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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와인 한 잔] 이태원 연가

  • 국제신문
  •  |   입력 : 2022-12-04 20:08:08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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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의 힘으로 기존 질서를 타파하고 사회를 개혁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산업혁명과 계몽주의 사상의 시대. 존 스튜어트 밀은 그의 저서 ‘자유론’ 에서 인간 정신은 토론과 경험을 통해서 잘못을 시정하는 능력이 있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경우 개인의 행동은 다수와 다르다는 이유로 박해받아서는 안 되며 다수의 전횡으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사상의 자유, 선택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강조했다.
독일 통일 과정의 아픔을 간직한 베를린 ‘마우어파크’에서 자유롭게 휴일을 즐기는 젊은이들.
오늘날 변화무쌍한 세계경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인간 본성과 인문학적 교양에 관심을 보인다.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명확하게 사고해야 한다. ‘선택의 자유‘란 여러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을 기회로 인식하는 능력과 관계된 것이다.”(초이스, 엘리 골드랫·에프랏 골드랫)

제1차 세계대전의 혼돈과 충격을 겪은 후, 미국 사회는 1920년대 경제성장으로 유례없는 번영을 누렸다. 그러나 이면에는 전후 미국 사회에 대한 젊은이들의 환멸과 정신적 빈곤, 황폐화가 공존했다. 금주령으로 밀수업자들을 백만장자로 만들었던,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이 되는 광란의 시대. 경제호황의 물질적 풍요 속에 재즈 술 도박 환락에 빠진 무절제한 시대. 포드자동차 컨베이어시스템을 필두로 자본주의가 꽃을 비운 최고조의 시대는 만성적인 과잉생산과 실업자 문제로 1929년 대공황을 맞이하게 된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마켓 5.0 시대는 세대 차이, 부의 양극화, 디지털 격차라는 세 가지 주요 해결 과제를 배경으로 한다. 서로 다른 태도 기호 행동을 보여주는 세대가 함께 살아가는 시대, 마케터는 각기 다른 제품과 서비스, 고객 경험, 비즈니스 모델로 대응해야 한다.

인터넷이 주류가 된 시대에 태어난 Z세대는 디지털기기를 원어민처럼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디지털 네이티브다. 학습 뉴스 쇼핑 소셜네트워킹을 즐기고자 항상 인터넷에 연결돼 콘텐츠를 소비한다. 자기 일상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소셜미디어에 기록하지만 진실하고 솔직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억지로 꾸미고 사실이라 믿기에 너무 괜찮은 이미지를 방송하는 브랜드를 싫어한다.

현실 자본주의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넘어 ‘기업 중심의 신봉건주의’로 발전해 가고 있다.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와 같은 새로운 봉건 영주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세의 봉건 영주와 달리 빌 게이츠가 이룬 부의 축적은 노동의 착취가 아니라 독점적 위치로 이루어진 것이다. 하지만 더 열심히 일해도 부자가 될 수 없는 부의 불평등 시대, 기성세대의 뒷짐 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Z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가 가장 원하는 건 자유다. 물질적 세속적이 아닌 가상공간, 협력하는 공간이 개인적인 메타버스, 우버드라이버와 같은 독자적 기업가로서 자유를 누리는 것을 선호한다. 다만 자유처럼 느끼는 비자유의 함정, 자유를 누리지만 체제 안에 있을 수밖에 없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순간. 찬 바람이 몰아치는 거리에서 성냥을 팔다 온몸에 눈이 쌓인 채 쓰러진 성냥팔이 소녀처럼 그렇게 간 그들에게 따뜻한 와인 한잔 전하고 싶은 밤. 낙엽 밟는 소리, 스며드는 바람마저도 가슴이 아리다.

최태호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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