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부산시의 반문화 마인드 /박희봉

쥐꼬리 문화예산…의지결핍의 증거

문화재단·위원회 확 뜯어고쳐야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단언컨대 21세기 도시 경쟁력의 핵심은 문화다. 산업과 경제적인 융성은 부를 가져다 주긴 하지만 세계적인 도시로 올라서는 데는 미흡하다. 대표적인 공업도시로는 울산과 창원, 구미, 포항, 거제 등이 꼽히지만 명품도시로 보지는 않는다. 부산으로 눈을 돌리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문화를 바라보는 부산의 시각은 한마디로 문맹 수준이다.

부산의 여건은 어떤 도시에 비해서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인구가 줄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350만 명이 넘는 거대도시다. 산과 들, 강, 바다 등 천혜의 자연경관도 갖고 있다. 부산항을 낀 세계적인 물류도시란 점도 간과할 수가 없다. 사람과 상품, 문화의 흐름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진다. 물류는 사람의 이동을 촉발시키며 사람을 따라 문화도 흐르게 된다. 김지하 시인이 "부산은 문류(文流)도시로 최적합지"라고 말한 것은 이런 요인 때문이다.

다들 부산을 문화 불모지라고 하지만 이는 틀린 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문화가 없는 게 아니라 문화정책이 없는 것이다. 부산시가 문화를 보는 시선은 상당히 후진적이다. 돈이 되지 않고 도시발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그들의 시각이다. 21세기가 문화의 시대라고 하는데 그들은 아직도 구시대적 사고에 젖어 있다. 세계 속에서 부산의 문화정책을 바라보면 거의 지진아 수준이래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예산 7조8000억 원 중 문예진흥에 투입하는 순수 부산시의 예산은 15억 원도 안 된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문예진흥기금을 합쳐도 100억 원에 못 미친다. 이런 돈으로 각 예술 분야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다 보니 현상 유지도 힘겹다. 시는 늘 예산 타령이지만 정말 그러한가. 동부산관광단지 조성에 들어가는 은행빚의 하루 이자만도 1억 원에 달한다. 전략적 오판으로 인한 손실비용만 아껴도 문화예술에 투입할 예산은 충분하다. 문제는 의지와 인식의 결여다.

물론 부산예술회관, 제2시립미술관, 오페라하우스 등 각종 문화인프라 구축에 많은 돈을 들이고 있기는 하다. 하나, 하드웨어에만 치중하고 소프트웨어 확보를 게을리한다면 의미가 반감된다. 이는 또 하나의 전시행정에 다름 아니다.

부산은 수십 년간 경제진흥에 재정의 대부분을 투입했다. 한데 지금까지 드러난 결과는 허망하다. 결과적으로 부산시의 전략적 선택은 실패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이야기가 좀 비약인지는 모르겠으나 문화 마인드의 결여도 한몫을 했다고 판단된다. 세계적인 명품도시들은 하나의 패턴을 지니고 있다. 산업도시였다가 시대 변천에 따라 쇠락하면서 문화도시로 변신하여 최고의 도시로 부상했다.

스페인의 빌바오는 철강, 조선, 화학 등 주력산업이 쇠락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고심 끝에 채택한 돌파구는 문화였다. 시의 모든 정책은 문화를 중심에 놓고 도시재건 작업을 펼쳐 나갔다. 구겐하임 박물관 건립도 그중 하나.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 것은 성공의 보증수표였다. '유럽문화의 수도'라 불리는 영국의 글래스고나 리버풀, 이탈리아 볼로냐 등도 똑같은 길을 걸었다.

이들 도시의 규모는 부산에 비해서는 훨씬 작지만 여건이 비슷해 본받을 가치가 있다. 전통산업이 몰락하고 새로운 산업을 키우지 못한 부산은 그들이 어떻게 부활했는지 배워야 한다.
지금 부산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문화는 안중에도 없다. 이래서는 비전이 생기기 어렵다. 정말 부산의 재기를 바란다면 문화정책을 확 뜯어고쳐야 한다. 우선 손아귀에 틀어쥐고 있는 문화정책을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게 순리다. 문화재단을 만들어놓고도 시의 통제하에 두려는 구시대적 행태는 제거해야 마땅하다.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재단설립은 하나 마나다.

부산문화를 총괄하는 부산시문화예술위원회의 운영행태도 싹 바꿔야 한다. 말이 좋아 문화예술위원회지 1년에 두세 번 회의를 하는 게 전부다. 회의 내용이래야 부산문화의 큰 그림이 아니라 시시콜콜한 안건을 다루니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부산의 문화도시화는 문화예술위원회와 문화재단의 위상 강화에서 찾아야 한다. 협치의 시늉만 내고 실제로는 거수기에 불과하다면 문화도시는 백년하청이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RSS

