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가 올해 1000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 수요가 회복되면서 김해공항은 이미 포화 상태다. 혼잡도가 심각해 시민 불편은 물론 부산 도시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해공항의 지형적 특성으로 인한 선회 착륙 사례가 늘면서 항공 안전 문제도 부각된다. ‘24시간 안전 운항’이 가능한 가덕도신공항의 조기 개항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는 이유다.

김해공항 국제선청사에 많은 여행객이 연휴를 이용해 해외 여행을 떠나기 위해 탑승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국제신문DB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김해공항 국제선 누적 이용객은 778만7125명이다. 월 평균 83만 명꼴로 연간 이용객은 1029만 명으로 예상된다. 이 수치가 현실화하면 김해공항 개항 49년 만에 첫 국제선 1000만 명 돌파이자 연간 이용객 역대 최다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7곳 지방 국제공항 중 최초로 연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대기록이다. 이는 마냥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현재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의 수용 능력은 830만 명에 그친다. 수용 능력을 초과하면서 김해공항 혼잡도와 이용객 불편이 날로 심각해진다. 성수기·비수기를 막론하고 국제선 출발·도착이 집중된 오전시간 대에는 ‘도떼기시장’을 방불케한다. 이처럼 김해공항 이용객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활주로 확장이나 소음 문제로 24시간 운영은 불가능하다.

김해공항은 활주로 양쪽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정상적인 직선 항로 착륙이 어렵다. 안전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최근 기후변화로 바다에서 불어오는 남풍이 잦아지면서 선회 착륙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김해공항 인근 돗대산을 피하려 선회 반경을 짧게 돌다 보면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2004년 중국 민항기가 선회 접근 중 돗대산과 충돌해 129명이 숨졌다. 지난 6월에는 대만 중화항공 소속 여객기가 돗대산과 1㎞ 남짓한 거리에서 착륙을 시도하다 복항하는 일이 발생했다. 선회 착륙 사례가 잦아지자 경남 김해시가 지난 7월 정부를 상대로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촉구했다. 최근 일부에서 ‘김해공항 확장론’이 나오고 있으나 활주로를 추가하려면 인근 산을 깎아야 하는 데다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해 설득력이 떨어진다. 2020년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가 김해공항 확장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해공항 이용객 포화 상태와 안전성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가덕도신공항 적기 개항이다. 신공항은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며, 해상에 있어 소음 피해나 선회 착륙 같은 위험 요소로부터 자유롭다. 하지만 가덕도신공항은 부지 조성 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이 공사 참여를 포기하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로 인해 전체 사업 일정은 지연되고 추가 사업비 부담도 불가피하다. 국토교통부는 가덕도신공항 공사 재입찰을 서둘러 사업을 정상화해야 마땅하다. 부산 울산 경남 주민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동남권 관문공항 건립을 지체해선 안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