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휴업을 내걸었던 내국인의 해외여행을 다루던 아웃바운드 여행사 간판에도 불이 켜진다. 여행업계 지인들을 길에서 만나는 횟수도 늘어났고 분위기도 훨씬 밝다. 필자가 한때 몸담았던 일본 여행을 전문적으로 기획하고 상품화하는 일본전문랜드사들은 여행업계 중에서도 제일 바빴다.
‘빗장 풀린 하늘길에 여행업계도 신바람’이라는 제목의 인터넷뉴스가 눈에 띈다. 본격적인 엔데믹에 여행업계가 모처럼 분주하다는 기사다. 10월 첫째·둘째 주를 기준으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메이저급 여행사의 해외여행 예약자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지난 11일부터 일본 무비자 시행으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일본 여행 예약률은 전월 대비 각각 625%, 1200%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내용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가운데 제주도에 대한 우울한 기사가 보인다. ‘제주 코로나 특수 끝? 일본 빗장 열리니 제주도 ‘울상’’이라는 제하의 10월 15 일 자 인터넷 기사를 연다. 결론적으로 11월 특급호텔 예약률이 반 토막 수준까지 급감했다는 분석기사와 일본 여행예약률 상승을 다루면서 제주관광 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내용이다. 코로나 특수로 여행객이 몰린 제주도의 물가가 점점 비싸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를 대신해 항공요금도 비슷하고 엔저 특수로 체감 물가가 더 낮아진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시민 인터뷰가 현실적이었다.
일본 여행이 가능해졌고 여행이 가능한 나라가 하나둘씩 더 늘어나는 분위기를 읽다 보니 제주도를 시작으로 내국인의 국내 여행시장인 인트라바운드에 대한 걱정이 생긴다. 사실은 필자가 현재 몸 담고 있는 부산 여행시장에 대한 걱정이 더 앞선다.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했던 3년에 가까운 시간들. 코로나로 억눌렸던 해외여행에 대한 로망을 이겨낼 수 있는, 아니 최소한 그에 준하는 매력적인 무언가가 부산에 있어 여행객이 줄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한다.
코로나는 우리의 삶과 생활패턴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여행은 최선두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1년에 한두 번은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이 일상화되었던 여행심리는 억눌리고 억눌린 상태에서 어쩔 수 없는 차선책으로 여행객들의 눈을 국내로 돌리게 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늘어났다. 지자체들은 앞다투어 여행객들을 유치하고자 홍보에 열을 올리고 전에 없던 예산을 투입했다. 새로운 관광지와 시설들이 만들어졌다. 여행에 목마른 여행객들은 호기심으로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을 찾아 다녔다. 소위 말하는 MZ세대들의 역할도 컸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여행을 만들고자 했던 욕구는 새로운 여행지의 발굴과 일반적이지 않은 새로운 패턴의 다양한 여행행태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제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풀리고 있다. 국제선 공항은 이미 여행객들로 넘쳐나고 있다. 해외가 풀리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국내에 관심을 가졌던 아웃바운드여행사들도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울상을 짓는 관광지가 어디 제주뿐일까?
국내 여행이 찬밥신세가 될까 봐 두렵다. 급해서 떠먹은 찬밥이라 하기에는 너무 많은 밥을 지어놓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부산 관광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고민스럽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반문해 본다. 이제 햇수로 10년. 그동안 우리는 잘하고 있었느냐고. 참 모질게도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부산 사람도 모르는 부산 이야기라는 주제로 전에 없던 부산 여행을 만들고 부산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사명으로 부산에서 우뚝 서고자 노력해왔는데 여전히 정답을 몰라 헤매고 있는 우리는 잘하고 있느냐고.
정답을 모르니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웃음이 만발한 아웃바운드를 보며 그분들이 겪었던 그동안의 고통에 공감하며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여행시장과 패턴이 바뀌고 있다. 해외 여행시장도 점점 공룡플랫폼들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분위기가 읽힌다.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데 아웃바운드여행사들이 잠시나마 인트라바운드에 가졌던 관심을 버리지 않고 다양성 측면에서도 인트라바운드도 함께 고민하며 부산 여행시장을 함께 키워내면 좋겠는데.
장기적으로는 더 위기 상황일 수 있는 부산의 인트라바운드를 생각한다. 부산의 소상공인 여행사들이 ‘바운더리’에 갇히지 않고 함께 뭉쳐, 부산에 더 관심을 가지고 부산 여행시장의 활성화를 함께 고민할 수 있다면 좋겠다. 더 큰 위기에 봉착하기 전에 부산시의 절대적인 관심도 요청하고 싶다. 아울러 해외여행을 떠날 꿈에 부풀어 있을 부산시민에게도 작은 여유를 내어 내 고장에 대한 관심으로 부산을 꼭 한번 여행해 주길 간절히 요청하고 싶다.
손민수 부산 여행특공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