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지방선거에 문화를 심어라 /남차우

개발공약 반이라도 지역문화 활성화로 채워나가는 출마자 어디 없을까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에도 마추픽추가 있다. 감천동 달동네가 '꿈을 꾸는 마추픽추'가 돼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말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갈아타고 이곳을 찾았더니만 이런 말이 나올 만하다 싶었다. 마치 잉카제국의 마추픽추를 연상시켰고 외지인들이 이를 사진에 담으려 제가끔 각도 잡기에 여념이 없는 풍경이 그런 느낌을 더해줬다.

하늘 아래 첫 동네인 안창마을도 예술을 입고 있다. 비록 낡은 슬레이트집일망정 귀여운 강아지 등 다양한 형태의 문패들이 집집마다 붙어 있어 낯선 방문객들에게 미소를 머금게 한다. 상상력이 생명이나 다름없는 예술인들이 계단식 달동네를 마추픽추로 생각해내고, 고지대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이런다고 뭐가 크게 달라지느냐고 되물을 수 있으나 문화 예술이란 게 원래 그렇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흥이 나게 하고 삶에 조그마한 불씨를 당기기도 한다.

지방선거가 50일도 채 안 남았다. 대선 총선과 달리 말 그대로 우리 고장에서 일 년 열두 달 얼굴 맞대고 일할 사람들을 선택하는 자리다. 각 정당 후보들은 제각기 부산 발전의 적임자임을 내세운다. 3선에 도전하는 현 시장은 자신이 그려놓은 그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포부다. 여기에 도전하는 다른 후보들은 '이대로는 부산에 미래가 없다'며 갈아야 한다고 일갈한다.

출마변이 어떻든 앞으로 토건식 발전공약 등으로 날을 지새울 게 뻔하다. 깊은 수렁의 지역정치구도 속에 선거철만 되면 틀어대는 또 다른 '대한 늬우스' 상영이다. 대선 총선과 지방선거는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지역문제를 다루는 선거인 만큼 이번만은 문화정책이란 새 주제를 관객들에게 선보였으면 한다. 이전 선거에 전혀 없진 않았다. 단지 구색용이라 선거 후 현실 상황논리에 밀리기 일쑤였다. 매년 40억 원씩 출연한다는 약속이 2년 연속 절반으로 깎인 부산문화재단 재원이 그렇다. 이런 예는 말하기 입이 아플 정도다.

감천동이나 안창마을에 문화향기를 내는 데 1억~2억 원밖에 들지 않았다. 애초 예산타령의 대상이 될 수 없었던 문화사업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 부산 달동네에 문화를 심었다. 중앙과 지방정부의 역할이 한참 뒤틀린 모양새다. 달동네가 이곳뿐인가. 이제 부산의 '산복도로 마을 르네상스'에 지방정부가 보란 듯이 솜씨를 보일 차례다.

지역 문제는 지역이 책임 있게 풀어야 한다. 지역 문화정책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싶다. 후보들이 개발공약의 반의 반만이라도 문화에 신경을 쓴다면 모르긴 해도 이전과는 판이한 선거분위기가 조성되지 싶다. 선거판에 생기가 돌 거다. 부산시립미술관 부산문화회관 부산박물관을 부산 문화브랜드로 만들 복안을 갖고 서로 진검승부를 겨룰 수도 있다. 상대보다 나은 문화정책을 선보여야 하니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지혜를 구하러 나설 것이다. 자연 지역 문화의 백가쟁명이자 문화 파시(波市)가 된다. 이것만으로도 이번 선거는 좋은 '문화'라는 주물을 생산할 용광로 역할은 다한 셈이다.

'일자리 창출' 등 경제성 공약은 듣기 그럴싸해도 솔직히 부산으로선 한계가 있다. 지역 경제 차원에서 촉각을 세워야 하지만 이게 전부인 양 해선 곤란하다. 지금 지역 문화계는 지역민들과 함께 숨쉬고 지역을 소재로 한 창작활동이 뜨겁다. 부산의 역동성를 살린 국악 창작곡 '부산아리랑'이, 보수동 책방골목이 연극으로 사진전으로 지역 예술인들의 손에 의해 작품화하고 있다. 늘 그랬지만 지역의 유의미한 창작물들이 물거품 신세다. 옥을 다듬고 꿰는 행정의 손길이 절실하다. 도시 브랜드를 하늘을 찌르는 건물에서만 찾지 말고 문화로도 눈을 돌려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문화정책이 주요 쟁점이 된다면 그 자체로 선거문화의 성숙이다. 이는 내 고장은 안중에 없고 서울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더 관심이 쏠리는 희한한 우리 선거문화를 곧추세우는 길이다. 선거 때마다 듣는 지겨운 메뉴들은 좀 정리해 문화로 한판 멋지게 붙어 부산발 선거 신바람을 일으키길 후보들에게 기대한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RSS

