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뉴스와 현장] 중요할 땐 사라지는 교육계 소통

  •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
  •  |   입력 : 2022-10-19 19:41:41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취임한 지 100일(지난 8일)이 지났다. 지난 3개월여간 조용한 날이 없을 정도로 지역 교육계는 다양한 이슈로 시끄러웠다.

하 교육감은 7월 1일 취임 후 같은 달 말 교육감 인수위원회의 백서에 있는 계획보다 6개월 일찍 ‘학업성취도평가 전수 실시’를 전격 발표했다. 그러더니 시교육청은 ‘희망 제출’이라고 명시한 ‘2022학년도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시행 관련 안내(중등교육과-12130)’ 공문을 2주 만에 ‘필수 신청’으로 변경해 학교 현장에 재발송했다. 학교의 반발과 혼란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한 교원노조는 비난 성명 발표와 함께 공문 취소 촉구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초에는 부산형 혁신학교 모델인 ‘다행복학교의 신규 미지정’ 내용이 담긴 공문이 학교로 전달됐다. “공약에 없던 다행복학교의 명맥을 아무런 의견수렴 없이 끊으려 한다”며 학교 관계자 및 학생 학부모가 반대 목소리를 크게 외치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갑자기 교육청사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부산진구 양정동에 있는 청사를 부전동 서면놀이마루로 옮기겠다는 내용이다. 지하 5층, 지상 16층 규모의 신청사 건립으로 30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빅이슈임에도 흔한 설문조사 한 번 없었다. 무엇이 급했는지 교육행정 동반자인 시의회와의 사전 협의도 없었다. 더군다나 시의회 임시회 기간 중임을 고려하면 시의회 반발은 불을 보듯 뻔했고 학부모를 비롯한 시민,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반발이 빗발쳤다.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도 관련 질타와 비난이 이어졌다.

하 교육감은 최근 진행한 100일 취임 인터뷰와 기자회견에서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할 것이 많다 보니 못 챙긴 부분이 있었다” “워낙 사안이 시급해 급하게 발표했다”고 해명했다. 8년 만에 교육감이 교체됐으며 교육감선거에서 1.65%포인트라는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만큼 하 교육감의 조급한 마음과 압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분야보다 교육은 민감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첨예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일련의 상황은 그냥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여파가 크다. 특히 학업성취도평가 전수 실시나 청사 이전 문제는 교육가족과 시민에 미치는 영향이 상상을 초월한다. 학부모들은 교육당국의 작은 변화에도 귀를 쫑긋 세우며 자신의 아이에게 미칠 영향이나 파급력 등을 계산하기 바쁘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하 교육감은 교육감선거를 앞둔 예비후보시절부터 자신의 강점으로 ‘소통과 공감’을 꼽았다. 선거운동기간에는 자전거를 타고 학부모를 만나러 다니고 취임 이후에는 ‘만남데이’나 ‘교사와의 만남’ 등을 열며 ‘잘 듣는’ 이미지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정작 중요 이슈에서는 매번 ‘소통과 공감’은 사라진다.

소통과 공감은 단순히 ‘청취’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련의 과정과 절차가 필요하다. 우선 현안을 파악하고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의 파급력 장단점 부작용 대응책 추진과정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검토와 내부의 치열한 토론이 선행돼야 한다. 그 이후에 관계자의 의견 수렴, 공청회 등을 통해 외부에 알리고 수렴된 의견을 검토해 조정 과정을 거친 뒤 정책이나 방안을 발표해야 한다. 그런데 하 교육감의 정책 추진에서는 이런 과정이 보이지 않는다. 당위성 조급함 공약 실현에 가려 측근 몇 명 위주로 의사가 결정되는 방식으로 속도만 내다보니 비판이 이어진다.

