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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파워반도체 제조환경 개선 필요한 부산

기장에 방사선의과학산단, 전기·물 풍부한 최적 장소

6개월 새 2번 정전 ‘경악’…배전반 지하화 등 나서야

최윤화 제엠제코 대표이사

  • 최윤화 제엠제코 대표이사
  •  |   입력 : 2023-05-30 19:53:48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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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그동안 여러 번의 칼럼을 통해 파워반도체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파워반도체는 하고 싶다고 누구나 그리고 아무 곳에서나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내재된 반도체 기술과 인재, 지자체의 도움,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주변 환경이 필요하다.

이번 칼럼에서는 주변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최근 언론에서 경기 용인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 형성을 위해 향후 300조 원이 투입된다고 보도한다. 좋은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런 투자에 대해 좋은 이야기뿐만 아니라 부정적 이야기도 나온다. 그것은 전력과 공업용수에 관한 이야기다. 반도체를 만들려면 어마어마한 양의 전력과 공업용수가 필요하다.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주로 고열을 이용하고 반도체는 공정마다 세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반도체 공장 내부는 항상 청결해야 하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기에 24시간 전력이 끊임없이 투입된다. 수도권에서는 전기를 만들 수 없다. 그리고 식수로 사용되는 물을 정제해서 다시 반도체용 세정 용수로 사용한다면 수도권에 있는 댐의 용수로는 물 부족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전력은 발전 시설이 있는 지방에서 수도권인 용인까지 송배전을 통해 가져가야 하는 문제가 생기고 송배전 시 손실되는 전력비용과 송전탑을 만들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면 반도체 공장은 어디에 지어야 하는가? 앞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기와 물이 풍부한 곳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

부산은 앞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두 가지 환경을 갖추었다. 파워반도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자 하는 산업단지가 밀집된 곳이 기장이다. 기장에는 전력 공급이 용이한 원자력 발전소가 인근에 있다. 그리고 향후 원자력 발전을 대체할 신재생 에너지인 풍력과 태양광 그리고 조력을 이용할 수 있는 천연자원이 있다. 또한 풍부한 물을 제공할 수 있는 바다가 있다. 이미 기장에는 해수담수화 시설도 들어서 있다. 원래는 식수로 이용하려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활용을 못 하고 있다. 반도체 세정 용수로는 최적이다. 왜냐하면 식수로 사용하는 수돗물도 반도체 세정용수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을 들여 별도의 정제작업을 공장에서 해야 한다. 그런데 이미 담수화 공정을 거쳐 나온 물은 반도체 세정용수로 사용할 때 수돗물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정제 작업을 할 수 있으니 이 또한 비용 절감을 가져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부산은 현재 반도체 및 소부장 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파워반도체 관련 사업을 하려는 기업들에게 부산의 환경적 장점을 어필해야 할 것이다. 반도체 제조에서 환경만큼 중요한 요소는 없기 때문이다.

환경을 잘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 기장에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가 들어서 있다. 파워반도체 웨이퍼 제조의 기반이 되는 상용화 센터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필자의 회사도 그곳에 있고 향후 더 많은 파워반도체 관련 회사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그런데 그곳에서 정전 사태가 6개월 사이 2번이나 일어났다. 반도체는 정전이 1초라도 발생하면 생산하고 있는 모든 자재를 폐기 처분해야 하고 몇십억 원 혹은 몇백억 원에 달하는 고가의 반도체 제조 장비가 고장 날 수 있다. 한 번 정전이 나면 정상 공정 조건으로 복구하는 데 몇 주 혹은 몇 달이 소요될 수 있다.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 천재지변에 의한 정전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인재에 의한 정전은 100% 막아야 경쟁력이 생긴다.

파워반도체를 하겠다고 만든 산업단지가 단순히 자동차 사고로 정전이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정전을 일으킬 수 있는 배전반 시설이 모두 지하화돼야 하는데 조성 비용을 아끼려고 단지 내에 150개 이상의 배전반이 지상 도로 옆에 설치돼 있다. 언제든지 자동차로 사고가 날 수 있는 시한 폭탄 150개가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를 만들겠다는 회사는 이곳에 공장을 지을 수 없다.

필자는 밀양의 나노국가산업단지를 방문했다. 반도체 제조를 위한 산업단지는 아니었지만 교통사고에 의한 정전을 막을 수 있게 전력 관련 시설을 모두 지하화했고 ESS(에너지저장 장치)를 국내 두 번째 크기로 설치해 입주하려는 공장의 전력 비용 절감과 정전 문제를 해결했다. 필자가 다음에 반도체 공장을 다시 짓는다면 정전 문제를 안고 있는 기장보다 밀양 나노국가산업단지에 지을 것이다. 정전은 회사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부산과 기장은 반도체 산업 유치에 좋은 환경을 가졌다. 하지만 이런 환경을 반도체 제조에 이용하지 못하면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지금이라도 빨리 반도체 현장 전문가 등을 통해 정전 문제를 개선해야 부산을 파워반도체의 메카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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