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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마황’ 황성빈 보는 재미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4-06-10 19:39:15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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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밤 10시 조금 넘은 시각, 부산도시철도 1호선 교대역 승강장에 들어서자 짙은 하늘색 윗옷을 입은 젊은이가 꽤 많았다. 그 하늘색 옷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초창기 유니폼을 활용한 저지였다. 이건 인근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있었다는 뜻이다. 야구 관람을 마친 관중이 교대역까지 걸어와 도시철도로 귀가하는 익숙한 풍경이었다. 표정들이 밝은 걸로 봐선 자이언츠가 이긴 듯하다.

집에 도착해 편한 차림으로 갈아입고 누워 영상을 검색하니 과연 자이언츠가 이겼다. 하이라이트 영상 속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에너자이저’로 떠오른 황성빈 선수가 SSG 랜더스를 상대하며 그라운드를 헤집고 있었다. 그에게 붙은 별명이 ‘마황’이다. 마성의 황성빈 줄임말이다. KBO는 지난 9일 롯데-SSG 경기의 5회말 영상을 따로 편집해 내보내며 제목을 이렇게 달았다. ‘황성빈은 내보내면 안 된다’.

SSG 투수 한두솔이 던진 공을 황성빈이 쳤다. 고만고만한 땅볼로 보였는데, 유격수 박성한은 조금 허둥대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황성빈 1루 세이프. 박정권 해설위원이 말했다. “황성빈 같은 선수가 치면 내야수는 마음이 급해지죠.” 한두솔은 1루를 향해 견제구를 4개 던졌다. 그런데도 기어코 황성빈은 2루를 훔쳤다. 24호 도루였다. 뒤이은 타자 윤동희는 3루타를 날렸고, 유니폼에 흙을 잔뜩 묻힌 황성빈은 홈까지 여유 있게 들어왔다. 1점 추가. 박정권 위원이 말했다. “한두솔 투수가 과도하게 (황선빈을) 신경 쓴 데가 없지 않다.”

지난 5월 17일 두산 베어스 대 롯데 자이언츠 서울 잠실 경기 쇼츠 영상을 보면 황성빈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3번 보여준다. 내야땅볼을 치고도 전력 질주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에서 생존. 뒷 타자가 번트를 대자 2루로 질주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생존. 그 순간 공을 받은 두산 2루수가 주춤하며 뒤로 살짝 넘어지는 낌새를 느끼자 냅다 3루로 뛰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안착. 후속 타자 안타 때 홈 안착. 1점 추가.

야구는 단체 경기여서 여러 선수가 고루 잘해줘야 한다. 요즘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보면 여러 선수가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한 선수만 콕 찍어 글로 쓰는 일이 좀 주저되기도 한다. 그렇다 해도 황성빈 이야기는 해두고 싶었다. 간절히 살고 싶어 하고, 절실히 이기고 싶어 하며, 미치도록 달리는, 덩치가 크지도 않은 저 선수의 모습에서 독특한 에너지를 받기 때문이다.

조봉권 부국장 겸 문화라이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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