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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고단한 ‘마처세대’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4-06-06 19:22:4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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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처세대’는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며 동시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로 주로 1960년대생(만 55~64세)을 일컫는다. 이들은 현재 부모나 자녀 중 한쪽을 부양하거나 양쪽을 모두 부양하고 있다. 그러느라 정작 자신의 노후 준비는 제대로 하지 못한다. KBS가 마처세대를 다룬 ‘860만 은퇴 쓰나미-60년대생이 온다’ 다큐 프로그램이 최근 유튜브에서 조회수 416만 회를 돌파하며 중년층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휴대전화 하나 들고 밤새 대리기사로 뛰지만 대학원 다니는 자식 교육비와 대출금 갚기가 벅찬 남성, 맞벌이하는 아들 대신 손주를 돌보며 시어머니 요양원비를 위해 마트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여성 등 고단한 60년대생 사연을 담았다.

1960년대생은 약 860만 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가장 높은 비중(18%)을 차지한다. 이들은 경제성장기 혜택을 봤으나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차례로 겪으며 부의 양극화가 심화된 세대다. 젊은 시절에는 자식들을 키우면서 내 집 마련에 힘썼고,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에는 부모를 돌보고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장성한 자녀가 직장을 구하지 못해 계속 챙겨야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우리나라 청년 3명 중 2명이 ‘캥거루족’이라고 한다. 부모에게 얹혀살거나 따로 살더라도 경제적·심리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황광훈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5~34세 가운데 캥거루족 비율은 2020년 기준으로 66%에 달했다. 집값이 비싼 수도권에서 비율이 높고,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고용노동부의 4월 고용동향을 보면 60세 이상 고령층의 취업자 증가세가 2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대리 운전과 동년배나 70,80대 어르신을 돌보는 사회복지분야 일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마처세대 상당수가 이중 부양 부담을 덜려고 은퇴 후 재취업 시장을 떠돌고 있는 셈이다.

1960년대생 10명 중 9명은 자신들의 노후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3명 중 1명은 고독사가 걱정이다.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960년대생 9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마처세대의 과도한 희생과 부담은 가족 갈등을 일으키고 사회 안전망을 흔들 수 있다. 안전한 노후를 개인에게만 맡길 순 없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경제 활성화로 젊은 세대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도 마처세대의 짐을 덜어주는 일이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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