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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중소기업 옥죄는 법 빨리 개선해야

주52시간제 등 시행으로 영업익 감소·근로자 이탈

중대재해법 실효성 의문, 시대변화 따른 판단 필요

허현도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중소기업회장

  • 허현도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중소기업회장
  •  |   입력 : 2023-07-11 19:50:08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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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대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우리 경제에도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고물가가 지속되고,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고금리 정책으로 세계 경기의 둔화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국제적으로 확대돼 왔다. 또 우리나라 주요 교역 상대국의 경기 둔화로 우리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 부진도 야기됐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기업인들은 중소기업을 옥죄는 법 때문에 기업 하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먼저 주52시간제 시행과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추가연장근로 일몰이다. 중소기업에서는 제도가 일몰되면서 일감을 소화하지 못해 영업이익 감소, 연장수당 감소로 인한 기존 근로자 이탈, 납기일 미준수로 인한 거래 단절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근로자들도 최근 높은 물가와 금리 등으로 실질소득이 크게 줄어들었는데, 근로 시간 단축으로 인한 임금까지 감소해 생활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현재 대기업 근로자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임금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그동안 이러한 격차를 추가연장근로를 통해 보충해 왔으나,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감소하자, 생활비, 자녀 사교육비 등을 감당할 수 없게 된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투잡으로 내몰리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주52시간제가 도입됐는데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전보다 더 일하면서 소득은 낮아지는 위기에 처했고, 중소기업은 기업을 운영하려면 범법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기업의 살길을 열어주고, 근로자의 일할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노사가 합의하면 특별연장근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어떠한가. 안전사고에 대해 사업주가 포괄적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중대재해처벌법이 무서워서 사업 못 하겠다”는 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전문경영인을 채용해 대처하고 있으나, 중소기업은 대표가 일당백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해 대표가 구속되면 사업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고 예방에 실효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지난해 법 적용 대상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사망자가 256명이 발생해 법 시행 전인 2021년 248명보다 오히려 늘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안전보건 전담부서와 전문인력을 배치했고, 관련 절차를 수립하는 등 법상 의무를 지키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쏟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장의 중대재해 감소 효과는 미미하다.

또한 중대재해처벌법은 무엇보다 준법의지와 무관하게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이 도저히 준수할 수 없거나, 구체적으로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규정이 한둘이 아니다. 처벌을 회피하기 위해 외관상 법 준수를 흉내 내는 데 그치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고, 안전보건 확보 효과 없이 불필요한 컨설팅 비용, 서류 작성 비용만 늘어나는 형국이다. 지키기 어려운 법을 만들어 놓고서 이를 위반했다고 엄벌에 처하게 하는 정책은 형식적 법 준수자 또는 잠재적 범죄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따라서, 중대재해처벌법은 처벌 대신 예방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진정한 예방을 위한 법이 되기 위해서는 사업자·경영책임자, 근로자, 정부 관계 당국 모두가 함께 예방하고 노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법을 개선하고 보완해야 한다.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게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경우에 면책조항을 만들어, 명확한 규정을 통해서 처벌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함으로써 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근로자에게는 스스로가 안전의식을 높이도록 유도하기 위해 안전수칙 준수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책임과 의무에 사업주·경영책임자, 근로자뿐만 아니라 정부 관계 당국도 함께 해야 한다. 법을 준수하고 이행하고 있는지를 수시로 점검하고 지도·감독할 때 예방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중소기업을 옭아매는 크고 작은 규제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를 감내하면서 버텨온 중소기업의 저력이 이제는 완전히 바닥 났고 일부 중소기업은 문을 닫고 있다. 계속 방치될 경우에는 기업 운영 의욕이 꺾이게 되고, 기업이 위축되면 경기 침체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이는 가계소득 감소, 소비 둔화, 성장률 저하로 이어져 이슬비에 옷 젖듯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뻔하다. 모두에게 이로운 현명한 판단이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도 그나마 숨을 쉬게 할 것이다.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후진적 법은 중소기업의 위기 극복과 역동성 회복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만큼 중소기업을 옥죄는 법이 하루빨리 개선돼 위축된 경제로 지친 중소기업이 다시 신명 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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