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출산정책 헛다리 그만 짚고 고용안전성 높여라

문영만 부경대 경제사회연구소 교수

  • 문영만 부경대 경제사회연구소 교수
  •  |   입력 : 2023-09-20 19:36:25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작년 기준 0.78명으로 OECD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다. 그동안 정부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다양한 출산장려 정책을 추진했으나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1960년 6.0명, 2022년 0.78명). 17개 광역시·도별 출산율을 살펴보면(통계청 인구동향조사 2022년) 세종시가 1.12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0.59명)과 부산(0.72명)이 가장 낮다. 세종시의 합계출산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출산율에는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지만, 가장 큰 원인은 타 시·도에 비해 공무원 가구가 많아 고용과 소득안전성이 높기 때문이다.

광역시·도별 비정규직 비중과 임금 수준을 살펴보면(통계청 2022년) 세종시가 비정규직 비중(31.3%)은 가장 낮고 월평균 임금은 가장 높다. 자녀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요인은 고용과 소득안정성이다. 최근 선행연구에 따르면 비정규직 가구의 출산율이 정규직보다 2, 3배가량 낮았으며, 연령과 학력 등 다양한 요인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비정규직의 출산율이 정규직보다 1.9배 정도 낮았다(유진성 2022년, 문영만 2023년).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대학진학률이 가장 높고,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서는 유아시기부터 20~30년간 막대한 사교육비를 지출한다. 비정규직의 가구소득은 정규직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자기집 보유율도 정규직에 비해 낮다. 이러한 한국사회에서 고용과 소득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여러분이 전월세에 거주하고 언제 잘릴지 모르는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 가장이라면 자녀 출산이란 위험한 선택을 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출산율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의 고용과 소득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출산율 정책의 성공사례로 많이 거론되는 스웨덴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스웨덴은 1인당 국민소득이 6만 달러 가까이 되는 선진국임에도 합계출산율이 1.7명(2021년)으로 OECD 회원국의 평균(1.6명)보다 높고, 한국보다는 두 배 정도 높다. 또한 지난 60년간 출산율 감소폭은 우리나라는 5.2명으로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반면, 스웨덴은 0.5명 감소해 OECD회원국의 평균 1.7명보다 3배 정도 낮고, 2000년 이후에는 큰 변화 없이 현재 수준(2000년 1.6명→2021년 1.7명)을 유지한다. 이는 스웨덴의 ‘출산율 정책’이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음을 의미한다.

