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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시찰과 검증 사이

日 원전 오염수 시찰단 귀국, 이른 시일 내 시찰 결과 설명

야당 등 들러리·면죄부 비판, 방류되면 부산 가장 큰 피해

  • 최현진 기자 namu@kookje.co.kr
  •  |   입력 : 2023-05-28 19:43:03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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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찰과 검증이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바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우리나라 시찰단이 현지로 갔기 때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시찰(視察)’의 뜻을 찾아보면 ‘두루 돌아다니며 실지(實地)의 사정을 살핌’이라고 돼 있다. 한자로는 視(볼 시)와 察(살필 찰)로 구성돼 ‘보고 살핀다’는 의미이다. ‘검증(檢證)’은 ‘검사하여 증명함’이란 뜻이다.

시찰단이 지난 26일 5박6일간의 시찰을 마치고 귀국했다. 유국희(원자력안전위원장) 시찰단장은 현장에서 다핵종제거설비(ALPS)가 방사성 물질에서 핵종을 충분히 제거하는지, 처리수 측정·확인 시설인 K4 탱크가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지, 이송설비에 방사선 감지기와 이상 발생 시 차단밸브 등이 잘 설치됐는지를 살펴봤다고 밝혔다. 그는 “이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방류를 중단하는 절차가 잘 이뤄지는지를 가장 중점적으로 봤다”며 “차단밸브와 밸브 제어장치의 위치 등을 확인했으며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추가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찰은 2021년 8월부터 전담반을 꾸려 활동한 것의 연장선이라고 말해 일부가 우려하는 시찰 기간의 짧음을 불식시키려고 했다. 이어 일본 측에 요청한 자료를 받아 이른 시일 내 시찰 결과를 정리해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애초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시찰보다는 더 나아가 뭔가를 점검하고 온 느낌이다.

시찰단이 일본에 가기도 전에 들러리를 선다고 야당과 환경단체 등은 시찰을 반대했다. 특히 시찰단의 구성원이 누구인지를 밝히지 않았고, 언론의 동행 취재도 거부해 제대로 된 점검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방문단의 이름이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지만 시찰이라는 단어를 쓴 만큼 큰 기대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장외집회를 열어 부산과 제주 횟집이 벌써 장사가 안 돼 문을 닫고 있다며 정부가 오염수의 방류에 동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정부의 시찰이 끝나자 일본 정부는 우리 측에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수입 허가를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일본 노무라 데쓰로 농림수산상은 한국 측이 이번 시찰을 계기로 수입을 금지한 후쿠시마산 등 8개 현의 수산물 수입 제한 해제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일본이 우리 측에 시찰을 허용한 게 수산물 수입 재개임을 알 수 있다.

대통령실은 처리수 방류와 수산물 수입 재개를 어떻게 할 것인가.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지난 24일 국회 운영위에 나와 “IAEA(국제원자력기구)에서 오염수에 대한 종합 결과가 6월 말 나온다”며 “IAEA에서 오염수 안전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저희도 당연히 양보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IAEA가 괜찮다고 하면 이를 그대로 믿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수산물 수입 재개는 별개의 문제라며 이와 연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국민의 불안과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수입하지 못 한다고 밝혔다.

여당은 야당이 과학보다는 괴담을 이용해 국민을 속인다고 대야 공세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가짜뉴스를 퍼뜨려 정부를 공격한다는 것이다. 시찰단 파견 문제에 있어서는 가만히 있는 것보다 현장에 가서 눈으로 보고 필요한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은 어떻게 생각할까.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시찰단 파견이 안정성을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 물었더니 53%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어업인들은 최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부산지역 일부 횟집 사장들은 일본의 오염수 방출 결정 후 손님이 준 것을 체감한다고 한다.

일본은 시찰단의 활동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있다고 한들 어떤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IAEA의 최종 보고서가 국제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다음 달 나올 최종보고서에 관심이 쏠린다. IAEA는 그동안 일본 정부의 오염수 처리 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IAEA의 결론과 비슷하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우리 시찰단이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계속 금지하는 데 영향을 끼칠 수는 있겠다.

대만과 영국은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등 외교적 현안에 얽혀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허용했다. 양국의 선례가 앞으로 오염수 방류 문제를 예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일본과 가깝고 수산물 유통이 많은 부산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최현진 디지털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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