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국회의원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당의 254개 지역구 공천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부산을 포함해 울산 경남 40개 선거구 대진표도 확정됐다. 총 18개 선거구에서 여야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부산의 경우 여성 후보가 역대 최다인 9명(국민의힘 3명, 더불어민주당 6명)이나 본선에 진출해 이채롭다. 연제구에서는 소수 야당인 진보당이 야권 단일후보로 본선에 진출해 이목이 집중된다. 하지만 여야 가릴 것 없이 혁신 공천은 적었다는 평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해운대갑 후보가 유권자를 상대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홍순헌 더불어민주당 해운대갑 후보가 시장을 돌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DB

여당인 국민의힘은 부산 현역 의원 14명 중 7명(50%)을 교체했다. 부산 현역 교체율은 전국 평균(34%)을 16%포인트 웃돌 정도로 높은 편이다. 울산(20%) 및 경남(38%)과 비교해도 부산의 물갈이 바람은 거셌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와 해운대갑 선거구 대신 서울 험지 출마를 선언했던 하태경 의원의 낙천 영향도 있다. 부산시장을 역임한 서병수 의원을 민주당 강세 지역구인 북구갑으로 배치하는 등 여야 간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반면 여당의 부산 공천 과정에 대통령 측근 인사의 ‘보수 텃밭’ 전진 배치와 신설 선거구 후보 돌려막기 등 잡음도 적지 않았다.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현역은 모두 초선이다. 다선 물갈이는 한 명도 없다. 막말 논란으로 공천을 받았다가 취소된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해 그 배경과 선거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 1호 참모’를 자처한 장 후보는 “수영구에서 반드시 승리해 돌아가겠다”고 했다.

거대 야당 민주당은 금정구와 중·영도구, 해운대을, 사하을 등 일부 선거구를 제외하고 경선 없는 후보 공천이 주를 이뤘다. 3명의 재선 의원(박재호 전재수 최인호)과 구청장 출신(서은숙 정명희 최형욱 홍순헌)을 경쟁력 있는 ‘핵심 카드’라는 논리로 단수 또는 전략공천했다. 여당에 비해 열세지역이 많고 인력 풀에 한계가 있다고 하지만, 쇄신은 물론 감동이 부족한 공천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선거구 획정으로 남구갑·을 선거구가 하나로 묶이면서 이미 남구갑 후보로 단수공천이 확정된 박재범 전 남구청장이 박재호 의원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부산 선거구 중 유일하게 야권 단일후보 경선을 진행한 연제구에서 진보당 노정현 후보가 구청장 출신인 민주당 이성문 후보를 꺾은 점은 주목된다. 진보당은 부산 총선 후보 5명을 사퇴시킬 정도로 이 선거구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만큼 3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김희정 후보와 성사된 맞대결 결과가 관심사다.

이틀 뒤에는 후보자 등록이다. 주요 정당 후보는 이미 결정된 상황이라 유권자 선택을 지켜볼 일이다. 이번 선거는 향후 국정 운영 방향과 여야 정치권 운명을 좌우하는 등 대한민국 미래가 달려 있다. 무엇보다 부산의 희망찬 내일을 열어갈 후보 옥석을 제대로 가리는 냉정한 시민 판단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