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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디지털 치료 허브’ 부산

  •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   입력 : 2024-06-20 19:21:3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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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들은 마약성 진통제로 극심한 통증을 견딘다.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은 늘 걱정이다. 미국 조지타운대 연구진은 최근 가상현실(VR) 체험이 통증을 줄일 수 있는지 실험했다. 암 환자 128명에게 10분간 자연 환경이 담긴 VR과 2차원(2D) 영상을 보고 통증 증감을 자가 진단(0~10점)하게 했다. VR 체험 환자의 통증 감소는 1.4점으로 2D 시청 환자 평균(0.7점)을 앞섰다. 연구진은 암 환자에게 진통제와 VR을 동시 처방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기대했다. 앞서 북아일랜드 벨파스트퀸즈대가 VR의 치료를 다룬 논문 31건을 분석한 결과 통증과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컸다고 한다.

질병 치료·관리에 이용되는 VR·웨어러블 기기나 컴퓨터 프로그램(앱)을 디지털 치료제라고 한다. 의사 처방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헬스케어 제품과는 다르다. 독성이나 부작용이 거의 없고 비용도 저렴하다. 최근에는 디지털 치료제 개발이 불면증과 눈 기능 치료까지 확대되고 있다. 에임메드와 웰트가 개발한 불면증 개선용 소프트웨어는 정식 사용 허가를 받았다. 불면증은 국민 1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의사가 처방한 앱을 이용하면 진료와 진료 사이에 증상 모니터링과 생활 습관 교정이 가능하다. 의사 출신인 강성지 웰트 대표는 “의사와 환자 모두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중앙대병원 연구진은 2022년 성인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를 위해 개발한 게임이 주의력과 불안·공격성 점수를 호전시켰다는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부산 경남에서도 디지털치료제 창업이 활발하다. 경남 창원의 아이씨유코퍼레이션은 소아 사시 치료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부산의 쉐어앤서비스는 가정에서 호흡근육 훈련을 돕는 앱을 상용화했다. 고신대병원 혈액종양내과도 진통제 복용에 따른 통증 완화를 모니터링하는 앱을 개발 중이다. 디지털치료제 시장은 2020년 4조5690억 원에서 2028년 23조9340억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약물이 잘 듣지 않는 만성질환자 증가와 함께 치료에서 예방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뀐 영향이 크다.

부산시의회가 디지털 치료제 산업을 키우기 위해 조례를 제정한다. 의료·블록체인 특구이자 종합병원이 많은 장점을 살려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국 1위(23.17%)여서 디지털치료제 테스트베드로 적당하다고 한다. 부산이 의료기관 방문의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부작용도 덜한 디지털치료제 산업의 허브가 되길 기대한다.

이노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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