  1. 1[신간 돋보기] 중견 시인과 청년의 따뜻한 대화
  2. 2내달 개각설…해수장관 후임 하마평
  3. 35G 기반 스마트폰·콘텐츠 모바일 올림픽 총출동…이동통신 미래 본다
  4. 4한국해양대 2.5배 커진 한나라호 위용…대학 실습선 4척 명명식
  5. 5“입사 포기하고 뛰어든 국제 구호활동, 제 삶이 됐죠”
  6. 6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7> 재일제주인의 고향 사랑과 감귤
  7. 7부산공동어시장 임금 체불 피소 위기
  8. 8‘문재인 복심’ 친문 3철(이호철·양정철·전해철), 전면에 나서나
  9. 9부산을 보행친화 도시로 <9> 동래읍성 뿌리길
  10. 10부산과기대 박영희 교수 ‘100대 한식대가’에
  1. 1임시공휴일, 대통령 재가하면 확정…출근 할 경우 수당 체계는?
  2. 2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 4월 11일 임시공휴일 되나?
  3. 3‘문 대통령 깜짝 축사’ 유한대학교, 故 유일한 박사가 설립한 곳
  4. 4전병헌 전 의원 1심 징역 6년 법정 구속 면한 이유는?
  5. 5부산 중구, 대청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커뮤니티 케어 교육 실시
  6. 62019년 중앙동 장학회 장학금 수여식 개최
  7. 7부산 중구 (사)중구청년연합회 제28차 회원대회 및 회장단 취임식 개최
  8. 8부산 중구 광복동 주민자치회 2019년도 초등학교 입학생 축하선물 전달
  9. 9부산 중구 제10회 부산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 평가설명회 개최
  10. 10‘문재인 복심’ 친문 3철(이호철·양정철·전해철), 전면에 나서나
  1. 1내달 개각설…해수장관 후임 하마평
  2. 25G 기반 스마트폰·콘텐츠 모바일 올림픽 총출동…이동통신 미래 본다
  3. 3한국해양대 2.5배 커진 한나라호 위용…대학 실습선 4척 명명식
  4. 4부산공동어시장 임금 체불 피소 위기
  5. 5사천 항공정비 첫 손님은 ‘제주항공 여객기’
  6. 6부산 주요 기업 창업주들 ‘현역’ 고수하는 속내는
  7. 723년 명맥 유지 ‘2G’ 없어진다
  8. 8동해 바다도 아열대화 진행, 해조류 무게 줄고 종류 늘어
  9. 9아파트값 하락세 연제·남구, 고분양가 관리지역서 해제
  10. 10달걀 산란일 표기 23일부터 의무화
  1. 1경부고속도로 상황 "경찰 차량 통제, 왜?"
  2. 2 차량 통제, 국빈방문 탓… “국빈이 왜 경부선에?”
  3. 3영광여고생 성폭행 사망사건… “90분 만에 소주 3병 마시게… ‘죽었으면 버려라’”
  4. 4현대제철서 용역노동자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 양승조 충남지사 사태파악 지시
  5. 5조현아 남편 상습 폭행 "죽어, 죽어" VS "의혹 전면 부인"
  6. 6김지은 “예상했지만 암담”… 민주원 ’안희정-김지은 텔레그램’ 공개 하자
  7. 75등급 경유차 규제, 내 차 등급 확인법은?
  8. 8부산 연산동 맨션 인근 지름 2.5m 싱크홀 발생… 차량 1대 빠져
  9. 9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실시...제외 차량 및 과태료는?
  10. 10 태권도·유도 도합 6단 시민이 편의점 흉기 강도 잡아
  1. 1‘창과 방패 대결’ 유벤투스 VS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예상 라인업은(챔피언스리그)
  2. 2권아솔 도발에 샤밀, "권아솔은 늘 저렇게 말로만"
  3. 3탁구 중국 귀화 선수, 세계선수권 출전 놓고 '엇갈린 희비'
  4. 43쿠션 프로당구 6월 출범 "제2의 이상천, 김경률 배출하겠다"
  5. 5'도전·비상·자부심'…프로야구 각 구단 야심찬 슬로건
  6. 6절정의 손흥민, 데뷔 첫 '5경기 연속골' 도전
  7. 7컬링 '팀킴'의 호소 사실로…김경두 일가, 횡령 정황까지
  8. 8전국체전 무대가 좁은 차준환, 4회전 점프 없이 쇼트 1위
  9. 9경쟁률 4.5 대 1…거인 4·5선발 자리 누가 꿰찰까
  10. 10최고 구속 145㎞, 김원중 첫 실전등판서 구위 점검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농업이 도시로 들어오고 있다
북항은 진정한 부산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
기고 [전체보기]
동남권 신공항, 국회의원 역할 절실 /이영
보행도시, 생태적 지혜와 철학 위에서 구현을 /류경희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양’을 갖춘 사회를 바란다 /신심범
깨지지 않은 ‘서부산 징크스’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반려동물’ 수난 시대
‘스마트’하게 살지 않을 권리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국악 선입견과 마주하기
제례악에 내포된 음양오행 사상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엄마 아빠 역할 뒤집기 /하송이
中企를 위한 금융은 없다? /정유선
도청도설 [전체보기]
농기구판 한류
수제화 장인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자기 표현의 기술
신춘문예 당선 소감을 읽으며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국민의 눈높이
‘밥 한 공기 300원’의 미래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포르투갈 리스본의 에그타르트
진화하는 통영 꿀빵
사설 [전체보기]
새 사령탑 맞는 부산비엔날레 새로운 도약 기대한다
30년 만에 육체노동 가동연한 상향한 대법 판결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노동자 건강과 생명보다 중한 건 없다
생계급여 수급 노인과 ‘줬다 뺏는 기초연금’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기절을 부르는 비너스
미술관을 지키는 강아지
이홍 칼럼 [전체보기]
개념도 정리 안 된 ‘4차 산업혁명’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되살아나는 박근혜의 그림자
보행친화도시로 가는 길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봄이 오는 길목에서
발랄라이카와 닥터 지바고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내추럴와인과 정월 대보름
프랑스와 미국의 와인전쟁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
  • 복간30주년기념음악회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 유콘서트
경남교육청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해맑은 상상 밀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