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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월드컵대로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22-11-22 19:30:1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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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새벽(한국시간) 개막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열기가 무르익고 있다. 둘레 약 68cm, 무게 410~450g의 축구공이 연출하는 드라마는 각본 없이 진행되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아시아에서 개최된 월드컵 무대에 한국 대표팀도 당연히 명함을 내밀었다.

한국의 월드컵 진출 역사를 돌이켜보면 흥미진진한 구석이 많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한국은 헝가리와 터키에 각각 0-9. 0-7로 대패했다. 헝가리 팀에 안긴 9점은 현재까지 깨지지 않고 있는 월드컵 본선 무대 최다 실점 기록이다. 이후 32년간 한국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를 시작으로 월드컵 무대에 단골 진출하는 아시아 국가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1998년 프랑스 대회까지 한국은 조별 리그에서 다른 나라 대표팀의 16강 진출에 승수 보탬을 주는 제물이었다. 참가 자체에 만족한 한국은 월드컵 본선 첫 승 달성이 꿈이었다.

2002년 6월 4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한일월드컵 조별 리그 한국과 폴란드전이 열렸던 경기장이다. 한국은 이곳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스위스 대회 이후 48년 만에 달성한 월드컵 본선 첫 승이다. 이전 5번의 월드컵에서 4무 10패 11득점 43실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에 머물었던 한국 축구가 위상을 달리한 순간이었다. 이후 월드컵 16강 진출에 이어 ‘4강 신화’를 일궜다. 아시아드주경기장 주변 도로(부산진구 초읍동 시민도서관~연제구 연산동 신리삼거리 2.2㎞ 구간)에 붙여진 ‘월드컵대로’ 이름이 각별해 보이는 이유다.

우리나라에는 ‘월드컵대로’가 부산 외 한 곳 더 있다. 대전월드컵경기장 주변 유성구 노은동 월드컵네거리와 서구 월평동 계룡지하차로(2㎞ 구간)를 잇는 도로도 ‘월드컵대로’로 명명돼 있다. 하지만 부산과 대전의 ‘월드컵대로’가 지닌 의미의 결은 다르다. 대전은 월드컵 경기가 열렸던 곳이라는 ‘장소성’에 그치는 반면 부산은 한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 15경기 만에 첫 승을 거둔 경기장을 아우르는 ‘역사성’이 도드라진다.

한국은 내일 밤 10시 우루과이와 첫 경기를 치른다. 여기서 부산의 ‘월드컵대로’를 떠올린 까닭은 명확하다. 조별 리그 첫 승을 거두고, 여세를 몰아 16강 진출 등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두길 바라는 마음이다. 공은 둥글어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국민의 의지는 이미 하나로 모아졌다. 승리를 갈망하는 응원 열기가 뜨거울 전망이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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