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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오페라 와인

  • 최태호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  |   입력 : 2024-05-12 18:51:10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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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비넥스포’, 독일 ‘프로바인’과 함께 세계 3대 와인엑스포 중 하나인 ‘비니탈리’가 지난달 14일부터 17일까지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56번째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탈리아 베로나 랜드마크인 고대 로마 원형경기장 ‘아레나 디 베로나’는 세계최대 야외 오페라극장이기도 하다 .
소아베 와인과 아마로네 와인의 생산지이며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이야기가 넘쳐나는 낭만의 도시. 베로나는 요새도시로서의 건축사적 가치가 인정되어 2000년 도시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비니탈리 기간 동안 전 세계 바이어들이 이탈리아 전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토착품종들을 만날 수 있다.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전시장뿐만 아니라 일반소비자들을 위한 ‘비니탈리앤더시티’ 등 다양한 행사가 곳곳에서 펼쳐져 도시 전체가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베로나의 랜드마크인 고대 로마 원형경기장, ‘아레나 디 베로나’는 1876년 첫 번째 이탈리아와인 전시회가 열린 곳으로 1967년부터 시작된 비니탈리의 역사적 뿌리가 되는 곳이다. 3만 여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야외 오페라극장으로 베르디 탄생 100주년인 1913년부터 매년 여름에 베로나 오페라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오페라는 특히 이탈리아에서 발전된 장르로 초창기에는 주로 신과 영웅의 장엄한 이야기가 주제였지만 이후 희가극, 오페라 부파 등 재미를 추구하는 세속 취향의 오페라가 등장했다. 19세기 초 더 민중 친화적인 음악극의 흐름 이후 20세기 들어 오페라의 황금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20세기는 오페라의 황금기와 함께 와인산업도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 시기이다. 양조와 재배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이탈리아 전역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와인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2차 대전 후 1970년대와 80년대 초반의 과잉생산으로 이탈리아 와인의 평판이 떨어지긴 했지만 유럽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국제적인 와인시장으로 발돋움 한 시기이기도 하다.

흥미롭게도 비니탈리 전날 와인스펙테이터 100대 와인에 선정된 와인들을 포함해 보석 같은 이탈리아 와인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가 개최되는데 그 행사의 이름이 바로 ‘오페라와인’이다. 오페라가 가지는 흥미로움은 ‘레치타티보’, 음악이 끊어지고 이야기가 이어지는 부분이다. 행사장에 들어서는 순간, 전시된 최고의 와인들이 만들어내는 향과 맛의 향연이 마치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과 이야기가 있는 오페라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19세기 베르디와 바그너가 양분한 오페라의 황금시대처럼 다양한 스타일을 가진 와인들의 향연. 20세기 라보엠, 토스카, 나비부인 같은 푸치니의 낭만적인 멜로디가 뿜어져 나오는 반면, 새로운 음악 형식에 도전한 투란도트처럼 의욕적으로 이야기하는 와인도 있다. 오페라와인에 한번이라도 참가해본 와인애호가라면 공감할 만한 최고의 경험이다.

매년 전 세계 바이어들이 찾아와 주옥같은 와인들을 찾아 나서는 비니탈리. 세계 최고의 와인전문가들이 진행하는 마스터클래스와 오페라와인의 감동도 있지만 ‘파스티체리아’에서 산 로미오와 줄리엣의 마카롱을 먹으며 걸어보는 소소한 낭만도 좋다. 무작정 길을 걷다보면 이태리 사람들이 모여 있는 피아자에서 ‘베로니제’들의 패션 감각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 하다. 줄리엣의 가슴을 만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데 비록 비극적인 결말이지만 연인들이 느끼는 사랑의 설렘도 있다. 이런 감동 낭만 재미, 그리고 설렘이 모여 매일 ‘오페라베로나’가 울려 퍼지는 도시. 베로나는 오페라의 도시이며 와인의 도시이다. 흥미로운 이탈리아와인의 매력에 사로잡히고 싶다면 베로나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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