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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이재용 삼성 회장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22-10-27 19:15:05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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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 유산’은 고 이건희 삼성 회장 2주기 추모식을 전하는 언론에 등장한 말이다. 이 회장은 2020년 10월 25일 새벽 별세했다. 고인 이름 영문 앞머리를 따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기증하고, 1조 원을 들여 감염병 극복과 소아암 희귀질환 지원에 나선 점을 되짚었다. 경남도립미술관에서 28일부터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영원한 유산’이, 부산시립미술관에서 다음 달 11일부터 ‘이건희 컬렉션-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이 시작된다. 기증품으로 이뤄진 ‘이건희 신드롬’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런 분위기는 28일부터 30일까지 경남 의령군에서 열리는 제1회 리치리치 페스티벌에 더욱 관심을 쏟게하는 호재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부자’를 테마로 한 축제다. 이 부자 축제는 의령이 고인의 선친인 이병철 삼성 창업주 고향이라서 가능하다. 진주를 거쳐 남해로 흐르는 남강의 솥바위가 부자 기운 발원지로 전해진다. 솥바위를 중심으로 삼성과 LG(구인회·진주 지수), 효성(조홍제·함안) 창업주가 태어났다.

이곳에서 유독 세 재벌이 발복했다면 기업을 일으키려는 의지가 남달랐다 하겠다. 재미있는 일화가 ‘조용헌의 도사열전’(불광출판사)에 실려 있다. 이병철 창업주의 조부가 아버지 유골을 궤짝에 짊어지고 명당을 찾아 10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녔지만 헛일이었다. 의령군 정곡면 집으로 돌아와 우연히 스님을 만나 하소연했고, 그 정성에 감복한 스님이 일러준 묫자리가 다름 아닌 집 뒤 동네 야산이었던 것이다. 이 창업주에 이어 이건희 회장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과정은 모두가 아는 바이다.

삼성전자 이사회가 27일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이미 그룹 총수 역할을 하던 그가 ‘삼성 회장’ 타이틀로 이재용의 삼성 시대를 열었다.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삼성그룹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지 4년 만이며 2012년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10년 만이다. 이 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그는 이날 취임식 대신 서울중앙지법 ‘부당합병·회계부정’ 공판에 참석했다. 글로벌 삼성의 미래 먹거리 창출이 급선무이지만, 삼성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생긴 허물을 정리하는 일도 그만큼 중요하다.

11월 1일은 삼성전자 창립일이다. 2020년 ‘4세 경영 포기’를 선언한 그가 제시할 ‘뉴삼성’을 기대한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초격차를 유지할 방안과 함께 국민이 ‘KH 유산’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사회와 함께 하는 삼성으로의 변화다.

정상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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