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야구는 멘털 게임이다 /최원열

롯데 준PO 탈락… 평정심 잃은 결과

박찬호·추신수처럼 정신력으로 재무장, 내년 가을 노리자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영화의 물결이 출렁이기 시작한 부산은 축제 분위기다. 하나 마음 한편에서는 쌀쌀한 날씨만큼이나 썰렁하고 씁쓸한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 내리 3년을 가을야구 '맛보기'만 봤기 때문이다. 구도 부산 팬들이 그토록 열망했던 정상 고지가 바로 눈앞까지 다가왔는데, 아뿔싸 첫 시험대에서 낙마해 버렸으니 이를 뭘로 표현할 수 있으랴.

거인 군단의 준플레이오프 성적 2승 3패는 나름대로 선전한 결과다. 그간 3전패와 1승 3패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말이다. 표면적으로는 스릴(?) 만점의 승부였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납득할만한 수준'의 경기를 펼쳤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4차전 사직 경기에서 패했던 날, 지하철역을 빠져나오려는데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젊은이가 느닷없이 다가와서는 "홈경기에서 만날 지니 쪽팔려 죽겠다"며 상의를 거칠게 벗어 버렸다.

그 심정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되돌아보면 '복기'해봐야할 아쉬운 장면들이 많았다. 컨디션에 문제가 없어 보였던 에이스를 왜 초반에 끌어내렸을까. 구원 투수가 몸이 풀릴 때까지 놔두질 않고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불펜진을 투입한 절박한 이유가 있었나. 투수 앞 땅볼 때 느린 주자가 3루로 뛰는 것을 왜 저지하지 못했는지 등등. 속상했던 사람들이 많았을 터이다.

아깝게 졌던 3차전을 패인이라고 지적하는 분들이 많다. 사실 그때가 분수령이었다. 이후 거인들은 추풍낙엽처럼 대패 행진하며 힘없이 나가떨어졌다. 같은 2승 3패라도 승과 패를 주고 받으며 박진감 있게 펼쳐지는 것과 2연승 후 3연패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지 않은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세 단계로 나눠볼 수 있을 듯하다. 상대에 주눅들지 않고 '노 피어(no fear)' 정신으로 나섰던 1, 2차전과 2%의 아쉬움이 남았던 3차전, 그리고 불안과 조급증을 드러내며 스스로 무너진 4, 5차전으로 이어졌다. 롯데가 결국 '골리앗'의 신세가 된 원인이 여기에 있다. 평정심을 잃고 마음이 흔들렸던 것이다.

흔히들 멘털(mental) 게임, 다시 말해 정신력에 의해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로 골프를 꼽는다. 그 대표적인 예가 타이거 우즈다. 파워로 상대를 압도했던 우즈는 프로골프사에서 전설로 기록될 만한 인물이다. 그런 골프황제가 요즘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세마저도 불안해 과연 우즈가 맞나 싶을 정도다. 그 결정타가 혼외정사로 인한 가정 파탄이었다. 이혼 위자료로 물경 9200억 원을 주고 간신히 수습하기는 했으되, 경기력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예전의 우즈는 샷 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 못할 정도로 강한 집중력을 보였다. 한마디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무아지경에 빠져들었던 그였다. 하지만 멘털이 무너지면서 졸지에 황제의 위력을 잃어버렸다.

골프 못지않은 멘털 게임이 야구다. 박찬호와 추신수를 보라. 척박하기 짝이 없는 미국 메이저리그 풍토에서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통산 124승으로 아시아투수 최다승이라는 금자탑을 쌓고, 2년 연속 3할대 타율에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그들을. 도대체 무엇이 작용했던 것일까. 그것은 오뚝이 정신이 아니었을까. 쓰러져도 좌절하지 않고 굳건하게 일어서는 불굴의 정신력 말이다. 퇴물 취급을 받으면서,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지만 대기록을 세워 멘털 야구의 진수를 보여준 우리의 자랑스러운 영웅들이다. 더욱이 이들에게는 거인 군단처럼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팬들도 없었다. 소속팀들이 최하위권 성적이어서 '외로운 투쟁'을 해야만 하는 어려움까지 이겨내야 했기에 그 성과가 너무나 값진 것이다.

