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지방선거에 문화를 심어라 /남차우

개발공약 반이라도 지역문화 활성화로 채워나가는 출마자 어디 없을까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에도 마추픽추가 있다. 감천동 달동네가 '꿈을 꾸는 마추픽추'가 돼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말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갈아타고 이곳을 찾았더니만 이런 말이 나올 만하다 싶었다. 마치 잉카제국의 마추픽추를 연상시켰고 외지인들이 이를 사진에 담으려 제가끔 각도 잡기에 여념이 없는 풍경이 그런 느낌을 더해줬다.

하늘 아래 첫 동네인 안창마을도 예술을 입고 있다. 비록 낡은 슬레이트집일망정 귀여운 강아지 등 다양한 형태의 문패들이 집집마다 붙어 있어 낯선 방문객들에게 미소를 머금게 한다. 상상력이 생명이나 다름없는 예술인들이 계단식 달동네를 마추픽추로 생각해내고, 고지대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이런다고 뭐가 크게 달라지느냐고 되물을 수 있으나 문화 예술이란 게 원래 그렇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흥이 나게 하고 삶에 조그마한 불씨를 당기기도 한다.

지방선거가 50일도 채 안 남았다. 대선 총선과 달리 말 그대로 우리 고장에서 일 년 열두 달 얼굴 맞대고 일할 사람들을 선택하는 자리다. 각 정당 후보들은 제각기 부산 발전의 적임자임을 내세운다. 3선에 도전하는 현 시장은 자신이 그려놓은 그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포부다. 여기에 도전하는 다른 후보들은 '이대로는 부산에 미래가 없다'며 갈아야 한다고 일갈한다.

출마변이 어떻든 앞으로 토건식 발전공약 등으로 날을 지새울 게 뻔하다. 깊은 수렁의 지역정치구도 속에 선거철만 되면 틀어대는 또 다른 '대한 늬우스' 상영이다. 대선 총선과 지방선거는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지역문제를 다루는 선거인 만큼 이번만은 문화정책이란 새 주제를 관객들에게 선보였으면 한다. 이전 선거에 전혀 없진 않았다. 단지 구색용이라 선거 후 현실 상황논리에 밀리기 일쑤였다. 매년 40억 원씩 출연한다는 약속이 2년 연속 절반으로 깎인 부산문화재단 재원이 그렇다. 이런 예는 말하기 입이 아플 정도다.

감천동이나 안창마을에 문화향기를 내는 데 1억~2억 원밖에 들지 않았다. 애초 예산타령의 대상이 될 수 없었던 문화사업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 부산 달동네에 문화를 심었다. 중앙과 지방정부의 역할이 한참 뒤틀린 모양새다. 달동네가 이곳뿐인가. 이제 부산의 '산복도로 마을 르네상스'에 지방정부가 보란 듯이 솜씨를 보일 차례다.

지역 문제는 지역이 책임 있게 풀어야 한다. 지역 문화정책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싶다. 후보들이 개발공약의 반의 반만이라도 문화에 신경을 쓴다면 모르긴 해도 이전과는 판이한 선거분위기가 조성되지 싶다. 선거판에 생기가 돌 거다. 부산시립미술관 부산문화회관 부산박물관을 부산 문화브랜드로 만들 복안을 갖고 서로 진검승부를 겨룰 수도 있다. 상대보다 나은 문화정책을 선보여야 하니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지혜를 구하러 나설 것이다. 자연 지역 문화의 백가쟁명이자 문화 파시(波市)가 된다. 이것만으로도 이번 선거는 좋은 '문화'라는 주물을 생산할 용광로 역할은 다한 셈이다.

'일자리 창출' 등 경제성 공약은 듣기 그럴싸해도 솔직히 부산으로선 한계가 있다. 지역 경제 차원에서 촉각을 세워야 하지만 이게 전부인 양 해선 곤란하다. 지금 지역 문화계는 지역민들과 함께 숨쉬고 지역을 소재로 한 창작활동이 뜨겁다. 부산의 역동성를 살린 국악 창작곡 '부산아리랑'이, 보수동 책방골목이 연극으로 사진전으로 지역 예술인들의 손에 의해 작품화하고 있다. 늘 그랬지만 지역의 유의미한 창작물들이 물거품 신세다. 옥을 다듬고 꿰는 행정의 손길이 절실하다. 도시 브랜드를 하늘을 찌르는 건물에서만 찾지 말고 문화로도 눈을 돌려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문화정책이 주요 쟁점이 된다면 그 자체로 선거문화의 성숙이다. 이는 내 고장은 안중에 없고 서울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더 관심이 쏠리는 희한한 우리 선거문화를 곧추세우는 길이다. 선거 때마다 듣는 지겨운 메뉴들은 좀 정리해 문화로 한판 멋지게 붙어 부산발 선거 신바람을 일으키길 후보들에게 기대한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RSS

