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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순봉의 음악이야기] 노엘합창단

하순봉 작곡가

  • 하순봉 작곡가
  •  |   입력 : 2022-12-25 20:04:43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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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부산을 대표하는 두 음악단체에 의미가 있는 해다. 부산시향이 창단 60주년, 시립합창단이 50주년이 되었다. 기념음악회도 가지고 오늘의 부산음악 발전을 되돌아보며 음악인과 시민의 그간 소회와 만감이 교차하는 정말 의미 있는 해다. 그런데 그에 못지않은 깜짝 놀랄 일이 지난달 19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노엘합창단 창단 60주년 기념 음악회다. 부산 합창계 사람들은 다 아는 이름이지만 일반 시민에게는 낯설다. 당연히 이 합창단은 아마추어다. 그것도 심지어 고등학생 합창단이다.
지난달 19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만석을 이룬 가운데 열린 ‘노엘합창단 창단 60주년 기념 음악회’. 부산문화회관 제공
노엘합창단은 1961년 당시 부산고 학생이었던 임정덕(부산대 명예교수)가 주도, 부산의 기독교 고등학생을 선발해 혼성합창단으로 출발했다. 초량교회에서 창단식을 가졌다고 한다. 여러 교회에서도 많이 도왔고 당시 경남여고 제갈삼, 남성여고 최인찬 같은 음악인이 이들의 합창을 적극 지지했다고 한다. 전쟁 후의 복구로 바쁜 당시 우리 사회에서 음악을 갈망하는 고등학생이 합창단을 만들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처음에는 성가단으로 출발했으나 뒤에 합창단으로 음악의 폭을 넓히게 되었다. 그리고 점점 입시교육과 사교육이 거세지면서 더 이상 고등학생 방과후 합창활동이 불가능하게 되자 1999년부터는 올드멤버, 즉 성인들로 합창단이 바뀌어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변원탄(1기) 단장이 사재를 털어 연습장소를 제공하고 정기 모임도 갖고 있다. 노엘합창단은 부산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음악단체다. 부산 음악사료에서도 꼭 취급돼야 할 것이다. 당연히 이 합창단 출신 전문 음악인도 많다. 그리고 이들은 학창시절의 풋풋한 추억과 음악에 대한 사랑을 잊지 못해 졸업 후 전국 각지에서 모이고, 심지어 해외에서도 모임이 있다고 한다. 지난 5월엔 미국의 카네기홀에서 메모리얼 데이 기념으로 열린 음악회에서 존 루터의 레퀴엠을 연주하는 연합합창단에도 참가했다고 한다.

이날 무대는 제대로 규모를 갖춘 음악회였다. 노엘합창단이 추억의 성가로 시작하고 이어서 위촉작 이영조의 ‘성서에 의한 세 개의 합창곡’과 베토벤의 ‘코랄 판타지’가 연주됐다. 총지휘는 김강규, 축제오케스트라(악장 조현미)가 조직됐고 그 외 연합합창단으로 부산지휘자합창단 하모니합창단 부산교사합창단 등이 찬조 출연했다. 이 성대한 음악회는 규모도 놀라웠지만 코로나 와중에도 대극장을 꽉 채웠다. 부산의 어떤 프로 단체에서도 보기 힘든 경우다. 이 합창단의 역사와 저력을 잘 알 수가 있었다.

초기 단원은 우리 산업화세대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치열하게 살아온 그들이 그 힘들었던 시절을 추억으로 돌아볼 수 있는데 그 무엇보다 음악과 합창에 관한 열정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헝가리의 작곡가, 교육가인 코다이는 “어린이가 온전하게 노래할 수 있게 되기 전에는 악기를 주지 말라”고 했다. 노래는 인간의 가장 음악적인 본성이다. 그 노래가 모인 것이 합창이다. 음악은 같이 하면서 화음과 조화를 즐기는 게 본질이다. 합창을 통한 심미적 교육적 효과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전에 비하면 우리 음악교육에서 합창이 얼마나 위축됐는가? 오페라하우스 설립도 중요하지만 그 오페라를 보고 즐길 수 있는 교육과 문화의식이 우선이다. 우리 음악계는 외형상 많이 성장했다. 그러나 노엘합창단의 기념연주회와 시민의 열정적인 환호를 보면서 음악이 주는 참된 기쁨과 의미를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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