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선망어업은 누가 뭐라 해도 우리나라 근해어업의 근간이다. 국민 생선인 고등어를 잡아 신선한 단백질을 공급해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1980년대는 대형선망의 황금기였다. 어선이 그물을 둘러쳐 잡은 조기가 누런 배를 드러내고 물 위에 떠 있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선원이 그 위를 지나다녔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대형선망어업은 2011년 위판량 22만4000t, 위판금액 4250억 원을 정점으로 점차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18만7000t, 2700억 원대로 떨어졌다. 평균으로 나누면 19개 선단이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150억 원도 못 채우고 적자 조업을 해온 셈이다. 근해 수산업계를 대표하고 규모화·체계화가 가장 잘 됐다는 대형 선망어업이 어쩌다 이러한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되었을까?
그간의 수산 정책 행정 경험과 자료 등을 참고해 원인을 진단하고 대책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우선 한일어업협정에 따른 일본 측 수역 입어 불가로 연간 생산량의 약 30% 정도 어장을 상실했고, 수산자원 관리 정책 실패도 겹쳤다. 정부는 어종별로 어획량을 정해놓고 있으며 잡을 수 있는 고기의 크기와 시기까지 정해놓았다. 당연히 혼획도 금지한다. 선망어업은 물고기를 발견하면 수건 모양의 그물을 둘러싸 한곳으로 모아 끌어 올리는 형태로 물고기를 잡는다. 그물에 가두어진 물고기를 선별적으로 잡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선박의 노후화와 어선원들의 고령화도 문제로 꼽을 수 있다. 대형선망 어선은 몇 척을 제외하고 95% 정도 30년 이상 된 일본 중고어선을 수입해 일부 시설을 고쳐서 사용하고 있다. 일본에서 버린 배로 시설이 좋을 리가 없고 안전은 말할 것도 없다. 이 때문에 젊은 인력이 유입되지 못한다. 어업 선진국인 노르웨이는 250t이 넘는 선망 어선에 10명 이하의 젊은 어선원들이 자동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화이트칼라처럼 일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어선원 대부분은 60, 70대이고 일부 외국인 선원으로 승선 인원을 채운다. 여기에 올해 기름값도 곱절 이상 오르면서 경영압박이 심화하고 있다.
어장 상실은 우리나라만의 의지로 해결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업계가 알아서 자율적으로 생존하기만을 바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업계 자구책 마련이다. 경영구조 문제는 없는지 어선과 기자재, 어선원 관리에는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서 보완해야 한다. 다음으로 정책당국이 현재의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살펴보고 해결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안전조차 담보할 수 없는 일본 노후 어선을 수입해 사용하게 할 것이 아니라 어선 현대화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 총허용어획량제도(TAC)와 관련한 문제점 분석과 해결책을 머뭇거리지 말고 마련해야 한다.
대형선망 어업 위기는 우리나라 근해어업 위기이고, 부산 수산업 근간이 무너질 수도 있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어떻게 되겠지 하고 바라만 보고 있다가는 정말 큰일이 날 수도 있다. 더 늦기 전에 업계는 자구노력을, 정부는 강력하고 실행력이 있는 정책적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임정현 부경대 해양공학 박사·전 부산시 수산자원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