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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그라믄 안돼” 팬의 사랑으로 사는 사람이…

김태형 부경대 겸임교수

  • 김태형 부경대 겸임교수
  •  |   입력 : 2024-05-29 19:53:09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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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호중의 음주 사고 소식이 기사화되며 연일 대한민국이 시끄럽다.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김호중은 음주운전과 함께 소속사와 조직적으로 사고를 은폐하려한 정황을 의심받고 있다.

소속사는 김호중이 음주를 한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으나 국과수 분석 결과 음주 정황 등이 드러났고 사고 열흘 만에 음주운전을 인정했다. 현재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 상태에 있다.

한 명의 가수가 음주운전을 하든, 거짓 주장을 하든 왜 이리 관심을 가지는지, 이렇게 엄한 잣대를 들이대는지 팬들은 반문할 수도 있다.

김호중은 공인이다. 사전적 의미의 공인은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뜻한다. 그러나 일반적 의미의 공인은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 스포츠 선수 인플루언서 사회운동가 등 ‘대중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 즉,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을 가리킨다. 공인은 대중의 인기를 기반으로 일반인은 상상조차 못 할 많은 금액의 돈을 벌며 사랑받기에 그들의 행동, 일거수일투족은 항상 타인의 관심을 받고 노출되기 쉽다. 그러기에 더욱 다른 사람들의 본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김호중은 음주운전 사고 후 지난 24일 구속심사일 전까지 공연을 취소하지 않았고 앞서 18,19일은 창원에서 콘서트를 강행했고 23일 열린 서울 공연도 그대로 진행됐다.

소속사 측은 구속 심사가 열렸던 24일에도 공연 의지를 밝히며, 법원에 심사 일정을 미뤄달라고 요청했으나 기각되자 그때야 공연을 포기했다.

연예인의 사건사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방송에 출연 정지당한 연예인이 5월 현재 마약사범(28명), 성범죄자(14명), 노출(9명) 사기·경제사범 (3명), 불법 상습도박(4명), 음주운전 (13명), 버닝썬 사태 등 그 외(13명) 등이다. 현재 출연 정지되었다가 복구된 50여 명은 포함하지 않았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고 누구나 실수한다. ‘人恒過然後能改(인항과연후능개)’. 맹자 6편 ‘告子章句下(고자장구하)’에서 맹자는 인간은 항상 실수한 다음에야 고친다고 말했다. ‘Errare humanum est (실수하는 것은 인간적이다. 그러나 실수들 안에 고집스레 머무는 것은 악마적이다)’ 는 라틴 속담도,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는 한국 속담도 같은 의미이다.

그러기에 인간에게는 자신의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고 독선과 아집이 아닌 빠른 인정과 반성이 필요한 것이다. 사고 후 빠른 인정과 합의, 사과였으면 일이 이토록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김호중의 이번 행보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공인으로서 매우 안타까운 것도 이 때문이다.

2021년 6월 30일에도 김호중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정적인 글을 게재했다는 이유로 286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그중에는 무명 시절 경남 진주에서 그의 밥을 해주며 뒷바라지를 해주던 ‘진주 이모’라 불리던 김모 씨(76)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열성 팬 조직의 공격으로 가게 문까지 닫았다. 좋은 소리를 해야만 팬인가. 쓴소리를 하면 팬이 되지 못하는 것인가. 고교 1학년 때 경북지역 조직폭력 단체에 가입해 조직폭력배가 된 것도, 불성실한 학교생활로 경북예고를 퇴학당한 것도 노래 하나로 미화하고 용서해 주는 팬만 팬인가.

잘 나가다가 선 넘은 사건 한 방에 이미지가 실추하고 대세 소리 듣다가 순식간에 비호감이 되는 연예인이 너무나 많다. 지금의 사랑받음이 그대들이 잘남보다 팬들의 사랑 때문 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팬심을 한마디로 잘 표현한 글이 있다. ‘팬은 만인의 연인에게 불특정 다수를 자청하는 사랑의 바보다. 그 외로운 사랑을 일일이 응답해 줄 수는 없어도 배신감에 울게 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은가(드라마 응답하라 1997 중)’. 팬이 좋아하는 스타를 아끼는 마음은 아가페적이다. 보답을 원치 않는 무한의 사랑, 하지만 그 결과가 기만이나 조롱만큼은 아니어야 한다.

팬의 사랑으로 사는 그대에게 한마디 하겠다. “그라믄 안돼” 팬의 사랑으로 사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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