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빌 소사이어티'는 미국공동모금회가 운영하는 고액기부자클럽. 프랑스 정치철학자 알렉시 드 토크빌이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저서에서 공익을 위한 자발적 헌신을 격찬한 데서 명칭을 따왔다. 미국사회의 기부 정신을 일깨운다는 의미. 1984년 처음 시작할 때는 회원이 20명이었으나 지금은 2만여 명에 이른다고. 우리나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아너 소사이어티'도 이를 벤치마킹한 것. 1억 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에게 핸드프린팅 동판을 걸어준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지난해부터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게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 운동이다. 억만장자들이 자기의 재산의 절반 이상을 공익재단이나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것. 이 운동에는 70여 명이 동참했다고. 오라클의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과 '갑부' 뉴욕시장인 마이클 블룸버그, CNN의 창업주 테드 터너, 페이스북 창업주 마크 저커버그 등 유명인들이 포함돼 있다.

기부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도 국내에서 조금씩 싹이 트고 있다.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면 일반인들이 십시일반 후원하는 소액 기부 프로그램이다.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발레프로젝트 '호두까기 인형'이 목표액 1000만 원을 넘겼다. 한국에서도 예술을 위한 기부가 활성화될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 할 만하다.

부자들의 기부에 대해 '버는 것은 기술이요 쓰는 것은 예술'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더 큰 감동을 주는 건 소시민들의 기부. 교통사고로 숨진 '철가방 기부천사' 김우수 씨의 장례가 어제 치러졌다. 중국음식점 배달을 하면서 받은 월급은 70만 원. 생활비에도 모자랄 돈을 쪼개 다달이 5만~10만 원씩 어려운 아이들을 후원해왔다. 어린이재단 앞으로 보험금 4000만 원의 종신보험도 들어 사후까지도 아이들을 후원하려 했다고. 가족도 없이 외롭게 살아온 그였기에 안타까움이 더 크다. 몸은 흙으로 돌아갔지만 인간을 향한 그의 사랑과 헌신은 세상의 향기로 오래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