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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비장한 낙동강 벨트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24-02-22 19:55:3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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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은 한반도에서 압록강과 두만강 다음으로 길다. 한강(경기도) 금강(충청도) 영산강(전라도)과 함께 대한민국 4대강으로 꼽힌다. 강원도 태백시 천의봉 너덜샘(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은 유역 대부분이 경상도에 있어 ‘영남의 젖줄’로 불린다. 물길은 경북과 경남 곳곳을 굽이굽이 돌아 부산 사하구를 거쳐 남해로 흘러간다.

오래전부터 ‘남다른 강’으로 알려졌다. 조선시대엔 낙동강(동) 한강(서) 대동강(남) 용흥강(북)을 사독(四瀆·제천례를 하는 네 군데의 큰 강)으로 지정해 국가 제사를 지냈다. 6·25전쟁 격전지였던 낙동강은 연합군의 최후 방어선이었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원한이야 피에 맺힌 적군을 무찌르고서/꽃잎처럼 떨어져 간 전우야 잘 자라’. 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에서 동료가 전사한 슬픔을 담아낸 ‘전우야 잘 자라’는 우리나라 진중가요(군가는 아니지만 군대에서 많이 불리는 가요)를 대표한다. 가사는 비장미가 흐른다.

낙동강과 연관된 관용어도 여럿 있다. 고립무원의 외톨이 상태를 가리키는 ‘낙동강 오리알’이 가장 유명하다. 낙동강 갈대 숲 둥지의 오리알이 장마로 갑자기 불어난 물에 떠내려 가는 모습에서 그런 관용어가 생겼다.

최근에는 정치권에 등장한 ‘낙동강 벨트’가 흔히 인용된다. 부산 북구 사상구 사하구 강서구, 경남 김해시 양산시 등 낙동강과 인접한 위치한 지역구 9곳을 말한다. 보수정당(국민의힘 계열) 텃밭인 영남권에서 진보정당(더불어민주당 계열)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다. 민주당 계열은 17대 총선에서 낙동강 벨트 3석 획득을 시작으로 18대 2석, 19대 3석, 20대 5석, 21대 5석 등 꾸준히 세를 유지했다.

22대 총선에서는 역대급 관심지역이다. 민주당은 영남권 구심점 사수를 위해 현역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인물을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부산시장을 역임한 5선 의원 등 인지도 높은 후보를 앞세워 낙동강 전선이 뜨겁다. 경남지사 출신(양산을)과 부산대 총학생회장 선후배(사하갑) 간 맞대결 등 전국적인 이목이 쏠리는 곳이 많다.

낙동강 벨트 성적표에 따라 국민의힘과 민주당 희비가 엇갈린다. 선거구마다 한 석 이상 의미가 있어 원내 1당을 결정할 승부처다. 낙선하면 영락없이 ‘낙동강 오리알’로 전락한다. 각 후보 진영에는 비장감이 감돈다. 대한민국 정치지형을 흔들 낙동강 유역 유권자 선택이 궁금하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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