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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예금보호 한도 확대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3-03-22 19:40:10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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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17일.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저축은행 부산본점 앞은 영업정지 소식을 듣고 새벽부터 달려 온 예금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노후자금 1억 원을 넣어둔 어르신, 전세자금 7000만 원을 잠시 맡겨뒀던 주부 등 이런저런 사연의 예금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굳게 닫힌 셔터문을 흔들어댔다. 업계 자산순위 1위인 부산저축은행의 부산본점이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전국 금융권에서 예금 인출 사태가 빚어졌다. 부산저축은행이 부실의 늪에 빠진 것은 무리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화근이었다.

당시 부산저축은행 임직원과 거액 예금주들은 영업정지에 앞서 예금을 인출해 논란이 됐다. 2012년 부산저축은행은 파산선고를 받았다. 5000만 원 초과 예금자는 3만8000여 명으로 원리금만 6286억 원에 달했다. 이들은 금융지식이 없거나 “은행이 망할 리 없다”는 직원들의 권유에 예금을 넣었다고 호소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후 미국 정부가 예금전액 보호 대책을 시행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예금보호 금액을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예금보호 금액이 5000만 원이 된 것은 2001년이었다. 예금보호 한도는 관련법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 보호예금 규모 등을 고려해 한도를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금보호 금액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2001년과 비교해 2021년 기준 1인당 GDP는 2.7배, 정부와 지자체 등이 맡기는 부보예금액은 5배 늘어난 것을 근거로 대고 있다. 국가별 1인당 GDP 대비 보호한도 비율도 미국 3.6배, 영국 2.5배 독일 2.35배와 비교하면 우리나라(1.25배)는 낮다.

여야는 보호 한도를 1억 원으로 올리도록 예금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도 확대가 금융위기시 뱅크런을 막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중은행은 5000만 원 이상 예금주가 전체의 2%에 불과해 서민 정서와는 동떨어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속내는 예금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머니무브가 일어날 수 있어서다. 또 예금보호 한도를 늘리려면 금융권이 내는 보험료인 예보료를 올려야 해 금융권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예금보호 제도 개선에는 동의하면서도 한도 상향 등을 법률화하는 데는 신중한 입장이다. 중소형 은행이 고금리 예금을 유치해 무리한 투자를 일삼는 도덕적 해이 논란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이는 금융기관이 건전성을 갖출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철저히 감독하면 될 일이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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