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낙동강을 흐르게 하라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부산도시환경연구소장

  •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부산도시환경연구소장
  •  |   입력 : 2023-06-19 19:22:56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해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물질이 검출돼 부산 시민이 불안해했고, 이달 초에는 물비린내를 일으키는 물질인 ‘지오스민’이 환경부 감시기준(0.02㎍/L)보다 약 2배 높은 0.053㎍/L 검출됐다. 모두 낙동강에서 발생한 녹조가 근본 원인이다. 낙동강 유역환경청은 지난 12일 부산 시민 식수원인 물금·매리에서 1㎖(엄지손톱 크기의 부피)에 약 16만 개의 녹조 알갱이가 검출돼 조류경보를 발령했다. 지난해 물금·매리 지역의 조류경보는 무려 196일 동안 지속됐다. 올해도 최소 6개월 이상 조류의 독성물질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녹조 관련 환경부의 정책 변화를 살펴보자.

환경부는 2018년 ‘보 개방에 따른 수질변화 및 녹조저감 효과분석’에서 조류 발생 원인을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적시했다. 그것은 수온 상승과 일사량 증가, 농약·비료, 가축분뇨, 공장폐수 등의 오염물질 유입 그리고 인공구조물(보)로 인한 체류시간의 증가다.

또한 환경부는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2020년 녹조발생기 보 운영·모니터링 계획(2020.5.25)’에서 ‘2017년 이후 13개 보를 개방·모니터링하여, 조류농도 감소, 동식물 서식환경 개선 등 4대강 자연성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금강의 경우 보의 수문을 열자 녹조가 95% 이상 줄었다는 관측 결과도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2023년 6월 1일 ‘녹조 종합대책 시행…오염원 관리강화’라는 보도자료에서 종합대책으로 사전예방, 사후대응, 관리체계 등 3개 분야에 대해 발표했다. 세부적으로 ‘야적퇴비와 가축분뇨 관리’(사전예방) 및 녹조제거시설 집중투입과 취·정수 관리강화(사후대응)를 비상대책으로 추진하고, 국가녹조대응센터(관리체계) 건립을 추진한다고 한다.

2018년 환경부는 보의 수문을 열면 녹조가 저감되기 때문에 수문을 일부 개방했다. 그러나 2023년 환경부는 야적퇴비와 가축분뇨를 관리하면 녹조 사전예방이 될 것으로 발표했다.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야적퇴비와 가축분뇨 등을 잘 관리하기 위한 천문학적 예산은 확보했는가? 확보하더라도 비점오염원의 낙동강 유입은 피할 수 없다. 낙동강 보에 의한 ‘물 고임’ 현상을 완화할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환경부는 질의응답에서 ‘녹조는 자연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덤으로 녹조정책을 편다는 뜻이다. 녹조발생 3요소는 수온상승, 오염물질, 체류시간이다. 여름은 내년에도 오기 때문에 자연현상이지만, 오염물질을 저감하고 체류시간을 줄이는 것은 자연현상이 아니다. 오염물질을 저감시키는 데는 예산 확보가 어렵고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지만, 낙동강에서 체류시간 저감 방안은 너무나 간단하다. 삼척동자도 아는 상식, 보의 수문 개방이 정답이다.

환경부의 이러한 정책 방향에 근거한 부산시 수돗물 행정은 시민의 건강을 지키기에 적절한가? 지난 14일 발표한 부산시 대책을 살펴보면 ‘고도정수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 ‘실질적인’ 원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단견(短見)이다. 낙동강 물이 깨끗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수처리를 하고, 고도정수처리를 한다는 의미는 낙동강 물이 더 더럽기 때문에 화학물질을 더 많이 사용한다는 뜻이다. 정수과정에서 염소를 많이 사용하면 발암물질인 ‘트리할로메탄’이라는 부산물이 발생한다. 화학약품과 오염물질이 반응하면 인간 세상에 알려지지 않는 새로운 물질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낙동강 물이 깨끗해야 한다. 낙동강에 시퍼렇게 번식하는 녹조를 대폭 줄이는 정책이 필요한데, 녹조에 대해 부산시는 침묵했다.

