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절반 가량 줄었다. 반도체 부진 영향이다. 반도체 사업 부진은 최근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에서 미국의 일론 머스크가 23조 원가량의 AI6 칩 생산을 맡기기로 하면서 회복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실적 추이. 연합뉴스 그래픽

삼성전자는 31일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4조5663억 원, 4조6761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소폭(0.67%)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반토막(55.23%)이 났다.

이 가운데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매출 27조9000억 원, 영업이익 40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조 원대 적자를 기록한 2023년 4분기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같은 분기(6조5000억 원)와 비교해도 6조 원 넘게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사업에서 3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반면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에서 2조 원 후반 수준의 영업손실이 났을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는 이날 확정 실적발표에서 “파운드리 사업은 큰 폭의 매출 개선에도 첨단 인공지능(AI) 칩 대중 제재 영향에 따른 재고 충당 반영 및 성숙 공정의 라인 가동률 저하 지속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다”고 밝혔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에 9조2129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3조 원대로 추정되는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3배에 가까운 격차다. 이로써 1분기 SK하이닉스에 뺏긴 글로벌 D램 1위 시장 자리는 2분기에도 탈환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전사 영업이익 추월도 허용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업황 기대가 커지고 반도체 불황기에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온 모바일과 디스플레이도 성수기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하반기 삼성 HBM의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파운드리 적자 축소 등도 주요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개선제품의 엔비디아 퀄 테스트 통과와 HBM4(6세대) 제품의 양산, 파운드리의 경우 연말 반도체 칩에 적용 예정인 첨단 2 나노 공정에 주력하는 한편, 28 나노 이상 레거시(성숙) 공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HBM, 서버향 LPDDR5X 등을 통해 고용량화 추세에 적극 대응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AI 서버향 128기가바이트(GB) 이상 DDR5 및 24기가 비트(Gb) GDDR7 판매를 지속 확대하겠다”면서 “시스템LSI은 2026년향 플래그십 라인업 진입을 목표로 엑시노스의 경쟁력 극대화에 집중할 것이다. 파운드리는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적용 모바일 신제품 양산 본격화와 주요 거래선 판매 확대로 가동률 향상·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