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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리 9연속 동결…물가·가계부채 관리 빈틈없어야

내수 부진·수출 둔화에도 인하 못해

우리 경제 체질 바꿀 정부 노력 절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4-02-22 20:00:55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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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동결했다. 지난해 2월 이후 9차례 연속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3.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내수가 부진하고 수출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기준금리를 낮춰야 하지만, 물가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가 더 급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금통위는 동결 결정 배경에 대해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고 대내외 불확실성도 크다”고 밝혔다.
22일 기준금리 동결 배경·향후 전망 설명하는 이창용 총재. 연합뉴스
실제로 1월 물가 상승률은 2.8%로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한은의 목표(2%)까지 충분히 떨어지지 않고 있다. 또 신선식품지수가 7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물가 불안이 여전하다. 게다가 원자재와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과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들썩이는 상황도 걱정스럽다. 높은 가계부채 수준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이다. 지난해 4분기 말 가계신용(빚) 잔액은 1886조4000억 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8조 원 늘어 역대 최고 수준이다.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려 기준금리를 낮추면 이자 부담을 줄일 수는 있으나 부채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물가와 가계부채를 억누르기 위해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수도 없다. 금리 부담이 커지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이어지고, 소비가 위축되면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늦춰지고 있는 것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줬다. 미국(5.25~5.50%)과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2.0%p)인데 미국보다 앞서 금리를 낮추면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고 환율 불안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한은이 처한 딜레마가 한국 경제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은이 여러 부담에도 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정부는 올해 도로항만철도 등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예산을 상반기에 역대 최대 규모로 조기집행(65%) 하기로 했다. 상반기 중 내수와 건설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시중에 통화량이 늘어 나면서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 또 임시투자세액공제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지원 등 잇단 감세 정책으로 재정 여력 악화를 부추길 수 있다.

정부는 대내외 경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총체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하겠다. 특히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전체 가계대출자 가운데 다중채무자의 비중이 23%로 역대 최대라는 점은 서민 경제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PF 부실 대책도 서둘러야 하겠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날 언급한 대로 PF는 금리가 아닌 미시적인 정책을 통해 금융안정을 도모해야 해결할 수 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스태크플레이션(경기 불황 속 물가상승) 위험이 커진다. 우리 경제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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