환경부의 녹조정책에는 움직일 수 없는 지침이 있는 듯하다. 그것은 ‘보 수문개방 불가’라고 합리적 의심을 해 본다. 그러니 모든 녹조정책이 ‘억지춘향’이고,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 지금 낙동강에는 독성물질을 품고 있는 녹조 창궐이 시작되고 있다. 낙동강은 영남 주민들이 먹는 물이기 때문에 환경부는 말 그대로 특단의, 그러나 상식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낙동강을 흐르게 하라.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레슨만 129시간, 후회 없이 노래…‘우영우’ 부담 덜었어요
  2. 2[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서울의 봄’ 황정민 틀을 깬 악역 창조…이태신 役 정우성 캐스팅은 화룡점정
  3. 3[근교산&그너머] <1359> 대구 팔공산
  4. 4초접전지 ‘낙동강 벨트’…여야, 선거구 조정안 유불리 촉각
  5. 5尹, 글로벌 허브 약속…추경호 “부산현안 한톨도 안 놓칠 것”
  6. 6‘한양프라자 주복’ 市 뒤늦은 공공성 강화안도 미봉책
  7. 7[뉴스 분석] 더 걷을 수 있었던 통행료 120억 배상…市, 지연 예상 못했나
  8. 8거침없는 코리아 황소…결승골 터트리며 8호골 질주
  9. 9BIFF 이사장 권한 축소에 방점…임추위 견제는 새 과제로
  10. 10부산형 돌봄·방과후 모델 개발해 ‘교육발전특구’ 도전
  1. 1초접전지 ‘낙동강 벨트’…여야, 선거구 조정안 유불리 촉각
  2. 2尹, 글로벌 허브 약속…추경호 “부산현안 한톨도 안 놓칠 것”
  3. 3시·도의회의장협, 부울경 공동 현안 해결 팔걷어
  4. 4부산 기초의회 의장 “산은법 연내 개정을”
  5. 5민주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둘러싼 계파갈등 확산
  6. 6與, 공천 후보 접수 때 ‘불체포특권 포기’ 서명
  7. 7김기현-인요한 전격 회동…‘주류 희생안’ 접점 찾은 듯
  8. 8산은 부산 이전에 몽니…민주당 도 넘었다
  9. 9예비후보 등록 D-6…부산 與 주자들 속속 출마 가시화
  10. 10에어부산 분리매각, 與지도부 힘 싣는다
  1. 1‘한양프라자 주복’ 市 뒤늦은 공공성 강화안도 미봉책
  2. 2수산식품 클러스터 본격화…건축설계공모 당선작 확정
  3. 3“동남아·유럽서 K-소프트웨어 신화 쓰고 싶다”
  4. 4주가지수- 2023년 12월 6일
  5. 5다대 옛 한진중 터 개발 ‘부산시 심의’ 관문 넘었다
  6. 64만5000여 신선식품 집결…1000대 로봇이 찾아 포장까지
  7. 7창립 70주년 삼진어묵, 세계 K-푸드 열풍 이끈다
  8. 8부산 농산물값 14.2% 급등…밥상물가 부담 커졌다(종합)
  9. 9'신동빈 장남' 신유열, 전무 승진…롯데그룹 미래성장 책임역 맡아
  10. 10“안티에이징 화장품 전문…K-뷰티 중심이 목표”
  1. 1[뉴스 분석] 더 걷을 수 있었던 통행료 120억 배상…市, 지연 예상 못했나
  2. 2부산형 돌봄·방과후 모델 개발해 ‘교육발전특구’ 도전
  3. 3朴 “전면 규제혁신·세제감면 추진을”…시민은 정부의 차질 없는 지원 당부
  4. 4기장 ‘아쿠아 드림파크’ 총체적 부실
  5. 5키우던 고양이에 몹쓸짓…스트레스 푼다고 죽이고 쓸모 없어졌다고 버리고(종합)
  6. 6창원서도 방송제작·영상편집 교육
  7. 7안병윤 부산 행정부시장 퇴임…국회 수석 전문위원 하마평
  8. 8오늘의 날씨- 2023년 12월 7일
  9. 9부산 2번째 통폐합大 나오나…부경대-해양대 논의 물꼬
  10. 10‘감자바이러스’ 토마토 덮칠라…부산 강서구 재배농 공포 확산
  1. 1거침없는 코리아 황소…결승골 터트리며 8호골 질주
  2. 2페디 결국 NC 떠나네…시카고 화이트삭스 간다
  3. 3오타니, 다저스·토론토 어디로 가나
  4. 4동의대 전국대학 미식축구 준우승
  5. 59언더 맹타 이소미, LPGA 수석합격 눈앞
  6. 6부산, 수원FC와 3년전 뒤바뀐 운명 되돌린다
  7. 7빅리그 데뷔 전에 대박 친 19세 야구선수
  8. 8BNK 썸 안혜지 빛바랜 16득점
  9. 9조규성 덴마크서 첫 멀티골…리그 득점 3위
  10. 10이소미 LPGA 퀄리파잉 시리즈 수석합격 도전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세계유산에 대한 오해 풀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수학의 점과 물리의 점
아무도 모르는 카르텔에 갇힌 韓 R&D 투자 철학
국제칼럼 [전체보기]
‘지식 콘텐츠 챌린지’에 도전하기
기고 [전체보기]
잊고 지냈던 나림 선생과의 재회…깊고 넓은 숲의 울림이 찾아왔다
조선산업과 인공지능
기자수첩 [전체보기]
김해외국인노동자센터 예산삭감 재고를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안고 죽는다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연례행사 노벨상에 유감 있다면
양말 뒤집어 신기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음악 교육 활성화를 기대하며
예술과 공간이 만난 신개념 방중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035 재도전 합리적 검토를
노인을 위한 공연장은 없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정보경찰 축소
롯데오카도 첫발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밤과 몽블랑
참새구이와 어묵
사설 [전체보기]
윤 대통령 ‘부산 지원 보따리’ 총선용 그쳐선 안 된다
이제야 선거구획정안…‘게임의 룰’ 지각 버릇 고쳐라
세상읽기 [전체보기]
부산 해사법원 설치 더는 미룰 수 없다
웃음은 의외로 강력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국가 정치가 절실한 이유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저무는 11월에 - 턴 투워드 부산
환대에 대한 생각들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중세 고려의 소와 소고기
사라진 낙동강 뱃길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오! 홍범도
야만의 과학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펫팸족과 신성장동력 펫코노미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진짜 ‘영남 스타’가 되려면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처음이란 무엇인가? 조지아 와인
사랑의 묘약,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 된다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미니멀 음악
12음기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윤재 이규옥의 ‘고진감래’
화가 장욱진이 온다
CEO 칼럼 [전체보기]
호모 프롬프트 시대와 부산 MICE 산업
스타트업정신으로 무장한 창업가들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