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차질 없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약속했다. 지난 7일 신공항 예정 부지인 부산 강서구 대항동에서 직접 내놓은 발언이다. 김 장관은 “가덕도신공항이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라서 찾아왔다”며 “정부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현명한 방법을 찾아나가겠다. 충분한 안전성과 품질을 확보하면서도 신속하게 재추진할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앞서 지난달 25일 부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좌초되지 않게, 지연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단 신공항 공사의 신속 추진에 관한 대통령과 주무 장관의 의지는 확인된 셈이다.

김윤덕(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일 부산 강서구 대항동 가덕도신공항 예정부지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현장설명을 듣고 있다. 국제신문 DB

그러나 대통령이나 장관 말만 믿고 기다리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부지공사 시공사는 벌써 정해지고 착공까지 갔어야 한다. 하지만 수의계약 당사자였던 현대건설의 말 바꾸기로 착공은커녕 공사 주체도 못 정한 채 시간만 보내는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현대건설의 수의계약 자격 박탈 이후 서둘러 ‘플랜B’를 마련하라는 부산의 목소리에도 3개월이 넘도록 이렇다 할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다른 사업장 산업재해로 정부 압박을 받던 포스코이앤씨마저 현대건설컨소시엄에서 탈퇴하는 등 악재가 쌓여간다. 포스코이앤씨는 컨소시엄에서 현대 대우 다음으로 지분이 많아 시공사 재선정 작업이 시작되면 신규 주간사를 맡을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던 회사다. 가덕도신공항을 이 상태로 두면 언제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 못한다.

이재명 정부는 균형발전을 국가 성장 전략으로 삼고 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단순히 공항 하나를 추가하는 차원이 아니라 이 균형발전의 동력이다. 정부는 해양수산부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으로 부산을 서울 수도권에 대항하는 해양수도권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여러 차례 밝혔다. 북극항로가 활성화하고 부산이 그 거점이 되면 육·해상 물류에 연계된 24시간 운영 관문공항 인프라는 필수 시설이다. 가덕도신공항은 부산을 글로벌 항만도시 반열에 올릴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완성할 핵심 퍼즐이기도 하다.

김 장관이 지난달 31일 취임 후 항공기 사고가 났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이어 두번째로 가덕도를 찾은 건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그만큼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는 인식을 부산 시민과 공유하기 때문일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사업 진행을 위해 건설업계와 여러 차례 공개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언급되지 않았던 대기업 건설사가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시공사 선정 절차에 많은 시간을 허비했기 때문에 공사기간에 관한 압박은 한층 심해진 상황이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이미 많이 늦어졌다. 좌초도 지연도 없게 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과 현명한 해법을 찾겠다는 김 장관의 공언이 하루 빨리 실행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