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조작으로 180억 원에 육박하는 대출금을 빼돌린 뒤 가상 화폐 투자 등에 사용한 우리은행 전 직원(국제신문 지난해 12월 13일 자 온라인 등 보도)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국제신문 DB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민달기 고법판사)는 1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리은행 전 직원 A(30대)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1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23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개인과 기업 등 고객 17명 명의를 도용해 35차례에 걸쳐 임의로 대출을 신청한 뒤 177억7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 과정에서 ‘여신거래약정서’ 등 대출 신청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정상적인 대출인 것처럼 꾸몄다.

A 씨는 비슷한 시기 ‘남아 있는 대출 절차를 위해 기존에 입금된 대출금을 잠시 인출해야 한다’고 개인 고객 2명을 속여 2억2000만 원을 지인 계좌로 입금받아 가로챈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범죄 수익 대부분을 가상 자산 투자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피해 복구 가능성이 희박한 점 등을 고려해 A 씨에게 중형을 선고하고 우리은행 법인에 105억2000만 원을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A 씨와 검찰 측은 각각 형량이 너무 무겁다거나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A 씨 측의 손을 들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일부 피해 회복을 자발적으로 제공하고 협조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