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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부산시민이 공감하는 디자인시스템과 역량

수요자 중심 디자인 중요…엑스포 준비하는 부산시

검증된 전문가 적극 활용, 단계별 시스템 마련해야

강필현 부산디자인진흥원 원장

  • 강필현 부산디자인진흥원 원장
  •  |   입력 : 2023-04-11 18:51:37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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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지난 2월 부산교통공사, (재)부산디자인진흥원과 함께 ‘연산환승역 이동서비스 향상을 위한 부산 시민 공감디자인단’ 시범운영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주요 성과로 약 40%의 환승 시간 단축, 열차와 승강장 사이 발 빠짐 예방 안전, 교통 약자를 위한 정보 전달체계와 이동 공간에 있는 재난안전, 편의시설 통합관리 등이 소개됐다. 이와 함께 즉시 적용하지 못했지만 부산 시민과 함께 수요자 관점에서 진행한 디자인 이슈와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역무원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유니폼, 누구나 사용하기 쉬운 화장실 안내와 내부 개선, 보행 약자 전용 열차 공간, 색 약자 포용 정보전달 체계, 역사 내 민간광고 시스템 개선 등 총 13개다.

필자가 생각하는 또 다른 중요한 성과는 지난해 6월부터 일 평균 4만 7000여 명이 이용하는 연산환승역의 수요자인 다양한 부산 시민과 공급자인 부산교통공사 그리고 서비스 디자이너, 부산디자인진흥원이 참여해 수요자 중심의 ‘부산 시민과 함께하는 디자인시스템’을 실증한 것이다. 그동안 주요 선진 국가를 중심으로 산업과 사회에서 디자인 분야의 역할이 확대되고 혁신 성과들을 창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요자 중심으로 문제를 개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과 다양한 이해관계를 포함할 수 있는 창조적 역량이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올해 ‘아름다운 우리 동네 시민공감 디자인단’을 도입했고, 유니버설디자인 등 도시, 공공환경 정책기획과 집행과정에 시민이 참여하는 디자인 시스템 운영을 시작했다.

과거 공공부문의 디자인은 정책집행 단계에서 결과를 표현하거나 완성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면, 2000년대 초부터 유럽 국가들은 사회 혁신 수단으로 디자인을 활용하면서 수요자 중심의 정책과 사회서비스 모델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디자인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시민 삶의 질 향상과 함께 공급자 즉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 혁신을 포함하고 있다. 즉 세금 등 국가운영 재원을 기반으로 공급자 중심의 정책을 추진하는 개념에서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더 나은 삶의 질을 경험하게 해 과거보다 더 살기 좋은 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추구하는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추진하는 역량과 방법을 고민하게 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고 해도 공급자가 수요자와의 충분한 소통이나 진단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업공고, 지원 대상 모집, 선정, 예산집행, 관리 수준으로 정책을 운영한다면 당초 정책을 만든 목적을 달성하거나 수요자에게 최대한 유익한 성과를 창출해 내는 것이 불확실해진다. 디자인 분야는 정책 대상을 관찰하고 진단하며, 수요자 맞춤형 아이디어와 이해 관계자와 상호 유익한 가치를 제안하게 된다.

2030부산세계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는 부산시는 시민의 행복과 글로벌 허브도시를 추구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단계별 디자인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 우선 다양한 사회구성원의 요구를 수렴하고 최대한 시민 맞춤형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수단으로 디자인 활용단계를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시민의 생활 소통 정주환경 이동 안전 문화 공유 경제까지 시민을 접점으로 하는 공공서비스 부문부터 활용돼야 한다. 이를 위해 공급자 즉 공무원과 공공기관 등이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와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 등 필요한 역량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부산 디자이너들은 사회구성원으로서 지속 가능한 디자인 생태계에 필요한 참여와 역량을 준비해야 한다. 부산디자인진흥원은 지난해 12월부터 16개 구군별로 ‘우리 동네 디자이너’를 모집하고 있다. 주민과 함께 정주 환경부터 지역사회의 발전과 개선을 논의하고 공공부문의 디자인 투자와 연계해 주민 삶의 질을 증진하는 기반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으로 미래 사회를 준비하고 세계적인 가치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디자인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의지와 의무가 필요하다. 1997년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의 개관과 함께 약 1조700억 원의 투자가 진행된 도시재생 정책으로 스페인의 빌바오 지역은 죽었다가 살아났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도시가 됐다. 필자는 캐나다 출신 건축디자이너 프랭크 게리 등 세계적으로 검증된 전문가들의 활용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의사 결정과 투자가 정책결정 단계에서 어떻게 진행될 수 있었는지 부산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고민해야 한다.

부산디자인진흥원은 급변하는 디자인 산업지능화 대전환 시점에서 부산 디자인산업이 선점할 수 있는 미래 디자인의 역할과 역량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귀결되는 것은 시민과 수요자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디자인 생태계 실현을 지능화 기술 기반으로 앞당기는 것이다. 우리는 공급자가 사회와 사회구성원을 위한 가치창출 모델을 디자인해내기 위한 의지와 역량이 해당 사회의 진보와 혁신으로 연결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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