의 직원 중 관리직을 제외한 27명이 장애인이다. 이 회사는 장애인 고용에 그치지 않고 그들을 위한 업무 편의 확보에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장애인들을 직원으로 대거 받아들인 이 회사는 사무실을 만들면서 이들을 위해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했다. 장애나 성별,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편리하게 쓸 수 있는 보편적 사무 공간의 구현이다. 출입문은 물론 회의실, 화장실, 휴게실 등 사무실 내 모든 출입 공간에 문턱을 없애고 자동으로 여닫기게 했다. 사무실 내부와 외부 복도에도 핸드 레일을 설치하고 전기와 냉방 스위치의 높이도 낮췄다. 사무 공간 일체에 '배리어 프리(장벽 철폐)'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장애인 전용 화장실과 샤워실, 안마의자와 의료용 침대가 갖춰진 휴게 공간도 마련했다. 휠체어끼리 부딪치지 않도록 책상과 책상 사이도 2m 이상 널찍하게 비웠다. 300평 가까운 사무실을 꾸미는 데 10억 원 넘는 비용을 썼다고 한다. 직원들의 휠체어를 실을 특수차량도 주문해 놓았다고 한다. 직원 40명 정도의 작은 기업으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래서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도 이 회사를 부산에선 처음으로 '장애인 표준작업장'으로 인증했다. 우리 사회가 함께 주는 마음의 '훈장'이라 하겠다.

장애인을 배려하자는 목소리는 높지만 이곳처럼 말 없이 실천하는 곳은 드물다. 장애인과의 아름다운 동행에 나선 넥슨케이션즈의 시도는 다른 단체와 기업에 귀감이 될 만하다. 부산시도 이 회사처럼 장애인 복지에 앞장서는 기업을 북돋울 필요가 있다. 이 회사의 사례를 널리 알려 본받도록 하는 한편 재정적 제도적 지원에도 인색하지 말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