  1. 1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15> 부산의 섬, 우리나라 해역을 경계 짓다
  2. 2이강인 U-20 월드컵 출전 확정
  3. 33분 새 두 골…못 말리는 손흥민
  4. 4유족 “경찰이 수차례 피의자 난동 묵살해 터진 人災(인재)” 울분
  5. 5“박근혜 석방해야” vs “법적 요건 못갖춰”…정치권 설전
  6. 6거인 선발 흔들리니, 불펜마저 휘청대네
  7. 7“아직도 등골이 서늘” 주민 트라우마 심각
  8. 8[동네책방 통신] 20일 시작되는 책방 스탬프투어…완주하고 럭키백 받자
  9. 9한국당, 청와대에 최후통첩…“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강행 땐 장외투쟁”
  10. 10도정 복귀 김경수, 진주 흉기난동사건 재발방지 대책 주문
  1. 1두 쪽 갈라진 바른미래 의총…'결별수순' 밟나
  2. 2이언주, 문전박대
  3. 3김학노 교수 차명진 의원에 일침 '온라인 초토화'
  4. 4한국당 "이미선 임명 강행 시 장외투쟁"…靑 겨냥 총공세
  5. 5文대통령, 내일 이미선 임명안 전자결재 할듯
  6. 6홍준표, 황교안 저격…“잘못된 시류에 영합”
  7. 7“박근혜 석방해야” vs “법적 요건 못갖춰”…정치권 설전
  8. 8한국당, 청와대에 최후통첩…“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강행 땐 장외투쟁”
  9. 9“전기료 누진제에 에어컨 사용량 포함해야”
  10. 10고성·몸싸움 ‘난장판’ 의총…결별 치닫는 바른미래
  1. 1방문객과 커팅…모델하우스 개관 이색 마케팅
  2. 2동남권 관문공항 추진 컨트롤타워 출범
  3. 3닭고깃값 30% 폭락했는데…2만 원대 치킨값은 ‘요지부동’
  4. 4국내 최대 중고차 박람회 ‘부카2019’ 19일 개막
  5. 5부산시 특례보증 확대, 수수료 0.4%로 낮춰
  6. 6“아라온호 연 300일 운항…제2 쇄빙선 건조 절실”
  7. 7미세먼지 저감투자 신항 집중…환경 열악한 북항노동자‘소외’
  8. 8금융·증시 동향
  9. 9한국은행 성장률 전망치 2.5%로 하향
  10. 10필립모리스, 담배 연기 없는 도시 프로젝트 부산·경남서 시동
  1. 1진주 살해범, 덩치 큰 남성은 안 건드려… 전문가 “심신미약 가능성 낮다”
  2. 2이회성, 이회창 친동생
  3. 3 진주아파트서 숨진 여고생, 피의자 피해 달아나기도
  4. 4조현병 뜻은? “과거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다”… 증상 및 치료법은
  5. 5lg화학 미세먼지 배출조작에 사과문 “관련 생산 시설 폐쇄”
  6. 6오재원 승리 생일 파티 “직접 항공권 끊어 참석했다”
  7. 7“조현병-범죄 인과관계 없다”… 진주아파트 사건 피의자 조현병 병력 조명
  8. 8대만 지진 시내 도로가 갈라져… 대만 현지 반응 “저승가는 체험”
  9. 9'포항지진 지열발전이 촉발' 논문 쓴 교수들 "압력 많았다"
  10. 10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구속… 신상공개위도 18일 열려
  1. 1손흥민 골 영국 일본 중국 반응…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2. 2멀티 골 손흥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베스트 11’ 제외...토트넘 대신 맨시티 석권
  3. 3손흥민 골 넣었지만, 경고누적으로 챔스4강 1차전 출전 불가
  4. 4토트넘 손흥민 맨시티 꺾은 유니폼 누가 가져 갔을까…
  5. 5챔피언스리그 4강 일정은?
  6. 6챔스 4강 대진표 토트넘vs아약스… 리버풀·바르샤 피했지만 ‘손’ 출전 불가
  7. 7가생이닷컴 日 네티즌… 혐한 네티즌도 손흥민에 반했다
  8. 8피파온라인4, 2주 만에 정기 점검...뭐가 바뀌나
  9. 9멀티골 손흥민, 평점 토트넘 1위 맨시티에 비수 꽂았다
  10. 10토트넘 챔스 4강… 가생이닷컴 日 네티즌 “넷우익은 그저 눈물만”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두 强기업의 즐거운 도시 실험
삼일정신을 다시 바라보다
기고 [전체보기]
21세기 과학기술과 부산의 미래 /박태주
한국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 가계부채 /송정호
기자수첩 [전체보기]
역사 외면한 부산시의 무리수 /황윤정
동의 없는 수술은 폭력이다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누구를 위하여 ‘경제의 종’은 울리나
정치의 봄은 언제 올 것인가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느린 호흡의 의미
말모이와 국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청와대는 ‘내로남불’ 민심 귀 기울여야 /김태경
부산 해법, 치열하게 논쟁해야 /박태우
도청도설 [전체보기]
성 ‘피트’ 뗀 졸리
참치 캔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며
자기 표현의 기술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전병과 갈레트
섬진강의 봄맛 다슬기
사설 [전체보기]
진주 참사 수차례 징후 경찰 대응 안이했던 것 아닌가
중입자치료센터 지역병원과 상생 바람직한 일이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행복, 복지국가, 그리고 비례대표제
노동자 건강과 생명보다 중한 건 없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고난의 역사 견뎌낸 명화
황제의 이중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기업인이 알아야 할, 여성들의 정보탐색법
먹방,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과연 민심이 무섭긴 한 걸까
성급한 여당의 입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라일락의 계절 4월
연둣빛 봄날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음식의 조화
봄에 마시는 와인, 로제와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태극기 흔들며 기뻐 춤을 추다
아름다운 기증 ‘불이선란’
  • 2019 다이아모든브리지 걷기축제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19부산하프마라톤대회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