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진보와 보수, 삭은 이념의 이엉부터 갈아라 /강동수

최근 양 진영의 내부논쟁 만시지탄

이념 재구성 거쳐 대북인식 재정비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세상 돌아가는 일에 따따부따 참견하는 일로 먹고 사는 터라 이런저런 시사·정치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보는 것도 일과 중의 하나다. 기자가 들어가는 사이트는 세칭 극우로 분류되는 인사에서부터 급진 좌파로 불리는 단체의 것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그들의 글을 읽다 보면 세상사에 대한 평가와 인식이 이렇게도 다를 수가 있나 하고 새삼스러운 놀라움에 사로잡힌다.

그 중에도 가장 큰 편차를 보이는 건 뭐니뭐니 해도 대북문제일 터다. 북한 김정일 체제를 당장 지상에서 절멸시켜야 할 대상으로 규정해 호전적인 통일론을 펴는 사람이 있다. 혹은 북한에 대한 끊임없는 지원을 통해 장기적으로 연방제 통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글을 볼 때도 있다. 그들은 '종북주의자', '수구 꼴통' 따위 살벌한 용어로 상대를 타매해 마지 않는다. 도무지 중도가 끼어들 틈이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 재미있는, 혹은 희망적인 현상이 발견된다. 진보 내부에서, 혹은 보수끼리 논쟁이 벌어지는 게 그것이다. 그 중 하나가 진보적 논조의 한 신문이 '김정은 3대세습'에 대한 민노당의 모호한 태도를 비판한 대목이다. 그 신문은 "민노당은 3대 세습을 인정하겠다는 것인가"하고 호되게 나무랐다. 북한의 3대세습은 민주주의는 물론 사회주의와도 아무런 관련 없는 퇴행적인 현상이며 평화 통일에 바람직하지 않은데도 민노당이 침묵하는 건 올바른 진보적 가치가 아니란 게 그 신문의 주장이었다.

민노당이 발끈했다. 이정희 당대표는 "말하지 않는 것이 나와 민주노동당의 선택"이라며 "이것 때문에 비난받아야 한다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3대 세습에 대한 비판을 강요하는 건) 국가보안법의 법정 내 논리가 변형되어 진보언론 안에도 스며들어 온 것"이라고도 반박했다. 그러자 진중권, 홍세화, 손호철 씨 같은 진보 논객들이 민노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강정구 씨 등은 민노당을 옹호했다.

찬반논리가 이미 다양하게 제기된 터이므로 여기서 장황하게 덧붙일 것까진 없겠다. 다만 이런 논쟁은 진작 있었어야 했으며 앞으로 더 치열한 논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김정일 정권의 막가파식 통치는 남북 교류의 확대를 통한 평화통일을 주장해온 진보진영을 곤혹스럽게 만든 게 사실이다. 북한 정권을 매섭게 비판하자니 한반도의 긴장 고조가 걱정되고, 그렇다고 무턱대고 편들 수만도 없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북한 정권의 성격과 북한 민주화에 대한 기본 원칙은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정리를 할 때가 아닐까. "오냐 오냐"만 할 게 아니라 3대세습 따위 세계사의 희·비극은 따끔하게 비판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거다.

비슷한 현상은 보수 진영에서도 발견된다. 최근 뉴라이트 핵심 논객의 한 사람인 안병직 시대정신 대표가 시대 변화에 맞춰 반공주의를 버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게 발단이었다. 왕년의 반공주의가 한국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하는 기제로 악용된 측면이 있고 세계사적 조류로 봐도 시효가 끝났는데도 낡은 반공주의에 집착해서야 되겠느냐는 거다. 그러자 또 다른 보수논객 조갑제 씨가 "반공은 헌법적 명령이며 반공 없이는 대한민국 체제가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취지로 반박해 논쟁을 촉발시켰다.
매카시즘적 반공주의가 보수의 아킬레스 건이었고 보면 이런 논쟁은 진작 나와야 했다. '수구'란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에 대한 노선 정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보수 내부의 논쟁은 최근 세상을 뜬 황장엽 씨에게 훈장을 주고 현충원에 안장한 게 과연 온당한 일이냐는 논쟁으로 옮아가 있다. 이 역시 보수로선 따져볼 만한 이슈다.

