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CEO 칼럼] 부산저축은행·한진重 해법은 신뢰 회복 /신정택

별개의 두 사건 상호 불신서 비롯…정쟁 대신 대화 우선, 제3자 개입은 안돼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7-26 20:02:22
  •  |  본지 27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최근 부산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주목을 끄는 것은 좋은데 그 이유가 달갑지 않아 씁쓸하다. 이유는 다름 아니라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한진중공업 노사문제다. 두 문제는 올해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관심사로 등장했다.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는 제2금융권 최대 금융회사로 자리 잡은 국내 저축은행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각종 불법대출과 관련된 비리가 연일 언론에 회자되면서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로 이어져 정부는 물론 예금자들을 당혹게 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는 금융당국과 예금자 비상대책위 측의 첨예한 대립으로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국정조사를 하기까지 이르렀다. 한진중공업 노사문제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27일 노사가 극적인 합의점을 찾고 회사가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제3의 외부세력이 개입되면서 또 다른 갈등이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겠지만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상호 간의 신뢰에 금이 가거나 이를 회복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본다.

이번 저축은행 사태는 해당 은행의 원칙과 규정을 무시한 대출과 무리한 사업 확장이 주된 원인이었지만, 감독 기관의 관리 부실과 고질적인 관행이 스스로 불신의 화를 키워온 면도 없지 않다. 감독기관에 대한 이러한 불신이 예금자 비상대책위로 하여금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벼랑 끝 대치를 유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진중공업 노사문제의 발단도 궁극에는 노사 간의 불신이 원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회사의 자구 노력을 근로자들은 영도조선소 정리 차원의 수순이 아니냐는 시각으로 바라보았던 것이다. 이 역시 근본적으로는 회사 경영진과 근로자 사이에 신뢰 관계가 형성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문제는 이러한 신뢰가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또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쉽게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신뢰는 믿을 수 있다는 판단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기에 미래형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전혀 다른 별개의 두 사건이 신뢰의 상실에서 비롯되었다는 공통된 측면에서 본다면, 이미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이 오랜 전부터 진행돼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 그러한 과정에서 신뢰가 아닌 불신을 쌓아 왔다면 앞으로도 근원적 해결책에 도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신뢰가 문제라면 해결책 또한 간단할 수도 있다. 지금부터라도 당사자 간에 신뢰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출발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진지한 대화가 아닐까 한다.

지금 저축은행 사태는 국정조사가 진행 중이다. 여야가 증인 채택 등을 놓고 정쟁을 벌인다면 피해자인 서민들의 고통과 원망은 더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사태를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다. 정치권은 힘들고 어려운 서민들의 삶과 직결돼 있는 사안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라도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금융당국은 피해 예금자들에 대해 보다 진정성 있고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또 비상대책위 역시 더 이상의 점거농성은 또 다른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대화의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한진중공업 노사문제도 이미 노사 간에 합의가 이루어진 만큼, 회사가 하루 빨리 정상화되는 것이 급선무다. 따라서 이번 사태에 아무 책임과 권한이 없는 제3자의 개입으로 문제가 더 확산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기업 노사문제에 대한 개입을 사회참여의 일환으로 보는 '희망버스'의 그릇된 시각과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한진중공업 노사도 이번 일을 교훈삼아 상호 간에 미래지향적 신뢰 관계 구축에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산의 모습은 그 산의 사계절을 다 보고서야 비로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사람이 모여 사는 사회도 마찬가지다. 허상에 가리지 않은 본래의 모습을 다 보여 줌으로써 신뢰가 형성되고 또 이를 통해 사회는 발전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한진중공업 문제가 지역사회에 신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값진 교훈이 되었으면 한다.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건강한 부산을 위한 시민행동 프로젝트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부울경 국회의원에 듣는다
민홍철 국방위원회 민주당 간사
부울경 국회의원에 듣는다
이채익 행안위 한국당 간사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한반도 비핵화’ 탈출로 찾아내야 할 평양 정상회담
어른들은 모르는 방탄소년단의 ‘방탄’세상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활력이 넘치는 교토의 특별한 비밀
부산에 누워 있는 에펠탑이 있습니다
기고 [전체보기]
‘Going Together’ 캠페인으로 선진 정치문화를 /이대규
리차드 위트컴 장군과 세계시민정신 /강석환
기자수첩 [전체보기]
‘김지영 논란’ 유감 /이승륜
한국당 부산의원, 더 반성해야 /정옥재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생활 SOC: 천사도 디테일에 있다
한여름의 몽상: 부산의 다리들이 가리키는 ‘길’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미스터 션샤인’ 오해
통일 vs 평화공존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김경수·오거돈 선거공약 1호 운명은? /김희국
시, 독립투사 발굴 앞장서야 /유정환
도청도설 [전체보기]
폼페이오 추석 인사
백두에 선 남북 정상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고요한 물
폭서(暴暑)와 피서(避暑)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밥 한 공기 300원’의 미래
교육부가 만드는 ‘대학 살생부’
박창희 칼럼 [전체보기]
서부산 신도시, 누구를 위한 것인가
사설 [전체보기]
공급 확대로 선회한 주택정책, 지방은 뭔가
법원행정처 폐지 사법부 개혁의 시작일 뿐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국민연금 개혁, 공론조사가 필요하다
지금 ‘복지국가 뉴딜’이 필요하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미친 집값과 서울 황폐화론
포스트 노회찬, 정의당만의 몫일까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