스웨덴의 ‘가족정책과 노동시장 정책’은 우리나라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스웨덴은 1974년 세계 최초로 육아휴직제도를 도입했으며, 육아휴직 480일 중에서 아빠가 육아휴직의 3개월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또한 16세 이하 자녀를 가진 모든 부모에게 자녀수당을 지급하고, 16세 이상 자녀에게는 학비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스웨덴의 노조조직률은 65.2%로 한국보다 4.6배 높고, 임시직 비중은 두 배가량 낮다. 스웨덴의 임금불평등도는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고, 성평등 관련 지표도 우리나라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 여성고용률은 스웨덴(73.3%)이 한국(57.7%)보다 높고, 작년 기준 여성 이사 비율도 스웨덴(35.2%)이 한국(12.8%)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성별임금 격차는 한국(31.2%)이 스웨덴(7.3%)보다 4.3배 높고,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한국(19.0%)이 스웨덴(47.0%)보다 낮다. 이러한 노동시장과 양성평등 격차는 두 나라 간의 출산율 격차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동수당과 아빠의 육아휴직 확대 등을 통해 자녀 양육부담을 경감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양성평등을 높이고 일·가정 양립을 통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20대에 자녀 3명을 낳은 아빠의 병역면제’ 등과 같은 헛다리 정책은 이제 그만 짚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에 따른 비정규직의 차별과 고용불안전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특히 17개 광역시·도 중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높고, 합계출산율이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부산시의 특별한 대책이 요구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가 백브리핑] 장제원 앞에서 尹에 ‘불쑥’ 송숙희 추천…사상구 미묘한 파장
  2. 2서금사 6·광안A구역, 망미주공…부산 재개발·재건축 ‘대어’ 시동
  3. 3독감·코로나에 폐렴까지…교실은 결석 속출, 병원은 북새통
  4. 4무주공산 ‘부산 중영도’…여야 후보군 자천타천 넘쳐나
  5. 5‘민주당 아성’ 김해, 변화바람 불까
  6. 6센텀 신세계百의 실험, MZ에 통했다
  7. 7거제 고층 아파트에서 화재…주민 19명 이송
  8. 8‘원자력안전교부세’ 9부 능선 넘었다
  9. 9강도형 해수부 장관 후보자, 음주·폭력 전과 드러나
  10. 10조민 측, '부산대 의전원 입시비리' 첫 재판서 "혐의 인정하나 기소 무효돼야"
  1. 1[정가 백브리핑] 장제원 앞에서 尹에 ‘불쑥’ 송숙희 추천…사상구 미묘한 파장
  2. 2무주공산 ‘부산 중영도’…여야 후보군 자천타천 넘쳐나
  3. 3‘민주당 아성’ 김해, 변화바람 불까
  4. 4‘원자력안전교부세’ 9부 능선 넘었다
  5. 5부산 북구 금곡·화명신도시 등 노후 신도시 재건축·재개발 탄력
  6. 6‘尹대통령 거부권’ 노란봉투법 방송법 본회의서 폐기
  7. 7“서해 공무원 피살 文정부 방치·은폐”
  8. 8尹, 11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반도체동맹 구축 등 논의키로(종합)
  9. 9'조선업 하청노동자 밀집' 거제에 주민이 만든 지원 조례 생긴다
  10. 10초접전지 ‘낙동강 벨트’…여야, 선거구 조정안 유불리 촉각
  1. 1서금사 6·광안A구역, 망미주공…부산 재개발·재건축 ‘대어’ 시동
  2. 2센텀 신세계百의 실험, MZ에 통했다
  3. 3강도형 해수부 장관 후보자, 음주·폭력 전과 드러나
  4. 4고리1호기 내년 해체…尹정부 처음으로 '시점' 제시
  5. 5샌드위치·라테에 푹…딸기에 빠진 유통가
  6. 6중견기업 정책금융 보증 확대…최대 500억 원까지 늘린다
  7. 7중국, 이번엔 화학비료 '인산암모늄' 수출 통제…관련주 급등
  8. 8국제유가 69달러까지 하락…부산 휘발유 5개월來 1500원대
  9. 9공동어시장 ‘선어 선별기’ 이달 시범운영
  10. 10‘영화 호캉스’ 오붓하게 즐겨볼까
  1. 1독감·코로나에 폐렴까지…교실은 결석 속출, 병원은 북새통
  2. 2거제 고층 아파트에서 화재…주민 19명 이송
  3. 3조민 측, '부산대 의전원 입시비리' 첫 재판서 "혐의 인정하나 기소 무효돼야"
  4. 440대 노동자, 공장 지붕서 추락해 숨져
  5. 512월의 봄?…부산울산경남 20도까지 올라
  6. 6'충무공 밟는다' 논란에 부산 용두산공원 바닥 타일 교체
  7. 7부산 북항 변전실서 화재…7부두 등 운영 중단 뒤 복구(종합)
  8. 8[60초 뉴스]사람 빠뜨린 '맨홀 뚜껑'…전국에 퍼져있다?
  9. 9여학생 등 16명 60차례 몰카…檢, 전 부산시의원 징역 3년 구형
  10. 10부산 북항 변전실서 화재…제7부두 등 단전에 운영 중단
  1. 1비기기만 해도 1부 승격…아이파크 한걸음 남았다
  2. 2물 오른 손흥민·황희찬, 불 붙은 EPL 득점왕 경쟁
  3. 3김하성 “공갈 협박당했다” 국내 야구후배 고소 파장
  4. 4이정후·김하성, 빅리그 한솥밥 가능성
  5. 5이소미, LPGA Q시리즈 공동 2위
  6. 6오현규 시즌 두 번째 멀티골…셀틱 16경기 무패행진 견인
  7. 7거침없는 코리아 황소…결승골 터트리며 8호골 질주
  8. 8페디 결국 NC 떠나네…시카고 화이트삭스 간다
  9. 9오타니, 다저스·토론토 어디로 가나
  10. 10동의대 전국대학 미식축구 준우승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세계유산에 대한 오해 풀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수학의 점과 물리의 점
아무도 모르는 카르텔에 갇힌 韓 R&D 투자 철학
국제칼럼 [전체보기]
‘지식 콘텐츠 챌린지’에 도전하기
기고 [전체보기]
대전환의 시대, 북극 협력 새로운 길 모색하다
잊고 지냈던 나림 선생과의 재회…깊고 넓은 숲의 울림이 찾아왔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김해외국인노동자센터 예산삭감 재고를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이재명 대표께
꼰대세상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안고 죽는다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연례행사 노벨상에 유감 있다면
양말 뒤집어 신기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음악 교육 활성화를 기대하며
예술과 공간이 만난 신개념 방중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035 재도전 합리적 검토를
노인을 위한 공연장은 없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무자녀 세금
정보경찰 축소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밤과 몽블랑
참새구이와 어묵
사설 [전체보기]
소득 저축 바닥권 부산, 양질 일자리가 해법이다
울산 대규모 정전…한전 전력관리 점검 서둘러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부산 해사법원 설치 더는 미룰 수 없다
웃음은 의외로 강력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국가 정치가 절실한 이유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저무는 11월에 - 턴 투워드 부산
환대에 대한 생각들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중세 고려의 소와 소고기
사라진 낙동강 뱃길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오! 홍범도
야만의 과학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펫팸족과 신성장동력 펫코노미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진짜 ‘영남 스타’가 되려면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처음이란 무엇인가? 조지아 와인
사랑의 묘약,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 된다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미니멀 음악
12음기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윤재 이규옥의 ‘고진감래’
화가 장욱진이 온다
CEO 칼럼 [전체보기]
호모 프롬프트 시대와 부산 MICE 산업
스타트업정신으로 무장한 창업가들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