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위는 이날 1차 회의를 열고 정부 조직 개편을 위한 별도 TF를 구성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국정 로드맵을 꾸리는 과정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건 국정 과제 우선순위 선정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수많은 공약을 쏟아 냈다. 그 가운데는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 대책이 없거나 지역간 갈등을 유발하는 것도 있다. 해사사건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독립법원인 해사법원 설립이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이를 부산과 수도권인 인천에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해사법원이 쪼개지면 그 효과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국토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정기획위는 국정 과제 선정시, 부산이 조선과 물류 등에서 인천보다 우위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부산에 공약한 가덕도신공항 건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HMM 본사 부산 유치 등이 국정 과제에 포함되길 바란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가덕도신공항이 부산의 미래와 직결된 핵심 국책사업”이라며 문제를 찾아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건설사업은 현대건설 이탈로 난항을 겪고 있다. 재입찰 과정을 거쳐 가덕도신공항이 적기 개항하려면 국정 과제가 돼야 더 큰 동력을 얻을 수 있다. 해수부 부산 이전은 이 대통령의 해양수도 부산 구상의 첫걸음이다. 공약 상징성과 파급효과를 고려하면 국정 과제 우선 순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국정기획위는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해양 관련 기능을 해수부로 집적시켜야 정책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하겠다. 경남도는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 등 100개 사업을, 울산시는 울산도시철도 2~4호선 건설과 제조 AI 혁신 허브 조성 등을 국정 과제로 기대하고 있다.

국정기획위가 부산 공약을 대거 국정 과제에 포함하도록 부산시와 정치권,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국정기획위와 부산 국회의원간의 공조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하겠다. 부산·경남 출신 7명의 전문분과별 위원의 활약도 기대된다. 부산·경남 여론에 귀 기울이고 부울경 공약이 정책에 반영되도록 힘써야 함은 당연하다. 특히 국정기획위의 ‘균형발전 특별위원회’는 자치분권 강화와 지방재정 확충 등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과 이행계획을 제대로 수립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