민원이 적은 행정기관은 없지만 교육청은 특히 날이 갈수록 각종 민원이 쏟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밀고나가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는 교육청 한 간부의 말이 일견 일리가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건 정책 실행 전 일련의 과정을 모두 거친 뒤에야 적용되는 말이다. 단단하게 지반을 다진 뒤 건물을 지어야 태풍이나 지진에도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사전 작업을 철저히 해야 비합리적 반발이나 억지성 민원에도 흔들리지 않고 원칙과 기준을 지키며 굳건하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조민희 메가시티사회부 차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압사 위험” 신고 빗발…어르신 몰린 벡스코 한때 초비상
  2. 2도시철 무임손실 급증…‘초고령 부산’도 노인연령 상향 촉각
  3. 3"영도서 한 달 살고, 최대 150만 원 받으세요"
  4. 4부산촬영소 상반기 착공? 경관심의 통과가 첫 단추
  5. 5부산 ‘탄소중립 어벤저스’ 한자리에
  6. 6밀려드는 관광·문화…주민도 만족할 ‘핫플 섬’ 만들자
  7. 7“영도민 1명 줄면…연간 숙박객 9명, 당일 여행객 32명 유치해야”
  8. 8영도 상징 글씨체 개발, 세계 디자인상 휩쓸어
  9. 9공공기관 이전에도…10년간 3만 명 엑소더스
  10. 10윤 대통령, 4월 BIE실사단 부산서 맞을까
  1. 1윤 대통령, 4월 BIE실사단 부산서 맞을까
  2. 2장외집회 연 민주, 또 나갈지는 고심
  3. 3이태원 참사 국회 추모제…與 “책임 다할 것” 野 “대통령 왔어야”
  4. 4가덕~기장 잇는 부산형급행철도 시의회서 뭇매
  5. 5"안철수는 윤심 아니다""선거개입 중단" 대통령실-안철수 정면 충돌
  6. 6윤심 논란에 대통령실 개입까지 진흙탕 싸움된 與 3·8전대
  7. 7영국 참전용사들, 런던에서 '부산'을 외치다
  8. 8이태원참사 국회 추모제…여야 “진상규명 재발 방지 대책 마련”
  9. 9대통령실 신임 대변인에 이도운, 5개월 만에 공석 해소
  10. 10민주당, 6년만에 대규모 '장외투쟁'…국민의힘 "방탄 올인" 비판
  1. 1부산 ‘탄소중립 어벤저스’ 한자리에
  2. 2애플페이 내달 상륙…NFC 갖춘 매장부터
  3. 3“부산 녹색성장 적극 대응…‘대한민국 미래’로 거듭나야”
  4. 4“전기차 부품 글로벌 경쟁 심화…정부 파격 지원을”
  5. 5“바이오가스로 그린 수소 생산…가장 현실적 방법”
  6. 6“산은, 녹색기술 투자 견인…기보는 벤처투자 연계를”
  7. 7“온실가스 감축 비용 계속 증가…배출권 시장 효과적 관리 관건”
  8. 8해운경기 수렁…운임지수 1000선 위태
  9. 9“수소경제 핵심은 ‘연료전지’…지역 산·학·관 협업해야”
  10. 10“고양이도 개 못지않은 훌륭한 반려동물입니다”
  1. 1“압사 위험” 신고 빗발…어르신 몰린 벡스코 한때 초비상
  2. 2도시철 무임손실 급증…‘초고령 부산’도 노인연령 상향 촉각
  3. 3"영도서 한 달 살고, 최대 150만 원 받으세요"
  4. 4밀려드는 관광·문화…주민도 만족할 ‘핫플 섬’ 만들자
  5. 5“영도민 1명 줄면…연간 숙박객 9명, 당일 여행객 32명 유치해야”
  6. 6영도 상징 글씨체 개발, 세계 디자인상 휩쓸어
  7. 7공공기관 이전에도…10년간 3만 명 엑소더스
  8. 8버거운 난방비에…목욕탕 일찍 문닫고, 식당은 감원 고민
  9. 9“개금 주원초 학부모 70% 통·폐합 찬성한다”
  10. 10‘부산교육청 전교조 해직교사 특채’ 감사 이달 마무리
  1. 1롯데 괌으로 떠났는데…박세웅이 국내에 남은 이유는
  2. 2쇼트트랙 최민정, 올 시즌 월드컵 개인전 첫 ‘금메달’
  3. 3폼 오른 황소, 리버풀 잡고 부상에 발목
  4. 4황의조 FC서울 이적…도약 위한 숨 고르기
  5. 5MLB 시범경기 던지고 간다…오타니, WBC 대표팀 지각 합류
  6. 6국내엔 자리 없다…강리호 모든 구단과 계약 불발
  7. 7맨유 트로피 가뭄 탈출 기회…상대는 ‘사우디 파워’ 뉴캐슬
  8. 8WBC에 진심인 일본…빅리거 조기 합류 위해 보험금 불사
  9. 9‘셀틱에 녹아드는 중’ 오현규 홈 데뷔전
  10. 10한국 테니스팀, 2년 연속 국가대항전 16강 도전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불어 살며 지켜가야 할 피란수도 부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낙동강 녹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기고 [전체보기]
수산자원, 잘 이용하고 관리해야
새 단계로 진입한 중국 방역
기자수첩 [전체보기]
학교 신축 공기지연, 노조 탓만 할 수 있나요?
김해시장, 소통행정 이후가 중요하다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국은 여기까지다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문화자산을 물려받는다는 것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먼저 온 미래’ 영도에서 2030 부산 해법 찾기
‘부산’이라는 아이 어떻게 키우겠습니까
도청도설 [전체보기]
마스크 안 벗는 이유
남천삼익비치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너무나 완벽한 음식 식해
여러분 모두 미식가 되세요!
사설 [전체보기]
가덕경제자유구역, 전제는 순조로운 공항 건설
치솟는 연료물가 먹거리물가…체감물가 겹고통
세상읽기 [전체보기]
부산진 수상비행장을 아세요?
자동차산업, 정의로운 산업전환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수평선을 바라보며 동백꽃을 사랑하며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신정과 설날 사이의 단상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다시 블랙리스트
정치인의 언어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근고지영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새해엔 선거개혁 위한 결단 기대한다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이태원 연가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노엘합창단
절대음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당 김은호의 ‘매란방’
풍곡 성재휴의 ‘배암 나와라’
CEO 칼럼 [전체보기]
초고령 선진국에 걸맞은 변화
자율주행의 위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