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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명연장·핵폐기장 반대 운동본부 출범 환영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

  •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
  •  |   입력 : 2023-04-13 19:09:0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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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12년이 되는 해다. 매년 이맘때면 전국에서 갖가지 의미 있는 행사가 많다. 이러한 행사의 목적은 바로 원전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해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것이다. 일본은 2011년 3월 12일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후 즉각 정지된 원전의 부분 재가동을 추진 중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복구에 전력했지만 1, 2호기 저장조의 핵연료도 인출하지 못하고 있으며 고방사선으로 인해 해체 및 복구가 언제 가능할지 예상하기 힘들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염수를 뽑아 지금까지 130만 t 저장했고 이제 공해상에 배출하겠다고 한다. 투명하게 추진한다고 하지만 전체 1000개의 저장탱크 내에 64개 핵종분포도 제대로 측정하지 않은 것이 드러났다. 그동안 다핵종제거설비가 삼중수소만 제거를 못 하고 나머지는 다 제거했기 때문에 처리수라는 일본 측 주장은 근거가 약하고 투명성 자체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국제적인 감시가 필요하다.

일본 정부는 모든 원전 가동을 멈췄다가 호기당 2조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안전성을 강화시키며 절반의 재가동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지역 동의를 위해 안전성 보강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100% 확실한 안전은 불가능하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후타바산업교류센터에 ‘동일본대지진·원자력재해전승관’이 있다. 이곳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4km 이내 지역으로 후쿠시마 원전을 둘러보고자 하는 사람이 방문하는 곳이다. 전시된 내용은 후쿠시마 원전의 가공할 방사능 위험성을 ‘기억’하도록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지난 10년간 사고 극복 과정을 보여준다. 사고를 기록하여 전승하자는 것이 아니고 방사능 지역 주변을 주민이 돌아와 살 수 있는 지역으로 회복시키려는 과정과 이력을 소개하는 전승관(傳承館)이다. 방사능은 인간이 결코 없앨 수 없으며 시간만이 해결한다. 정부의 원전 재가동 정책을 뒷받침하려는 전승관은 사고 위험성을 제대로 ‘기억’하자는 것이 아니고 국민 안전을 ‘망각’시키려는 핵의 폭력적인 모습만 보여주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세계 주력 에너지시장은 재생에너지로 전환되고 있다. 2011년 대비 90%가 싸진 태양광은 2030년 이전에 세계의 다른 어떤 에너지원보다 많은 전력을 생산해 주력 에너지원이었던 화력과 원자력을 능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원전 중심의 에너지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안전을 중시해야 하지만 추진 일변도로 많은 부분에서 시민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부산시에서 개최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 공청회에서 전문가는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지만 한수원에서 나온 발표자는 논점을 피해 갔다. 이러한 수명연장 추진은 사업자의 이해만 앞세울 뿐 시민의 안전은 ‘망각’한 것이다. 헌법에 보장된 국민 보호는 민주시민으로서 국가에 요구할 당연한 권리이다. 이에 부산을 중심으로 시의적절하게 출범한 ‘수명연장·핵폐기장 반대 범시민운동본부’ 출범을 환영하며 많은 민주 시민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국민 안전을 위한 당연한 권리를 관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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