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현실세계가 점차 가상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현실세계가 가상세계로 확대된 중요한 예로는 내비게이션을 들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1990년대 말 종이지도를 전산화하여 수치지도를 만들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이후 위성영상, 로드뷰 등이 등장하였고, 2010년대에는 디지털트윈으로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길을 찾을 때, 현실세계인 도로보다 내비게이션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만들어지는 현실세계의 다양한 데이터를 용합하여 현실보다 더 생생한 가상세계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연결해주고 위치를 식별해주는 핵심적인 데이터가 바로 주소인 것이다.
현실세계의 주소는 주민 외국인 건축물대장 가족관계 등 국가의 핵심사항을 등록하는 기준이다. 이는 운전면허, 자동차등록 등 일반공부와 연계되어 있고, 각종 구역을 설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한편 가상세계에서의 주소는 내비게이션을 위한 검색기준이면서 디지털트윈에서 데이터를 식별하는 단위이다.
지금까지의 주소는 개인 주거지나 법인 소재지를 의미해 왔다. 오늘날 주소는 가상세계의 핵심 데이터로서 ‘식별과 위치 파악을 목적으로 객체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구조화된 정보’(ISO-19160-2, 주소의 정의)로 진화하였다. 이제 주소체계는 주소 기반 D.N.A.(디지털, 네트워크,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고, 가상세계를 준비하는 핵심자원이 되었다.
새 정부에서도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플랫폼정부를 구현’하겠다는 국정과제를 제시하고, 세부사업의 일환으로 ‘차세대 주소정보 통합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주소정보를 디지털화, 입체화, 인공지능화하여 국민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첨단산업을 육성해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소정보가 모든 디지털데이터와 연결되는 세상이 오면 어떤 일들이 가능해질까?
첫째, 주소는 다양한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하여 사람과 사람, 사람과 로봇, 로봇과 로봇 사이를 소통시키는 핵심 수단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자율주행차량, 로봇 배송, 드론 배송 등은 촘촘하고 정밀한 데이터 주소체계가 갖추어질 때 가능한 것이라 하겠다.
둘째, 주소정보를 공간 데이터 분석에 활용하면 더욱 정밀하고 상세한 분석이 가능해진다. 상권분석을 예로 들면, 넓은 지역단위뿐만 아니라, 더 세밀하게 건물 층별, 골목별로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셋째, 주소를 가상세계에 활용하면 다양한 분야에 창의와 혁신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가상공간 속에서 도시를 설계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의 삶은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속에서 공존하게 될 것이다. 주소정보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연결하면 수많은 영역에서 새로운 혁신이 가능해진다. 스마트한 주소정보로 모든 위치 데이터가 연결되어 ‘주소로 안전하고 편리한 나라’가 하루빨리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선조 행정안전부 지역발전정책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