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통령을 뽑는 6·3대선 사전투표가 29, 30일 이틀간 실시된다. 다음 달 3일 본투표에 앞서 실시되는 사전투표는 이제 사실상 ‘1차 본투표’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2022년 대선 당시 사전투표율은 36.9%로 당일 본투표율 40.2%와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총선에서도 본투표율(35.7%)에 근접한 31.3%를 기록했다. 사전투표는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려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전 선거와 달리 이번 사전투표는 휴일을 하루도 끼지 않고 평일에 치러져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단할 수 없다.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일주일 앞둔 27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수원보훈요양원(원장 박진기)에서 유권자들이 거소 투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28일부터 선거 여론조사를 공개할 수 없는 깜깜이 구간이 시작되면서 각 당이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판세를 보면 정권 교체론이 재창출론보다 우세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보수 지지층 결집을 발판 삼아 격차를 좁히는 양상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부하며 완주 의지를 밝혔다. 유력 후보들과 각 정당은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에서 투표할 예정이다. 김문수 후보는 지지층을 향해 “걱정하지 말고 사전투표에 참여해주기 바란다. 저도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후보는 ‘사전투표제 폐지’를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부정선거를 우려한 지지층이 사전투표에 불참하고 전체 투표율이 낮아지면 가뜩이나 불리한 판세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선거 막판으로 가면서 ‘탄핵 심판론’과 민주당 3권 장악에 대한 ‘견제론’ 대립각이 첨예화하는 모양새다. 유권자는 주변 시선이나 근거 없는 주장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판단기준으로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 우선 각 후보의 공약을 면밀히 따져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거대 양당이 후보들의 정책을 살펴볼 공약집을 뒤늦게 내놓는 것은 비난받을 만하다. 국민의힘은 26일 오후 당 누리집에 우선 공개했고 민주당은 28일께 발표할 예정이다. 유권자는 후보자 정책을 참조해 더 나은 미래를 책임질 후보가 누굴지 확인한 후 사전투표장에 가길 바란다. 민생은 뒷전인 정치에 신물이 난다며 선거에 관심을 거둔 이들도 적지 않지만 그럴수록 한 표 행사가 필요하다. 이번 대선 재외국민투표율이 79.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투표는 국민의 주권행사이자 정치권력에 대한 강력한 견제 수단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 불신을 해소하도록 보완책을 더욱 강화해야 하겠다. 투표지 분류 및 개표 과정을 투명하게 해야 하는 것은 물론 투표함 이송절차 등에 있어서 오해를 사지 않도록 완벽하게 관리해야 마땅하다. 또 이번 사전투표가 평일에 진행되는 만큼, 근로자들이 원활히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