  1. 1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15> 부산의 섬, 우리나라 해역을 경계 짓다
  2. 2이강인 U-20 월드컵 출전 확정
  3. 33분 새 두 골…못 말리는 손흥민
  4. 4유족 “경찰이 수차례 피의자 난동 묵살해 터진 人災(인재)” 울분
  5. 5“박근혜 석방해야” vs “법적 요건 못갖춰”…정치권 설전
  6. 6거인 선발 흔들리니, 불펜마저 휘청대네
  7. 7“아직도 등골이 서늘” 주민 트라우마 심각
  8. 8[동네책방 통신] 20일 시작되는 책방 스탬프투어…완주하고 럭키백 받자
  9. 9한국당, 청와대에 최후통첩…“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강행 땐 장외투쟁”
  10. 10도정 복귀 김경수, 진주 흉기난동사건 재발방지 대책 주문
  1. 1두 쪽 갈라진 바른미래 의총…'결별수순' 밟나
  2. 2이언주, 문전박대
  3. 3김학노 교수 차명진 의원에 일침 '온라인 초토화'
  4. 4한국당 "이미선 임명 강행 시 장외투쟁"…靑 겨냥 총공세
  5. 5文대통령, 내일 이미선 임명안 전자결재 할듯
  6. 6홍준표, 황교안 저격…“잘못된 시류에 영합”
  7. 7“박근혜 석방해야” vs “법적 요건 못갖춰”…정치권 설전
  8. 8한국당, 청와대에 최후통첩…“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강행 땐 장외투쟁”
  9. 9“전기료 누진제에 에어컨 사용량 포함해야”
  10. 10고성·몸싸움 ‘난장판’ 의총…결별 치닫는 바른미래
  1. 1방문객과 커팅…모델하우스 개관 이색 마케팅
  2. 2동남권 관문공항 추진 컨트롤타워 출범
  3. 3닭고깃값 30% 폭락했는데…2만 원대 치킨값은 ‘요지부동’
  4. 4국내 최대 중고차 박람회 ‘부카2019’ 19일 개막
  5. 5부산시 특례보증 확대, 수수료 0.4%로 낮춰
  6. 6“아라온호 연 300일 운항…제2 쇄빙선 건조 절실”
  7. 7미세먼지 저감투자 신항 집중…환경 열악한 북항노동자‘소외’
  8. 8금융·증시 동향
  9. 9한국은행 성장률 전망치 2.5%로 하향
  10. 10필립모리스, 담배 연기 없는 도시 프로젝트 부산·경남서 시동
  1. 1진주 살해범, 덩치 큰 남성은 안 건드려… 전문가 “심신미약 가능성 낮다”
  2. 2이회성, 이회창 친동생
  3. 3 진주아파트서 숨진 여고생, 피의자 피해 달아나기도
  4. 4조현병 뜻은? “과거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다”… 증상 및 치료법은
  5. 5lg화학 미세먼지 배출조작에 사과문 “관련 생산 시설 폐쇄”
  6. 6오재원 승리 생일 파티 “직접 항공권 끊어 참석했다”
  7. 7“조현병-범죄 인과관계 없다”… 진주아파트 사건 피의자 조현병 병력 조명
  8. 8대만 지진 시내 도로가 갈라져… 대만 현지 반응 “저승가는 체험”
  9. 9'포항지진 지열발전이 촉발' 논문 쓴 교수들 "압력 많았다"
  10. 10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구속… 신상공개위도 18일 열려
  1. 1손흥민 골 영국 일본 중국 반응…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2. 2멀티 골 손흥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베스트 11’ 제외...토트넘 대신 맨시티 석권
  3. 3손흥민 골 넣었지만, 경고누적으로 챔스4강 1차전 출전 불가
  4. 4토트넘 손흥민 맨시티 꺾은 유니폼 누가 가져 갔을까…
  5. 5챔피언스리그 4강 일정은?
  6. 6챔스 4강 대진표 토트넘vs아약스… 리버풀·바르샤 피했지만 ‘손’ 출전 불가
  7. 7가생이닷컴 日 네티즌… 혐한 네티즌도 손흥민에 반했다
  8. 8피파온라인4, 2주 만에 정기 점검...뭐가 바뀌나
  9. 9멀티골 손흥민, 평점 토트넘 1위 맨시티에 비수 꽂았다
  10. 10토트넘 챔스 4강… 가생이닷컴 日 네티즌 “넷우익은 그저 눈물만”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두 强기업의 즐거운 도시 실험
삼일정신을 다시 바라보다
기고 [전체보기]
21세기 과학기술과 부산의 미래 /박태주
한국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 가계부채 /송정호
기자수첩 [전체보기]
역사 외면한 부산시의 무리수 /황윤정
동의 없는 수술은 폭력이다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누구를 위하여 ‘경제의 종’은 울리나
정치의 봄은 언제 올 것인가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느린 호흡의 의미
말모이와 국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청와대는 ‘내로남불’ 민심 귀 기울여야 /김태경
부산 해법, 치열하게 논쟁해야 /박태우
도청도설 [전체보기]
성 ‘피트’ 뗀 졸리
참치 캔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며
자기 표현의 기술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전병과 갈레트
섬진강의 봄맛 다슬기
사설 [전체보기]
진주 참사 수차례 징후 경찰 대응 안이했던 것 아닌가
중입자치료센터 지역병원과 상생 바람직한 일이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행복, 복지국가, 그리고 비례대표제
노동자 건강과 생명보다 중한 건 없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고난의 역사 견뎌낸 명화
황제의 이중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기업인이 알아야 할, 여성들의 정보탐색법
먹방,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과연 민심이 무섭긴 한 걸까
성급한 여당의 입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라일락의 계절 4월
연둣빛 봄날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음식의 조화
봄에 마시는 와인, 로제와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태극기 흔들며 기뻐 춤을 추다
아름다운 기증 ‘불이선란’
  • 2019 다이아모든브리지 걷기축제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19부산하프마라톤대회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