찬호는 말했다. 달콤한 사탕을 먹어서 탈이 났다면 그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없어진다고. 거인들은 잠시 탈이 났을 뿐이다. 발전은 변화에서 생기며 성공은 결국 인내하는 자에게 주어진다는 찬호의 다짐을 교훈 삼아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을 기른다면 정상의 문은 활짝 열릴 것이다. 5차전 때 한 팬이 들고 나온 피켓이 깊은 울림으로 와닿는다. '롯데는 내년 가을에도 돌아온다. 최고의 팬들과 함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찐尹’ PK 총선 출마설…국힘 현역들 예의주시
  2. 2임기 시작되자 자기 임금부터 올리는 기초의회
  3. 3‘분양가 인상’ 계산기 두드리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4. 4승학터널, 2024년초 착공…엑스포 전인 2029년 개통
  5. 5산업은행, 부산이전 준비단 발족
  6. 629일 지면 5강 희망 끝…푹 쉰 롯데, KIA 잡아라
  7. 7근교산&그너머 <1299> 산청 보암산~수리봉
  8. 8‘재건축 대장’ 삼익비치 사업시행계획인가 받았다
  9. 9영화 선정하고 채팅·치맥 관람까지…BIFF 주인공은 “나야 나”
  10. 10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상> 주민자치 새로운 실험
  1. 1‘찐尹’ PK 총선 출마설…국힘 현역들 예의주시
  2. 2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상> 주민자치 새로운 실험
  3. 3주민이 지자체 조직 설계하는 ‘구성 자치권’ 논의 지지부진
  4. 4‘술자리 만찬’ 권성동 징계 심의 내달 6일...이준석도 같은 날
  5. 5“기업하기 좋은 부산 위해 규제혁신 앞장설 것”
  6. 6북한, 사흘 만에 또 탄도미사일 도발(종합)
  7. 7美 시장 권한 분산하는 개혁 추진…日 단체장 견제 행정위원회 운영
  8. 8윤 대통령, 해리스 미 부통령 접견...'외교 참사' 전환점 삼을 듯
  9. 9이재명,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개헌 특위 구성 제안
  10. 10'물고기 다니는 길' 부산 어도 26%만 정상
  1. 1‘분양가 인상’ 계산기 두드리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2. 2산업은행, 부산이전 준비단 발족
  3. 3‘재건축 대장’ 삼익비치 사업시행계획인가 받았다
  4. 4증시도 환율도 ‘검은 수요일’ 비명
  5. 5한국 대표산업, 석유화학 → IT·전기전자
  6. 6주가지수- 2022냔 9월 28일
  7. 7그린데이터센터(에코델타시티 내) 입주기업 줄섰다…수도권 포화 반사이익
  8. 8대우조선 다음 민영화는 누구?...최대 실적 HMM 될까?
  9. 9르노 부산공장 XM3 20만대 생산 ‘재도약 가속페달’(종합)
  10. 10올해 1~7월 부산인구 8000명 자연감소…전년比 2배↑
  1. 1임기 시작되자 자기 임금부터 올리는 기초의회
  2. 2승학터널, 2024년초 착공…엑스포 전인 2029년 개통
  3. 3부울경 낮 최저 14도 최고 29도...경남 안개 끼는 곳 많아
  4. 4위기가정 긴급 지원 <21> 직장암 투병 김영민 씨
  5. 5생곡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 개선할 때 됐다
  6. 6오늘의 날씨- 2022년 9월 29일
  7. 7영도캠핑장과 시너지 기대… 청학수변공원 관광형 재단장
  8. 8통영 장사도·욕지도, 거제 내도, 사천 월등도 ‘찾고싶은 가을 섬’ 선정
  9. 9부산판 여가부 폐지? 여성가족원 재편안에 시민사회 반발
  10. 10롯데百 광복점 임시사용 기간 1년 연장
  1. 129일 지면 5강 희망 끝…푹 쉰 롯데, KIA 잡아라
  2. 2벤투 ‘SON톱+더블 볼란치’ 카드, 본선서 ‘플랜A’ 될까
  3. 32022 전국체전 금메달 기대주 <3> 사이클 이혜진
  4. 4본선 상대 우루과이·가나 나란히 승전보
  5. 5LIV 시즌 최종전 총상금 715억 ‘돈잔치’
  6. 6“월드컵 우승 아르헨티나…한국은 조별 탈락”
  7. 7한발 더 앞서간 이의리, 김진욱의 시간은 올까
  8. 8우승 2억7000만 원…KLPGA 상금왕 판도 가를 빅매치 온다
  9. 92022 전국체전 금메달 기대주 <2> 사격 김장미
  10. 10LPGA 10개 대회 연속 무관…한국 선수들 우승가뭄 해소할까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주민자치 새로운 실험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복지환경위원회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이영희와 우영우, 그리고 우리들
제1부두서 부산비엔날레가 열린다고?
기고 [전체보기]
출발선 다른 청년정신장애인의 지원방향 묻다
사랑니는 꼭 빼야 하나요?
기명칼럼 [전체보기]
네옴시티와 행복도시
약자 복지와 보편적 복지
기자수첩 [전체보기]
표현도 가지각색, 부산 팬들의 뜨거운 롯데 사랑
김해시 현안, 전 시장 일이라도 수습을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민주당, 가망 있을까?
당신들의 세상이 아니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출산율 0.73 부산에 수의대를 허하라
4차 산업혁명과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영화관을 지켜낼 수 있을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새로운 음악생태계 모색
유형과 무형의 문화유산이 만날 때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산 조정대상지역 이번엔 해제될까
부산 역사 담은 롯데타워 되길
도청도설 [전체보기]
최동원 어록 펼침막
킹달러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영암 어란
기장군 말미잘탕
사설 [전체보기]
엑스포 맞춰 다져가는 동남권 광역급행 신교통 체계
야당발 개헌 제안, 국민과 미래 위해 내실 있는 논의를
세상읽기 [전체보기]
인구가 많아야 부자국가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국, 세계의 중심국이 되다
푸틴, 리더의 함정에 빠지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탈핵으로 가는 길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 메가시티
새 대통령에 거는 기대, 두잉(Do-ing)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난국 탈출, 대통령의 공감과 감응부터
민주당, ‘닮은꼴’ 영국 노동당에 배울 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외로워
인 비노 베리타스, 그리스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국민 언니’의 원조 강수연 배우를 떠나보내며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베토벤의 머리카락
‘보리밭 사잇길로’ 윤용하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신명연의 ‘양귀비꽃’
민화에 대한 수상한 시선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