시대가 바뀌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 정세도 바뀌었다. 그렇다면 진보건, 보수건 자기 노선에 대한 비판적 재검토와 이념 재구성에 나서야 할 때 아닌가. 삭은 이엉부터 갈라는 이야기다. 진영 논리에만 매몰될 게 아니라 치열한 내부 토론을 벌여야 할 때라는 거다. 북한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는 진보, 매카시즘적 반공주의가 자유민주주의의 적이라는 것은 인정하는 보수…. 대북 문제에 대한 보수와 진보의 입장 통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적어도 상대가 던지는 비판은 귀담아 듣고 진로를 고민해야 한다. 이건 결코 양비론이 아니다. 그래야 역사가 발전한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태풍 ‘다나스’ 주말 부울경 관통
  2. 2사상역에 ‘광역환승센터’, 지하연결통로도 생긴다
  3. 3‘낙동강변 살인사건’ 담당 경찰 “재심 청구인들 무죄 예상했다”
  4. 4가야롯데캐슬 60 :1(평균 경쟁률) 올 최고…부산진구 분양대전 막 내려
  5. 5쾌속 질주하던 일본 자동차…불매운동에 실적 급제동
  6. 6'일본 보복 대응' 비상협력기구 만든다
  7. 7북항 2단계 개발콘셉트 국제공모전, 상지건축사무소 컨소시엄 작품 당선
  8. 8오거돈, 네이버 ‘지역언론 패싱’ 전국 공론화 약속
  9. 9양산선 개통 3년 지연에 “피해 누가 책임지나” 주민 분통
  10. 10동남권 관문공항은 찬성하지만…부산시민 관심은 ‘별로’
  1. 1정두언 유서에 “가족에게 미안”…극단적 선택한 이유는?
  2. 2오거돈 부산시장 "네이버 지역 언론 배제 전국 공론화하겠다"
  3. 3청와대 “이게 진정 국민의 목소린가”… 조선·중앙일보 제목 보니
  4. 4文대통령·여야 5당대표 회동 후 靑서 공동발표문 내놓기로
  5. 5文대통령 "초당적 대응 시급"…黃 "한일 정상 마주 앉아야"
  6. 6김성원 의원 교통사고 당해 운전한 비서 음주운전 적발
  7. 7부산 중구 「인권으로 통하는 행정복지」 직원 교육 실시
  8. 8건협 부산검진센터, ‘무료 가훈써주기’ 행사 진행
  9. 9부산 중구 보수동 동화반점 『시원한 여름나기를 위한 나눔 릴레이 』 다섯번째 참여
  10. 10신평1동 단체장협의회, 경로당에 에어컨 기탁
  1. 1북항 2단계 개발콘셉트 국제공모전, 상지건축사무소 컨소시엄 작품 당선
  2. 2분단 이후 잊힌 북녘의 바다…희귀 사진 한곳에
  3. 3부산항 빈 컨테이너 44%가 상태 불량
  4. 4가야롯데캐슬 60 :1(평균 경쟁률) 올 최고…부산진구 분양대전 막 내려
  5. 5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의 표명
  6. 6쾌속 질주하던 일본 자동차…불매운동에 실적 급제동
  7. 7신항 서컨테이너 부두도 해외운영사 장악 우려
  8. 8금융·증시 동향
  9. 9정부, WTO 일반 이사회에 고위급 파견
  10. 10SKT 전국 10대 ‘5G클러스터’ 지정, 부산은 서면·남포동…해운대는 빠져
  1. 1태풍 ‘다나스’ 북상 중…전국 많은 비, 한반도 영향은?
  2. 2태풍 다나스, 일본기상청 이동 예상경로 보니… “대형태풍, 21일 한반도 진입”
  3. 3태풍 ‘다나스’ 토요일 남부 관통할 듯…지난밤 강도 세져 집중호우 예상
  4. 4‘강제추행 혐의’ 이민우 검찰송치… ‘작은 오해’ 해명했지만 CCTV에는
  5. 5“이것도 일본꺼야?” 모르고 썼던 일제, 노노재팬서 확인해 보니…
  6. 6최순실 구치소 목욕탕서 ‘꽈당’… 이마 30바늘 꿰매
  7. 7'나홀로 고양이' 인덕션 장난 반복하다가 '방화'
  8. 8한일 기상청 태풍 ‘다나스’예상 경로 엇갈려···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9. 95호 태풍 ‘다나스’ 북상 중…한반도 영향은?
  10. 10고양이가 인덕션 켜 화재, 10분만에 진화…주인 “이전에도 수차례 불낼 뻔”
  1. 1프로야구 FA 상한제 ‘4년 80억’… “해외 유출 우려” - “중소형 선수 위해”
  2. 2‘공연음란행위’혐의 정병국···취한 상태도 아니고, 처음도 아니다
  3. 3한국 경영 간판 김서영, 메달 시동
  4. 4걸음마 뗀 한국 오픈워터, 팀 릴레이 18위로 마무리
  5. 5부산시체육회-부산테니스협, 사직테니스장 관리권 공방
  6. 6'11승 예감' 류현진, 20일 리그 최약체 마이애미전 선발 등판
  7. 7단내나게 훈련했다…김서영 메달 사냥 스타트
  8. 8한국 오픈워터 대표팀, 첫 국제대회 ‘눈물의 완영’
  9. 9고진영·이민지, LPGA 팀매치 3언더 ‘굿 스타트’
  10. 10류현진 20일 말린스전 11승 도전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이기대·청사포가 눈앞서 사라진다면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기고 [전체보기]
약사 위상강화와 전문 보조인력 필요성 /정연일
오징어 금지 체장 강화? 현장 소리 듣길 /정성문
기자수첩 [전체보기]
창업 정책 보는 시각 교정할 때 /민건태
수변공원 해법, 야구장에 있다 /김진룡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기생충의 세상, 그 우화의 이면
‘나이 듦의 미덕’이라는 어려운 과제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음악과 통일
국악, 월드뮤직을 꿈꾸며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인권을 넘어설 지위는 없다 /이병욱
한국 ‘기술독립’이 급하다 /조민희
도청도설 [전체보기]
합리적 보수의 죽음
남녀 상금 격차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낭독의 문화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은근한 풋내, 곤드레밥
대통령도 즐긴 화포 메기국
사설 [전체보기]
일본 수출 규제 초당적 대처 비상협력기구 주목한다
기준금리 전격 인하…바닥 경기 선제 대응 효과 내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정년, 노인 연령 기준 그리고 노인 복지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바람둥이 화가의 영원한 사랑
고흐보다 더 아파보였던 의사
이홍 칼럼 [전체보기]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파괴적 정쟁 역사의 데자뷔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선거제 개혁 제대로 이뤄질까
부산시 정무라인을 향한 시선들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7월의 음악예찬
플래툰과 현을 위한 아다지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온도
와인 속의 삼총사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정희를 흠모한 이한복
1952년 부산 영도 해안
  • ATC 부산 성공 기원 달빛 걷기대회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