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금융 기반 기회발전특구 선정을 위한 공식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 산업통상자원부에 기회발전특구 지정 신청을 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기회발전특구는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이자 균형발전 정책의 핵심으로 꼽힌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협의해 지정한 지역을 특구로 신청하고 선정 절차를 거치면 정부가 세제 혜택, 재정 지원, 규제 특례, 정주 여건 개선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패키지로 쏟아붓겠다는 제도다. 특구 입주 기업 법인세 100% 감면이 예다. 지난해 7월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법적인 근거를 갖췄다. 부산의 특구 선정은 글로벌 금융허브 부산을 위한 또다른 도전이라 하겠다.

3월 19일 열린 부산금융중심지 지정 1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선 다양한 ‘금융중심지 부산’ 발전 방안이 논의됐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시 특구 전략 특징은 15년 전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문현금융단지를 비롯해 북항 2단계 재개발 사업 부지로 범위를 넓혀 부산을 해양·파생금융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다. 부산은 금융 분야에서 많은 강점과 성장 잠재력이 있다. 영국의 글로벌 컨설팅그룹 지옌(Z/Yen)이 지난달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제35차 보고서에서 부산을 세계 121개 국제금융도시 가운데 27위로 꼽으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선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 서울 등에 이어 9위였다.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이 관건이다. 산은 이전은 디지털 및 그린에 초점을 맞춘 부산 산업의 재구조화와 글로벌 금융중심지 육성의 디딤돌 역할을 하며 금융 유관 기업 유치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부산은 2009년 1월 해양·파생금융 특화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이후 이에 걸맞은 인프라 구축에 힘썼다. 문현금융단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를 중심으로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 38개 금융기관이 집적하고 금융 전문인력 5000명 이상이 상주한다. 해양금융종합센터와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해양업계 종합지원 기관이 들어서고, 파생상품연구센터 설립과 금·탄소배출권 거래소 개소 등이 이뤄졌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은 여전히 2% 부족하다고 여긴다. 글로벌 금융 환경과 금융중심지 지형 변화를 따라가기도 버거운 게 사실이다. 디지털 시대를 이끌 핀테크 기업 활성화, 기후변화 관련 금융 인프라 구축, 글로벌 물류 허브이자 해양금융 중심지인 부산의 위상에 어울리는 맞춤형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부산이 ‘금융기회발전특구’로 선정되어야 할 이유는 이처럼 차고 넘친다.

정부와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부산의 특구 선정 여부를 심의해 이르면 6월 중으로 결정한다. 시는 대구 전남 경북 등 3개 시도와 경쟁을 벌여야 한다. 지난해 6월 기회발전특구 추진 전문가 토론회 등을 거쳐 같은 해 8월 부산형 기회발전특구 추진 전략을 마련한 부산시로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금융특구에 더해 전력반도체특구와 이차전지·모빌리티특구 지정까지 염두에 둔 부산시다.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