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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발등의 불 ‘탄소국경세’ 기업 지원책 찾아라

대책 미적대다 글로벌 경쟁력 상실, 인증체계 구축과 가이드라인 시급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3-01-17 19:02:20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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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탄소국경세)를 곧 도입한다. CBAM은 역외 기업이 생산한 공산품에 탄소배출량에 따른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올 10월부터 시범 운영한 뒤 2026년부터는 본격화 한다는 계획이다. 대상 품목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으로 전망된다. 시행시기 과세항목 부과방식 금액 등이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시행 자체는 확정적이다. 관세 부과는 제조공정에서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는 한 가격 상승과 제품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EU에 제품을 수출하거나 중간가공 및 유통단계에 있는 국내 기업들이 긴장하는 이유다. 부산 울산 경남 기업들이 특히 그렇다.

부산상공회의소가 몇달 전 지역기업을 대상으로 친환경 사업 추진 여부를 조사한 결과 긍정적인 대답은 20%에 그쳤다. 자금 여력이 없거나 문제의식을 못 느끼는 탓일 것이다. 그러나 발등에 불은 이미 떨어졌다. EU가 관세 부과 잠정목록에 올린 철강 알루미늄 수소 등은 모두 부울경 주력산업과 관련 있다. 지역엔 철강의 생산 가공 유통, 조선기자재, 자동차 부품 업체가 즐비하다. EU의 CBAM이 시행되면 이들 회사는 당장 친환경으로 제조공정을 바꾸거나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제품 생산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따지기 때문에 원자재나 부품을 납품받는 업체에서 탄소배출이 적은 쪽으로 거래선을 변경하거나 관련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이 있다. 중간에 낀 기업 입장에선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탄소중립이나 재생에너지 발굴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단순히 가치판단이 아니라 기업과 국가의 존망을 결정하는 이슈가 됐다. 탄소중립을 실천하지 않는 기업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아예 퇴출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를 사용 않는 곳과는 거래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대기업이 있을 정도다. EU 관세 항목만이 아니라 산업의 전영역에 걸친 현안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엔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검증할 체계조차 갖춰져 있지 않다. 기업이 수출에 필요한 인증서를 받으려 해도 발급받을 곳이 사실상 없다. 기업이나 국가나 탄소중립 경쟁력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 국제적으로 탄소배출과 관련해 좋은 평가를 못 얻는 나라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배출량이 많지만 감축 노력은 게을리 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24.4% 줄이고 2050년까지는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고 이에 발 맞춰 부산시도 2030년까지 절반, 2050년까진 중립을 목표로 설정했다. 문제는 실천이다. 탄소중립은 개인이나 기업 단위에서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정부는 이제라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검증기반 구축과 가이드라인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기업과 대학이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체계를 만들어 기술 개발과 보급에도 역량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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