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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출범 20주년 한국거래소 향후 과제도 만만찮다

부산화 3.0 맞춰 혁신기업 육성 약속

대체거래소 곧 출범…경쟁력 키워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4-05-27 19:54:05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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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KRX)가 부산 정착 20년을 맞아 ‘부산화 3.0 계획’을 발표했다. 정은보 KRX 이사장은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부산 산업 생태계 지원과 금융중심지 위상에 맞는 사회공헌을 약속했다. 부산화의 핵심은 미래사업본부(가칭) 부산 설치와 혁신 성장기업 육성이다. 부산시와 협력해 인큐베이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우량 벤처·스타트업의 기업공개(IPO) 설명회 및 투자설명회(IR)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입주기관의 맏형인 KRX가 “부산 기업”을 선언한 것은 반갑다. 이제 부산의 글로벌 금융허브 도약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성과를 낼 차례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밸류업, 자본시장 레벨업을 위한 한국거래소 핵심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KRX의 부산화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이 제정된 2004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융중심지’ 부산 성장 과정에서 KRX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다. 현재 KRX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70년 독점체제’ 마감이다. 내년 상반기 출범하는 대체거래소(ATS)의 매매 시간은 오전 8시~오후 8시로 KRX보다 길다. 퇴근하고서도 거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수수료는 현재보다 20~40%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KRX의 수익 악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금융위원회가 외국인·기관의 대량거래가 많은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 매매 기능까지 ATS에 부여하면 부산이 직접 타격을 받는다. 서울에 본점을 둔 ATS가 성장할수록 부산 위상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출혈 경쟁 우려를 해소하는 길은 ATS 부산 유치뿐인데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ATS 출범 디딤돌을 놓은 부산이 소외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차선책은 KRX의 경쟁력 강화다. 미래사업본부 신설도 ATS 출범에 따른 자본시장 재편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부산이 강점을 가진 파생금융시장 활성화와 내년 2월 탄소 배출권 시장 위탁거래 도입에 맞춰 시스템 구축에도 차질이 없어야 한다. 기업 밸류업 추진과 ‘좀비기업’ 퇴출은 KRX의 중요한 임무다. 국내 상장기업이 GDP(국내총생산) 대비 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가 한계기업 정리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부실기업 대신 혁신기업에 투자해야 경제에 피가 돈다. 정 이사장이 강조한 “원칙에 따른 퇴출”이 차질없이 수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그래야 개미투자자를 울리는 불법 공매도 피해 역시 줄일 수 있다.

KRX가 ‘부산화’의 체감 효과를 높이려면 지역인재 채용 확대가 동반돼야 한다. 현재 BIFC 입주 금융 공기업은 29~36%를 지역인재로 채용하는데 ‘혁신도시특별법’ 대상이 아닌 KRX는 25% 채용이 목표다. 금융데이터·인덱스를 포함한 신사업 발굴과 부산 금융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자본시장 성장 프로그램도 서둘러야 할 과제다. KRX 7개 본부 중 3개(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시장감시)를 계속 서울에 남길지는 장기적인 공론화가 필요하다. 부산시와 정치권은 KRX를 지원하면서도 ATS 유치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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