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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방관 정신·신체 건강 관리할 실질 대책 마련하라

상담센터·인력 부족에 지역별 편차, 예방 초점 맞춰 관련 인프라 확충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2-11-29 19:59:53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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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후 스트레스(PTSD) 등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리는 소방공무원이 잇따르고 있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올 한해동안만 벌써 3명이 목숨을 끊었다. 전국적으로는 18명이나 된다. 최근 5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부산은 5명, 전국에선 67명이 세상을 등졌다. 화재나 붕괴 참사 등 우리 사회에서 제일 심각한 사건사고 현장을 가장 먼저 가장 가까이에서 접하고 수습해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 엄청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신건강치료센터나 심신안정실 같은 인프라, 보건안전부서나 심리상담사 같은 전담 전문인력은 여전히 부족하거나 지역별 편차가 있다.

실제로 소방청이 최근 전국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리조사를 보면 그들이 겪는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소방관 88.2%가 참여한 이 조사에서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응답한 사람은 5.4%에 이른다. 매년 실시하는 이 검사에서 작년엔 4.4%였으나 1년 사이 1% 포인트가 올랐다. 외상후 스트레스 우울증 수면 장애 등을 겪는 고위험군 비율도 2~7%로 유의미한 증가세였다. 입직 연도별로도 차이가 있다. 2021년 조사에서 1~4년차에 외상후 스트레스와 우울이 급증하고 이후로 조금씩 늘다가 5~9년차가 되면 다시 튀어 오르는 패턴이다. 실제로 자살률이 40대에서 가장 높고 30대와 20대 순으로 이어진다. 부산에서 올해 세상을 떠난 소방관 연령대가 모두 30대이고 20~30대 자살률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일반 국민 자살률이 나이가 많을수록 높아지는 것과 다르다.

부상 위험도 높지만, 처참한 현장을 직접 목격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와 동료나 피해자를 구조하지 못했을 때 따르는 죄책감 등이 쌓이고 쌓여 마음의 병까지 깊어가는 소방관들의 처지는 안타깝기만 하다. 그런데도 일각에서는 소방관이나 구조대원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구타를 가하고 심지어는 사고의 책임을 그들에게 돌리는 일까지 종종 벌어진다. 얼마 전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일반 국민의 비뚤어진 희생양 찾기 혹은 무신경은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소방관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또 다른 요인이다.

10여년 전 소방관의 정신과 신체 건강에 대한 대대적인 진단 결과가 나온 이후 소방 차원의 개선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4년 전부터 매년 전수 심리검사를 실시하고 외부 전문가의 출장상담, 상담사 현장 배치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작년 4월부터 소방이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바뀐 것도 처우 개선에 도움이 되는 사항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극단적인 선택이 잇따르는 건 아직은 예방 노력이 부족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소방관들의 마음을 다독이기 위한 안전망을 보다 촘촘하고 정교하게 짤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사전 대비가 중요하다. 이들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이 우리 사회의 건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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